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주말, 내 성실함이 머문 자리

by 뽀송드림 김은비

토요일 아침 7시. 알람 소리에 무거운 몸을 일으킨다. 따뜻한 콘스프에 마늘빵을 적셔 넘기며, 오늘 하루도 무사히 버티길 스스로에게 주문을 건다. 창밖의 시린 바람을 뚫고 도착한 센터. 어르신들의 신발을 정리하고 손 소독을 도와드리며 하루를 시작한다.


식사 시간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바닥에 떨어진 음식물을 닦아내며, 어르신들의 취향에 맞춰 커피와 미숫가루를 타다 드린다. "어르신, 맛있게 드세요." 건네는 말 한마디에 담긴 내 진심이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주히 움직인다.


조회 후, 요양보호사 선생님이 나를 조용히 부르셨을 때 가슴이 두근거렸다. '혹시 실수를 했나?' 하는 걱정도 잠시, 선생님은 내 번호를 물으시더니 나에게 전화를 걸고 끊어서 내 폰에도 선생님의 전화번호가 부재중 전화로 뜨게 했다.


그러고는 나에게 "센터장님께 말씀드려 보려고. 여기 취업...."이라고 하셨다.


그 투박한 칭찬 한마디에 마음 한구석이 찡해진다. 사실 나는 속으로 '이왕이면 집에서 가깝고, 기관 평가가 A등급인 곳을 취업하고 싶다'는 계산적인 생각도 하고 있었는데, 누군가는 내 성실함을 벌써 알아봐 줬다는 사실이 고맙고 미안해서 마음이 복잡해진다. 내 노력이 누군가에게는 곁에 두고 싶은 든든함이었다는 사실이 콧날을 시큰하게 만든다.


오후에는 어르신들과 함께 율동도 하고 놀이 프로그램 보조도 하며, 트로트에 맞춰 춤을 춰서 흥을 돋웠다. 어르신들의 웃음소리가 커질수록 내 피로도 잠시 잊히는 듯했다. 낮잠 주무실 매트를 깔고 자리를 정성껏 펴드린 후, 어르신들 취침 준비가 된 것을 확인 후 우리 실습생들과 1층 한식 뷔페에서의 짧은 점심과 커피 한 잔으로 숨을 고른다. 다시 화장실 바닥을 락스로 닦으며 미끄러운 곳은 없는지 살피고, 손잡이의 물기 하나까지 꼼꼼히 제거하는 이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느낀다.


저녁 6시, 강냉이 한 줌과 커피를 마시며 소감을 나누는 시간. 온몸에 피로가 파도처럼 밀려오지만, 돌아가는 길에 먹는 게장 정식 한 상이 나를 다시 일으켰다.

집으로 귀가 후 단골 마트에 전화를 걸어 내일 먹을 쌀과 삼겹살, 스파게티 재료를 주문한다. "배달 부탁드려요, 사장님." 수화기 너머의 일상적인 대화조차 위로가 되는 밤.


비록 몸은 부서질 듯 고단하지만, 내가 닦아낸 바닥과 내가 건넨 차 한 잔, 그리고 함께 춘 춤이 누군가의 하루를 따뜻하게 지켰으리라. 비뚤비뚤한 왼손 글씨처럼 내 삶도 가끔은 흔들리겠지만, 오늘 마주한 이 뭉클한 인정이 앞으로의 길을 비추는 귀한 밑거름이 될 것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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