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B상품이 뭘까?
- 이커머스의 정석루트 PB상품
- 오늘의 집은 지금 어떤 상태일까?
- PB상품을 위한 오늘의 집의 움직임
작년 말 이사하면서 가장 많이 쓴 앱은 쿠팡이 아니라 '오늘의 집'이었다. 가구부터 작은 인테리어 소품까지 마음에 드는 상품들을 하나하나 담다 보니 어느새 구매한 상품수가 140개가 넘어가더라...
오늘의 집을 계속 사용하다 보니 한 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오늘의 집은 왜 PB상품이 없지..?'
인테리어 전문몰로서 입지도 탄탄하게 다졌고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도 꽤 높은 편이다. 상품들을 살펴보고 있자면 충분히 PB상품으로 제작 가능할 만한 양산형 상품들도 많이 보이는데 왜 아직 PB상품이 없는지 의문이었다. 그래서 찾다 보니 오늘의 집이 PB사업을 곧 시작할 것 같다는 소식이 보여서 주워왔다.
PB(Private Brand) 상품이란 유통업체에서 자체적인 브랜드 상품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예전부터 PB상품이라는 개념은 있었겠지만 지금처럼 알려지게 된 데에는 편의점 PB상품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오모리 김치찌개... 츄릅)
PB상품은 높은 품질과 저렴한 가격으로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기 시작했다.
직접 공장을 통해 납품을 받기 때문에 품질대비 가격이 저렴하고 브랜드 이름을 걸기 때문에 상품의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높은 수익성을 가져올 수 있고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키카드이기 때문에 유통업체들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기도 하다.
이커머스로 유통이 넘어오면서 다음과 같은 루트가 교과서처럼 여겨지고 있다.
(커뮤니티) - 커머스 플랫폼 - 데이터 수집 - 물류 시스템 구축 - PB사업을 통한 수익개선
커머스 대표주자 '쿠팡'은 곰곰, 코멧, 캐럿, 홈플래닛 등 16개 브랜드, 4,200여 개의 PB상품을 보유하고 있고 마켓컬리는 컬리프레시 365, 컬리스, 건강기능식품 PB 브랜드 '엔도스'와 '두 마리 99 치킨'을 가지고 있다. 무신사도 '무탠다드'라는 PB 상품을 운영하고 티몬 역시 '아크플로우 스튜디오', '스웻레이블', '클로베이스'라는 PB상품을 출시했다.
실은 이런 PB상품에 대해서 긍정적인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니긴 하다.
수익성이 높은 상품이다 보니 광고 없이 상단을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수료가 없으니 비슷한 품질의 제품보다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저관여 상품을 주로 생산하는 여러 중소기업들은 플랫폼이 시장 질서를 교란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인기상품 베끼고 리뷰 조작 의혹.. 쿠팡 PB상품 '시장 질서 교란' 논란
오늘의 집은 인테리어 관련한 대부분을 다루고 있는 플랫폼이다.
콘텐츠, 커머스, 시공 중개와 더불어 최근에는 이사서비스까지 확장하면서 수익모델을 다각화시키려고 노력 중이다. 꾸준히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2022년 4월에는 시리즈 D투자를 마치고 총 투자액 3,100억 원 이상, 기업가치 2조 원으로 평가되면서 설립 8년 만에 유니콘에 등극했다.
코로나가 오늘의 집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했다. 외출이 줄어들면서 집과 인테리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단순히 코로나뿐 아니라 오늘의 집에 입점해 있는 가구업체들의 품질에 대한 인정, 꾸준한 고품질 콘텐츠의 생산, 정보가 닫혀있던 인테리어 시장의 오픈이 소비자들의 니즈를 자극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투자도 잘 받고 꾸준히 성장하는 오늘의 기업이지만 아직 수익성 개선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인테리어 중개, 이사 서비스를 도입해 수익성 개선을 시도하고 있지만 지난해 매출액은 1,176억 원 영업손실은 -385억 원을 기록하면서 적자폭은 계속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브랜드 인지도와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탄탄한 수익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는 시기다.
2022년 1월 '오하우스'라는 상표를 출원하면서 드디어 오늘의 집이 PB상품 제작을 시작하는 건가 라는 전문가들의 추측이 나왔지만 이때까지 오늘의 집 측에서는 '커뮤니티 서비스에 대한 상표'라며 PB상품 제작에 대
한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오하우스' 상표 다수 출원.. 오늘의 집 PB사업 진출하나
그 이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지 못했는데 곧 PB상품이 나올 것 같은 움직임을 찾게 됐다.
오늘의 집의 충성고객으로서 빨리 PB상품을 만들어서 내줬으면 하는 마음에 한 번씩 오늘의 집 소식을 살피고 있었고 다음과 같은 채용 공고를 보게 됐다.
2023년 1월 6일 ~ 2023년 1월 16일까지 모집공고가 올라왔었고 현재는 공고가 마감된 상태다.
아직 가구 직매입 MD는 채용공고가 진행 중인 듯하다.
스타트업에 한파가 찾아오고 많은 기업들이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늘의 집도 최근 구주거래에서 기업 가치를 30% 낮췄음에도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는 소식까지 있었다.
[시그널] 혹한기 못 버티는 유니콘…'오늘의 집·리디'마저 찬밥
아직도 자재 가격을 높여서 받거나 시공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업체들, 미리 공사대금만 받고 사라지는 업체들이 있고. 소비자들은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그만큼 어려운 시장일 수 있겠지만 해결할 문제가 많고 니즈가 많은 시장이기도 하다.
나는 항상 고여있는 시장에 집중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제는 그렇게 할 필요가 없는데 예전의 관행으로 이어져오는 사업들에서 문제점을 찾고 이를 해결하는 것이 IT 기업들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오늘의집이 바라보고 있는 인테리어 시장은 아직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오늘의 집의 VIP고객으로서 이번 PB상품 사업이 너무 급하지 않게 오늘의 집만의 감성과 특성을 잘 살려서 준비되길 바란다.
1. PB상품은 유통업체들의 자체 브랜드이고 수익성이 좋다.
2. 이커머스는 규모 확장 후 대부분 PB상품을 판매하며 수익 개선을 한다.
3. 오늘의 집은 꾸준한 성장 속에서 아직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4. 최근 채용공고를 보아하니 곧 오늘의집에서 PB상품 제작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