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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luie Jul 07. 2020

열등감, 불면을 위한 티 테라피

요즘은 매일매일 마셔야 할 지경

상무님이   시킨 건지, H팀장이 의미심장하게 팀원들을 자기 자리로 불러 모았다. 모두를 부르는  분명 그다지 좋지 않은 메시지다. 모아 놓고 한꺼번에 야단치려고 하거나 - 늙어서 계속 말하기엔 기운이 떨어지니 - 혹은 '협업'이라는 이름 하에 책임감이 분산되는 형태의 일을 여럿에게 시키려고  것이다.


그런데, H팀장이 켜 놓은 PC 속 화면은 의외의 것이었다. 나의 성향 파악?

이 바쁜 와중에 이건 또 뭐냐.


"인사팀에서 내려온 지시 사항이야. 팀원들 성향 파악해서 리더십 향상에 도움을 받으라고. 내가 너희들을 샅샅이 파악하겠다 이거야~" 그러면서 종이를 두 장씩 나눠준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심리테스트는 희한한 것들까지 찾아내서 기어코 하면서도, 회사에서 하라니까 왠지 하기가 싫다. 바쁜데, 툴툴거리면서 항목에 성실하게 답하는 90% 완성형 직장인.


어째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약 30분 후 다시 팀장의 자리에 모여 각자의 결과지를 공유하게 됐다. 이런 건 사생활 아닌가, 생각하던 중 내 눈에 띈 S의 성향 결과지 중 한 문장.


「남을 부러워하는 일이 거의 없다」


남이 부럽다거나 질투가 난다는 생각을 별로 해 본 적이 없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을 난 놀라운 눈으로 바라본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티를 내지 않고 있을 뿐 개인적, 직업적 성취나 부의 정도, 성품과 가족, 인간관계 모든 것을 쉽게 부러워하는 나에게는 여러 의미에서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문득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서 보았던 전 직장 후배의 피드가 떠올랐다. 그 후배는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예비 신랑과 알콩달콩하게 지내고 있는데, 최근 예비 신랑의 회사 사옥 지하에 작은 샵을 오픈했다. 원래도 예쁘장하고 날씬했던 후배와 잘 어울리는 요가원이었는데, '힘들지만 너무 재미있다'는 피드를 보며 응원의 하트를 달았다. 으악, 너무 부럽다. 라며 짐짓 과장과 진심이 섞인 댓글을 달기도 하면서.


열심히 인스타그램을 보고 있는 나를 친한 직장 동료가 툭 친다.

뭘 그렇게 열심히 보세요? 어, 이 사람 이쁘다. 누구에요? 아, 전 직장 후배에요. 친해서 자주 만나는데, 못 보던 사이에 샵 오픈했대요. 진짜요? 우와, 대박.


아니, 후배가 이런 걸 할 때까지 님은 뭐 했어요?


워낙 친한 동료라 농담으로 한 말이었지만, 이미 솟아오르기 시작하던 내 안의 열등감이 확, 하고 올라왔다. 그러나 과연 이 열등감은 정당한가? 후배가 이런 걸 이루는 동안 나도 한 게 있는데 어째서 저런 말에 쉽게 흔들리는가? 그런데 뭘 했는지 생각해 보면 정말로 그다지 없다는 게 문제인 것 같다. (...) 정확히 말하자면 한 게 없는 게 아니고 한 것들이 가치 없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우월감과 열등감은 매우 맞닿아 있는 감정인데, 둘 다 정신을 갉아먹는 면이 있지만 쉽게 극복하기가 어려운 감정이기도 하다. 집단을 이루어 살아가는 인간은 타인과의 비교를 피하기가 어려운데, 심지어 SNS는 그 감정을 더욱 부추기기까지 한다. 오죽했으면 SNS를 끊고 우울증이 나았다고 하겠나.




이런 감정으로 인한 우울감에는 질 좋은 수면이 도움이 된다.


라벤더(Lavender) 차는 그 특유의 향긋함으로 기분을 좋아지게 하고, 진정 효과가 있다. 진하게 타서 마시면 거의 시체처럼 잘 수 있다고 불면에 도움이 된다고 하며, 신경성 위염에도 좋다. 열등감으로 피폐해진 몸과 마음을 달래기에는 아주 좋은 차.


티백 등으로 나와 있는 제품도 많지만 '유기농' 등급의 라벤더 차가 보다 효과가 좋다. 그보다 더 효과가 좋은 것은 '메디컬' 등급이지만 일반인이 구하기는 쉽지 않은 편이다. 다만, 진정 작용이 기본인 만큼 혈압 강하 효과가 있어서, 저혈압인 사람에게는 라벤더가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 경우에는 카모마일이 좀더 나은 선택이다.


라벤더꽃(좌), 유기농 라벤더(우)


* 라벤더 차(Lavender)

WHAT 라벤더꽃 (차 제품으로 나온 경우 꽃의 함유량은 다양하다)

WHERE 백화점, 마트 식품 코너 (신세계 강남점에서 구매)

HOW 일반 차 우리듯 우리되, 라벤더꽃만 우릴 경우에는 1.5-2g 정도만 우려 보자. 많이 우릴 경우 꽤 진해서 마시기 어려울 수도 있다.


밤에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은 잠을 자는 것이다. 열등감으로 괜히 고뇌하며 밤새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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