어르신의 황혼에 색채를 더하는 삶을 꿈꾸며
나는 올해 87년생 어느덧 마흔이 되었다. 나는 마흔이 아직 어색하다. 언제 마흔이 되었지 싶다.
요양원에 실습 나가니 아직 젊은데 왜 벌써.라는 말을 들었다. 사회복지학과인데 노인복지에 관심이 있다고 하니 요양보호사 길이 아니어도 충분히 노인복지 쪽 잘할 거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나는 요양보호사 일은 충분히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더 대상자를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된다는 것은 얼마나 가슴 뛰는 일일까. 나는 이제 막, 타인의 삶에 온기를 더하고 그들의 멈춰버린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하는 '실버 케어 전문가'라는 새로운 길 위에 서 있다.
나의 첫걸음은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에서 시작된다. 이는 단순한 자격증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누군가의 불편한 손발이 되어주고, 쇠약해진 몸을 정성껏 보살피는 '돌봄의 기본'을 배우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기술적인 케어를 넘어 어르신의 마음을 읽는 법을 배우며, 나는 타인의 삶을 지탱하는 단단한 버팀목이 되는 연습을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거기서 멈추지 않으려 한다. 몸의 돌봄을 넘어 마음의 즐거움까지 책임지는 전문가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기억이 흐릿해지는 어르신들에게는 재미있는 인지 놀이로 뇌에 활기를 불어넣고, 투박해진 손마디에는 알록달록한 색연필을 쥐여 드리며 잊고 지냈던 '창조의 기쁨'을 선물하고 싶다. 어르신들이 그린 그림 한 점, 함께 웃으며 즐긴 놀이 한판이 그분들에게는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통로가 될 수 있음을 믿는다.
이 모든 준비의 종착지는 주간보호센터라는 활기찬 현장이다. 아침마다 설레는 마음으로 등원하시는 어르신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낮 동안 나의 전문 지식과 따뜻한 마음을 온전히 쏟아붓는 일상을 꿈꾼다. 단순히 "보살펴 드리는 곳"이 아니라, "함께 웃고 배우며 성장하는 공간"을 만드는 일원이 되고 싶다.
꿈은 구체적일수록 현실에 가까워진다고 했다. 요양보호사의 전문성, 인지놀이의 활기, 그리고 미술의 다정함까지. 이 세 가지 조각이 모여 완성될 나의 미래는 아마도 어르신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한 풍경일 것이다. 이제 나는 그 풍경 속으로 기쁘게 걸어 들어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