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 101이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와 방향
2022년 8월, 클래스 101이
구독 서비스를 론칭했습니다.
한 번씩 강의를 찾아들었던 클래스메이트로서
(클래스 101 수강생들을 부르는 말)
솔깃해지는 서비스였죠.
한 강의에 2~30만 원씩 했기 때문에
지갑을 탈탈 털어 지식을 구매했던 과거와 달리
조금 더 저렴한 가격으로
여러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론칭 후 약 4개월이 지난 지금
클래스 101의 구독 서비스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을지,
앞으로의 비전은 어떤지 궁금해서 조금 찾아보고
약간의 사견을 더해봤습니다:)
서비스 자체는 간단합니다.
기존에는 강의를 개별로 판매하는 서비스였다면
이제 월/연 구독을 통해
다양한 클래스를 원하는 대로
골라 들을 수 있는 서비스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랑 비슷한 형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가격은 연간 구독 시 월 15,750원 /
월간 구독 시 월 19,000원으로
한 달 안에 강의를 다 듣는다고 가정했을 때는
약 1/10의 가격에 동일한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클래스 101의 강의 가격은 낮지 않았습니다...
평균 객단가가 20만 원이 넘고
또 약 5개월 정도의 수강기간을 가지고 있었죠
'모두가 사랑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도록'
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있었지만
모두가 접근하기에는 어려운 플랫폼이었습니다.
하지만 구독 서비스를 통해서
진입 가격을 대폭 낮추면서 더 많은 사용자들을
끌어들이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주목받는 강의들만 주목받는 경향이 컸습니다.
강의 하나하나가 가격이 높다 보니
새롭게 론칭된 강의들이나
아직 인지도가 낮은 강의들은
쉽사리 결제로 이루어지지 않았죠
구독모델로 바꾸면서 오래된 강의여도
사용자에게 맞는 강의라면 추천해주기도 하고
다양한 강의를 체험해 보게 해 주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클래스 101은 이미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고 있었지만(일본/미국)
제품이 나뉘어 있어서 유지보수에 들어가는 비용이
2배 이상 들어갔다고 합니다.
서비스의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했고
이번 구독 서비스로 전환하면서
번역기능을 도입해 한 사이트에서
다양한 언어로 제공을 한다고 합니다.
이제는 온라인 강의 사이트가 너무 많아졌습니다.
패스트캠퍼스, 클라썸,
콜로소, 유데미, 코드잇... 등등
심지어 유튜브를 통한 무료강의도
질 좋은 강의가 너무 많죠
클래스 101은 이러한 경쟁 속에서
차별점을 만들고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설
필요성을 느꼈을 겁니다.
아무래도 예전에 20만 원을 내야 했던 강의를
저렴하게 들을 수 있고
오픈 이벤트로 14일 무료체험,
첫 달 구독료 1,000원이라는
파격적인 이벤트를 하고 있기 때문이죠
기존에 비싸게 팔렸던 강의들이
많이 그대로 넘어와있기 때문에
이 중 2개만 제대로 듣더라도
예전에 비하면 이득이긴 합니다. (아직은..)
하지만, 언제나 그렇든 불만도 존재합니다.
기존 클래스 101에 있던 강의는 약 4,000개지만
이번 플러스로 넘어온 강의는
약 2800+로 홍보하는 것으로 보아
약 3,000개 정도로 추정됩니다.
기존에 있던 강의들 중에 상당수가 사라졌고
또 지속적으로 이탈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원하고자 하는 강의가 없거나
사라져서 구독을 괜히 했다는 의견들도 꽤나 있었습니다.
새롭게 크리에이터가 되시려는 분들에게는
기회로 다가왔습니다.
고인 물들과 같은 출발선상에
설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콘텐츠에 자신이 있지만
초기 유입을 시키는 것이 어려웠던 크리에이터라면
이번 개편이 반가웠을 겁니다.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듣지는 못했지만
부정적인 의견도 꽤 있습니다.
강사들에게 '몸값'이란 꽤나 예민한 문제입니다.
연차로 정해지는 것도 아니며 수치화할 수도 없고
가격표가 나와있지도, 기준이 있지도 않습니다.
그저 인지도와 본인의 가치를
스스로 산정해서 찾고 이를 증명해 나가야 합니다.
기존의 클래스 101은 이런 가치를
스스로 정할 수 있었지만
이번 구독 개편으로 인해서 모든 강의의 가격이
동일하게 맞춰져 있고
이를 '기회'로 여기시는 분들도 있지만
가치의 하락으로 여기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시도를 계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사를 통해 살펴본 앞으로의 행보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었습니다.
1.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인플루언서와 함께하는 시그니처 클래스를 확보하려고 함
(프로듀서 코드 쿤스트, 프로파일러 표창원, 시인 나태주, 안무가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
일러스트레이터 이인혁)
2. 개인에게 최적화된 콘텐츠 제공
클래스를 모듈화 해서 개인에게 최적화된 콘텐츠 제공, 기존에 하나의 클래스에 모든 과정과 내용을 담았다면 앞으로는 주제별, 목적별, 난이도별로 독립적인 콘텐츠 제작
3. 단계별 클래스 확장
초급, 중급에 이어서 심화과정까지 수준에 맞춰서 수강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
4. 오디오북 제작
5. 명사초청 시리즈
7. 101 아카데미: 오프라인 수업 진행 및 1:1 피드백
실은 이중에 가장 주목할 부분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명사초청 시리즈였습니다.
'구독'모델에서 가장 큰 경쟁력은
여기서만 들을 수 있는 차별점이 뭐냐입니다.
(전 넷플릭스를 유병재의 블랙코미디 보려고 가입했습니다..)
그동안의 강의들만으로
이미 충분한 차별점을 가지고 있지만
구독모델이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는
조금 더 시선을 끌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과연 어떤 매력적인 콘텐츠들이 나오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두근)
여기서부터는 약간의 추측과 의견이 들어가 있습니다!
기존 클래스 101은
각 잡고 강의를 듣게 됐었다면
구독모델로 바뀌고 나서는
대중교통이나 식사 중에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보듯이
조금 더 가볍게 일상 속에서 시청하게 됐다고 답했습니다.
(클래스 101 UX팀의 In-Depth Interview의 내용 중)
가격적인 부담이 덜 해지면서
'배운다'라는 개념에서
'즐긴다'로 조금씩 넘어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기존 클래스 101의 강의들과
조금은 결이 다르긴 합니다.
기존에는 전문적이고
집중해서 봐야 할 강의들이 주를 이뤘다면
아마 앞으로 클래스 101 플러스에서는
조금 더 짧게 그리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강의들이
많이 등장할 것으로 추측됩니다 :)
클래스 101 페이지에는
스토어라는 페이지가 있습니다.
강의에 관련된 준비물이나
자료를 별도로 판매하는 공간인데
그동안은 강의료가 높았기 때문에
"수업 수강하면 노하우가 담긴 자료집이 공짜!"
라는 식으로 수업에 대한 메리트를
강조해 왔었습니다.
하지만 구독모델 전환으로
개별 수익이 떨어진 지금
크리에이터 분들이 자료나 수업 준비물을
별도로 판매하는 경우가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분을 어떤 식으로 컨트롤할지도 궁금해지네요!
클래스 101이 잡아야 할 부분이면서
어려운 부분입니다.
구독 전환 이후 수익이 더 증가했다는
크리에이터분들이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당장은 기존 모델보다
수익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기존에는 1명만 수강해도 벌어들였던 수익이
이제는 10명을 끌어들여야 하는 구가 되었습니다.
물론, 그만큼 허들이 낮아진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수강생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특히 내가 어떤 전문성을 가지고
특정 타깃을 목표로 한다면 더욱 한정되어 있습니다.
허들은 낮아질 수 있지만
그만큼 강의가 소진되는 속도도 빠르기에
크리에이터들은 더 자주,
많은 강의를 올려야 수익이 꾸준히 증가할 겁니다.
클래스 101의 구독모델은
기존에 보유한 3000개의 강의가
현재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이 크리에이터들을 이탈시키지 않고
빠르게 기존 수익을 복구시키고
지속적으로 강의를 만들어 내게 하는지가
앞으로의 초점일 듯합니다.
이번 글을 쓰면서
클래스 101의 론칭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2022년 3월 초부터 8월 말까지
약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피봇을 진행했다는데
구성원 300명 규모의 스타트업에서
이 기간에 피봇을 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구성원들 사이에서
"클래스 101 창업하기 VS BM 피봇 하기"라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후자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이번 클래스 101의
빠른 결정과 실행력에는 감탄이 나오긴 합니다.
혹시 이번 피봇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내부에서는 어떤 의사결정 과정이 있었는지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300명이 넘는 조직에서 6개월 만에 비즈니스 모델 피봇하기
클래스 101의 비전은
'모두가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도록'입니다.
이번 피봇을 통해 '모두'라는 대상에게는
조금 더 다가간 느낌은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누구나 강의를 만들고
지식을 알릴 수 있는 플랫폼의 역할을 이어 나가줄지
아니면 가벼운 스트리밍 플랫폼이 되어버릴지
행보가 궁금해집니다 :)
PS.
저는 구독 취소 과정을 캡처하려다가
1,000원 구독 혜택을 못 누리게 되었는데
이벤트 혜택인 1,000원 구독을 하시려는 분들은
중간에 해지하면 다시 혜택을 받지 못하시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정말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고 바로 해지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