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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M곰돌 Jan 25. 2023

첫 지원사업으로
2,000만 원을 받았다.

패기 넘쳤던 24살, 스타트업 창업 이야기 [사업계획서 공유]


Ep 1.
창업을 위해 소셜 창업 동아리에 가입하게 됐다.
사회 문제를 고민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시각장애인의 패션 문제에 집중하게 되었다.
그렇게 주워들은 아이템하나를 가지고 창업을 하리라 결심한다.


일단 돈이 있어야 하는데 -> 그래 지원사업을 받자!

아이템을 구체화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돈이 필요했다. 

당시 참여한 SK LOOKIE에서 연 500만 원 정도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창업을 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돈이었다.

"아이디어는 있는데 어디서 돈을 받을 수 있죠?"

이곳저곳 물어보니 '지원사업에 지원해 봐'라고 하더라. 그래서 우선 사업계획서부터 쓰기로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때 뭔가 더 알아봤어야 했다...) 


처음 완성한 엉망진창 사업계획서

당시 당당하게 제출했던 사업계획서의 일부이다.

나름 도식화도 넣고 이미지도 넣으면서 뿌듯했던 사업계획서이지만.. 

이제와 다시 보면 문제 도출부터 근거는 없고 여러 가지로 정성적인 데이터만을 강조했었다.

당시에 일러스트나 포토샵을 다룰 수 있는 팀원도 없어서

파워포인트로 대충 만들어낸 도식화와 프로토타입은 정말 대학생스러웠던 것 같다....

심지어 팀 이름은 세상을 살찌우겠다는 의미로 '디룩디룩'이였다...



그렇게 2,000만 원을 받았다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 합격'

재미없는 과정은 생략하고 결론만 말하자면 

대학생 버프였는지. 당당한 패기에 기회를 준건지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심사에 최종 통과하고 총 지원금 2,000만 원을 받게 되었다. 

(1차: 1,000/2차:1,000)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은 1차로 1,000만 원을 지원해 주고 이후 중간 심사를 통해  최대 3,000만 원까지 추가 지원해 주는 지원사업이다.)

지원사업에 합격했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모든 게 다 될 것만 같았다. 성공할 사업 같았고

우리 팀 아이디어가 너무 사랑스러워 보였다. 제일 위험한 단계였지만 당시에는 그걸 몰랐고

주위에서 하는 조언은 자연스럽게 흘려버렸다.

그렇게 '되는대로 창업'을 진행하게 됐다.


아참 혹시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지원서류가 필요하면 댓글 남겨주세요!



시각장애인에게 패션의 자유를 선물하겠습니다. 'Sollook'

Look: 1. 보다, 2. 옷차림

보이는 것에 대한 solution과 패션의 해결책을 만들겠다는 의미로 sollook이라고 이름을 바꾸고

시각장애인들의 패션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비전아래

다음과 같은 활동들을 이어나갔다.


1. NFC태그를 통한 의류 정보 저장

메인 서비스는 NFC태그를 통해 의류 정보를 저장하는 서비스였다. 

방수 NFC태그를 의류에 부착하고 자체 카테고리를 기준으로 의류 정보를 입력했다. 

이후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을 실행 후 접촉하면 의류 정보를 음성으로 알려주는 형태의 솔루션이었다.


2. 코디네이터와 함께하는 쇼핑 프로그램

시각장애인 분들은 의류 구매에 있어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지인 혹은 부모님의 추천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누군가로부터 전문적인 코디를 받거나 참고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었다.

일부 기관에서 코디네이터를 동행하여 시각장애인과 함께 쇼핑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했던 적이 있었지만 인력 문제로 지속되지 못했고 이러한 프로그램의 취지를 이어 코디네이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3. 시각장애인과 미술 프로그램

시각장애인 분들 중에서도 예술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각장애인 분들은 비장애인에 비해 자유로운 기회를 제공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sollook은 시각장애인들에게 미술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상품화할 수 있다면 조금 더 서로 간의 벽이 허물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시각장애인분과 함께 미술활동을 하고 이를 상품화했던 프로그램이 바로 Fashion for Fashion이다.


4. 배리어프리 의류매장 '들리는 옷장'

 다양한 배리어프리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지만 쇼핑에 있어서만큼은 아직 차별이 존재하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어서 시작한 행사가 바로 '들리는 옷장'이었다. 

미리 의류에 NFC를 부착해서 시각장애인들이 스스로 원하는 옷을 찾고 

입어볼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해보기도 했다.


경영, 개발, 패션, 의류, 장애인 이 중 어느 한 단어도 원예학과였던 나에게 익숙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배워야 했고 찾아야 했다. 그렇게 관성과 책임으로 SOLLOOK은 1년 반을 지속하게 되었다.


그래서 돈은 좀 벌었냐고요? 

음... 얼마를 더 썼냐는 질문이 더 적절할 듯하다.

대부분의 창업자들이 이야기한다. 3년만 버티라고 3년 버티다 보면 기회가 올 거라고

그에 대한 답은 잘 모르겠다. 그분들이 돈을 벌었기 때문에 3년을 버틸 수 있었던 건지 3년을 꾸역꾸역 버티다 보니 진짜 기회가 와서 상승곡선을 그리게 된 것인지. 

어찌 됐든 난 1년 반 만에 폐업을 결정하게 되었다. 3년을 버티지 못했기 때문인지 돈을 벌지는 못했다. 

오히려 따로 외부 강의를 다니거나 일을 하고 용돈을 받으며 어떻게든 이어나가려 했었다. 

아마 대부분의 초기 창업 대표님들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을 겉 같다.


돈을 벌지 못했다는 게 폐업의 가장 큰 이유는 아니었다. 물론 3위 정도는 됐겠지만 단순히 당장 돈이 없어서라면 그동안의 노력을 다 엎지는 않았을 것 같다. 


다음화에서는 폐업의 이유와 첫 창업과 폐업으로 느낀 점을 이야기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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