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잃어버린 균형, 새로운 시작
그날 이후, 새벽이슬은 회사의 중요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팀장님은 그녀의 아이디어를 전적으로 신뢰했고, 다른 동료들 역시 그녀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생산 효율을 높인 '5분의 기적'은 사내 혁신 사례로 공유되었고, 그녀의 이름 앞에는 늘 '혁신적인 아이디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저 '칭찬'에 머무르지 않았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고민했고, 공장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위한 연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퇴근 후에도 늦은 시간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 자료를 찾아 읽으며 자신을 발전시켜 나갔다. 그런데 이 모든 노력에 고단함이 따랐다. 회사의 잦은 야근으로 인해 이제 막 개강을 앞둔 야간대학 수업에 제대로 참여할 수 있을지 불안해졌다. 지난 학기 늦은 출석으로 인해 학점이 깎였던 경험은 그녀에게 큰 상실감이었다.
어느 날 저녁, 한월이가 그런 엄마를 보며 물었다.
"엄마, 힘들지 않아? 매일 야근하고, 집에 와서도 일하고... 그런데 자꾸 지각해서 학점 깎이는 것도 속상하잖아."
새벽이슬은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힘들긴 한데, 재미있어. 한월이 너도 게임할 때 어려운 미션 깨면 기쁘지? 엄마도 그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정말 뿌듯하거든."
하지만 깎인 학점 이야기가 나오자 더는 웃을 수 없었다. 워라밸은 이미 옛말이 되었고, 이대로는 일과 학업, 그 어느 것도 제대로 해낼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녀는 결국 이직을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다음 주 월요일, 새벽이슬의 야간대학 개강과 한월이의 개학이 시작된다.
새벽이슬의 시간표는 다음과 같았다.
월: 사회복지 윤리와 철학
화: 발달심리학, 프로그램 개발과 평가
수: 사회복지정책론
목: 사회복지실천기술론, 인간행동과 사회환경
금: 지역사회교육론
한월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엄마의 어깨를 주물러 주었다. "엄마, 멋있다! 힘내!" 아들의 응원에 새벽이슬은 다시 한번 힘을 얻었다. 이 모든 노력이 자신을 넘어, 아들과 그녀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속에는 '이직'이라는 두 글자가 계속해서 떠올랐다. 단순히 회사의 성장을 위하는 것을 넘어, 자신과 아들의 삶의 균형을 찾아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그녀는 아들을 위해, 그리고 잃어버린 자신의 시간을 되찾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결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