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7시. 알람 소리에 무거운 몸을 일으킨다. 따뜻한 콘스프에 마늘빵을 적셔 넘기며, 오늘 하루도 무사히 버티길 스스로에게 주문을 건다. 창밖의 시린 바람을 뚫고 도착한 센터. 어르신들의 신발을 정리하고 손 소독을 도와드리며 하루를 시작한다.
식사 시간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바닥에 떨어진 음식물을 닦아내며, 어르신들의 취향에 맞춰 커피와 미숫가루를 타다 드린다. "어르신, 맛있게 드세요." 건네는 말 한마디에 담긴 내 진심이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주히 움직인다.
조회 후, 요양보호사 선생님이 나를 조용히 부르셨을 때 가슴이 두근거렸다. '혹시 실수를 했나?' 하는 걱정도 잠시, 선생님은 내 번호를 물으시더니 나에게 전화를 걸고 끊어서 내 폰에도 선생님의 전화번호가 부재중 전화로 뜨게 했다.
그러고는 나에게 "센터장님께 말씀드려 보려고. 여기 취업...."이라고 하셨다.
그 투박한 칭찬 한마디에 마음 한구석이 찡해진다. 사실 나는 속으로 '이왕이면 집에서 가깝고, 기관의 평가가 A등급인 곳을 취업하고 싶다'는 계산적인 생각도 하고 있었는데, 누군가는 내 성실함을 벌써 알아봐 줬다는 사실이 고맙고 미안해서 마음이 복잡해진다. 내 노력이 누군가에게는 곁에 두고 싶은 든든함이었다는 사실이 콧날을 시큰하게 만든다.
오후에는 어르신들과 함께 율동도 하고 놀이 프로그램 보조도 하며, 트로트에 맞춰 춤을 춰서 흥을 돋웠다. 어르신들의 웃음소리가 커질수록 내 피로도 잠시 잊히는 듯했다. 낮잠 주무실 매트를 깔고 자리를 정성껏 펴드린 후, 어르신들 취침 준비가 된 것을 확인 후 우리 실습생들과 1층 한식 뷔페에서의 짧은 점심과 커피 한 잔으로 숨을 고른다. 다시 화장실 바닥을 락스로 닦으며 미끄러운 곳은 없는지 살피고, 손잡이의 물기 하나까지 꼼꼼히 제거하는 이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느낀다.
저녁 6시, 강냉이 한 줌과 커피를 마시며 소감을 나누는 시간. 온몸에 피로가 파도처럼 밀려오지만, 돌아가는 길에 먹는 게장 정식 한 상이 나를 다시 일으켰다.
집으로 귀가 후 단골 마트에 전화를 걸어 내일 먹을 쌀과 삼겹살, 스파게티 재료를 주문한다. "배달 부탁드려요, 사장님." 수화기 너머의 일상적인 대화조차 위로가 되는 밤.
비록 몸은 부서질 듯 고단하지만, 내가 닦아낸 바닥과 내가 건넨 차 한 잔, 그리고 함께 춘 춤이 누군가의 하루를 따뜻하게 지켰으리라. 비뚤비뚤한 왼손 글씨처럼 내 삶도 가끔은 흔들리겠지만, 오늘 마주한 이 뭉클한 인정이 앞으로의 길을 비추는 귀한 밑거름이 될 것임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