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는 누가 키울 거야, 누가!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생각이 답 인양 깜빡이 없이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거부감 들 때가 많아졌다. 위로랍시고 어설픈 훈수를 두는 그들을 향해 마음속으로 외치곤 했다. '네, 다음 꼰대요..'
그런 사람들에게는 강한 침묵으로 나의 의사를 밝히곤 했다. 너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으니 그만 닥쳐달라고 내 나름의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방법은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다. 꾸준히 쫑알대는 그들의 입은 대부분 내 침묵을 동의로 알아 채린 채 더 신나게 움직여 댔다. 이런 상황이 올 때마다 소심한 내 성격이 참 아쉽다. 할 수 있는 가장 강한 부정의 표현이 침묵이라니..
그들 주장의 대부분은 그 시기에는 반드시 ~를 해야만 한다라는 것이다. 신입 때는 최소한 3개월은 사수보다 일찍 퇴근하면 안 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기업에 들어가야만 하며, 결혼은 적당한 시기에 안정된 직장을 가진 배우자와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우리는 모두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당장 옆의 사람들을 봐도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물론 연륜에서 나온 안전한 길을 가는 가이드라인 같은 거 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생각을 과도하게 주입하려는 게 문제.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본인은 그것이 문제라는 것을 스스로 모른다는 것.
그들의 위험한 생각 중 하나는 '만약에 나라면 안 그랬을 것 같은데.. '라는 아쉬움 섞인 조언이다. 그 말에는 내가 너보다 우월하다는 생각과 지난날의 나의 과오에 대한 책임이 깔려 있어 더 불편하다 느껴진다.
사람들은 모두 다르다. 성별, 학력, 고향, 직업, 가족의 형태는 물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오늘 저녁은 뭘 먹고 싶은지, 내일 출근할 땐 뭐 입고 싶은지 다 다르다. 그런 그들을 가이드라인에 끼워 맞추려 하니 알레르기 같은 거부반응이 작용하는 것 같다.
MZ세대와 Older꼰대보다 더 무서운 게 젊은 꼰대라는데 가끔은 걱정된다. 사회적 기준에 맞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해왔던 지난날들을 보면, 나 또한 해야만 하는 것들에 집중해온 게 아닐까 싶다. 스스로도 모르는 새에 younger꼰대가 되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그렇담 나에게 쓴소리 해줄 진짜 내 사람들은 주위에 두고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앞으로 나의 삶의 큰 토픽을 '꼰대 되지 말기'로 삼아야겠다. MZ세대지만, M에 가까운 세대로서 내 생각을 강요하는 일을 경계해야지. 그러면 절반은 성공한 삶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