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현명한 선택을 위해
보통 직업계 고등학교라 함은 흔히들 아는 공고와 상고를 포함하여 미용, 요리와 같은 학교도 포함한, 포괄적인 개념이다. 그 중 나는 마이스터고등학교를 나왔다. 내가 입학할 때는 마이스터고 출신은 이제 막 군대에서 제대할 때쯤이여서 보다 전문적이고 진취적인 진로에 대해 조언해줄 사람이 부족했다. 부디 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글을 작성하기 앞서, 이 글의 대상은 공고 및 공업계열 마이스터고를 희망하는 사람이다.
1. 공고와 마이스터고, 무엇이 다른가?
공고와 마이스터고는 차이가 없어보이는 데 왜 굳이 구분되어 있는걸까? 그 차이를 일반인들은 거의 모른다. 마이스터고가 생기기 전부터 공고는 '공부를 못 하는 사람'이 가는 뉘양스가 강했다. 물론 몇몇 학교는 아니였지만, 대게 그랬다. 사실 사회에서 출신 학교를 소개할 때 대부분 마이스터고를 몰라서 그냥 공고라고 말하지만, 이 둘의 차이는 매우 크다. 공고는 몇 명을 제외하고는 하위권 학생을 모아놓은 곳이고, 마이스터고는 대부분 상위권 학생이다. 간혹가다 전교에서 한 자릿 수인 친구들도 보이지만 일반적인 경우는 최상위권을 제외한 20~30%학생들이 대부분이고, 내가 준비할 때는 40%정도가 커트라인이였다. 요즘은 인기가 워낙 낮아져 아마 더 낮은 등수의 학생들도 많을 것 같다.
공고와 마이스터고의 차이는 여러가지 지원이 가장 크다. 이것 때문에 입학하는 학생의 질도 차이가 난다.
실습 때 필요한 공구 및 자재들의 비용은 들으면 어? 할 정도로 생각보다 비싸다. 그래서 내가 속한 지역의 공고에서는 값싼 공구를 사용하고, 이런 것들이 파손됐을 경우 야단을 듣는다고 한다. 나는 기계 조작이 익숙치 않을 때는 5만원 짜리 공구를 하루에 3개씩 부수면서 실습했다... 학비가 무료이며 장학금도 잘 돼있다. 그리고 좋았던 점은 매달 뮤지컬이나 연극 같은 공연을 보여주고, 그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많다. 기숙사 비도 무료다!
그리고 특채가 비교적 많은 편이다. 비록 마이스터고 1, 2기에 비하면 그 양과 질에 있어 현저히 낮지만, 그래도 명맥을 유지하곤 있다. 현대차, 모비스, 삼성, 포스코, lg화학, 롯데케이컬을 비롯해서 몇몇 회사들이 있는데 이것도 본인이 희망하는 마이스터고의 계열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ex)제철은 현대제철, 포스코, 석유화학은 정유나 석화 등. 특채의 커트라인은 회사마다 상이하지만 대부분 상위권 학생 순서대로 입사한다.
마지막으로, 학생의 질적 차이에서 오는 괴리가 꽤 크다. 공고는 시험문제의 난이도도 매우 낮고 공부를 안하는 분위기다. 수업의 난이도도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공고에 간 친구한테 이것저것 물어보면 대부분 안 배웠다거나 모른다고 한다- 그리고 기숙사를 쓰고 타지역에서 본 친구들은 집에 못 가기 때문에 친구들과 같이 있는 시간들이 엄청 많다. 24시간 함께 있는 친구들인데 성격이 안 맞았으면 너무 힘들었을 것 같은데, 내 친구들은 내가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릴 때면 행복하게 만들어준 친구들이다. 만약 내가 공고에 갔더라면 아마 적응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정보만 들었을 때는 '어? 그럼 마이스터고가 당연히 좋은거 아냐?'라고 생각하겠지만, 이 다음 글을 본다면 생각이 달라질 사람이 여럿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