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계단을 오르지 마세요.

괴담연

by 청운

괴담에 나오는 아파트들은 생각보다 복도식 아파트도 많고 엘리베이터 관련 이야기도 많은데

울 아파트는 그런 부분과 상관없다고 생각하면 저벅저벅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했었다.


우리 동네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구도심에 있는 아파트이다. 복도식 아파트는 울 동네보다 아래 동네에 존재했으나 우리 아파트 말고도 옆 동네 아파트도 그 옆옆동네도 엘리베이터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복도식 아파트가 아니다. 그래서 괴담에 대한 것은 우리 동네와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구도심에 뒤에 산이 있어 그런지 가뭄에 콩 나듯이지만 계단에 올라온 회색쥐들을 목격했었으나 어느 날부터 길고양이들이 자리를 잡아서 그런가 회색 쥐들이 더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계단식 아파트라 엘리베이터 없이 꼭대기층에 사는 나는 정말 모든 계단이 싫다.


또한 울 아파트는 문에 들어가기도 전에 시작점이 계단을 오르고 나서 1층이 시작된다. 비밀번호가 필요 없는 자율입장퇴장구역이기에 그래도 배달 오시는 분과 만나면 뻘쭘하고 사람도 조심해야 하는 법이라 나는 계단을 오르기 전에 문 앞에 있는 등의 상태를 확인할 때가 있다.


불이 켜져 있다면 그 자리에 사람이 있거나 아니면 방금 거기에 누군가가 있었다는 뜻이다.


그날은 좀 이상하게 많이 조용했다. 어디선가 야옹 소리가 한 번은 나야 할 텐데 그런 소리가 없이 고요했다.

밤 11시 30분이 넘어가는 시간 12시 땡 하고 도착하는 신데렐라가 되지 않기 위해 계단을 빠르게 올라가려고 했다. 그렇게 오르다 보면 우리 집에 도착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오늘 난 내 몸 만한 커다란 액자를 들고 있었다. 친구들이 생일선물로 포스터 액자를 선물했기 때문이다. 액자를 껴안고 시작 전 계단 앞에서 아파트 계단 창문들을 올려봤다. 계단의 센서등은 다 꺼져있었다. 오르기 전에 확인했고 불이 켜져 있는 곳이 없었는데 걸어 내려오는 소리가 들린다.


불도 켜지는 느낌이 없었는데 계단을 꺾어서 한 번 더 올라가려고 하다 멈칫했다.


나만 느끼는 거라 남한테 말하기도 좀 그렇지만 건물들을 오르락내리락하다 보면 가끔 3층에서 4층 넘어갈 때마다 혼자 싸한 기분을 느껴서 친구들이나 부모님에게도 말을 전하기도 했다. 그들은 반응은 내가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했는지 시답지 않아 했다.


그런 생각을 잊고 있었는데 이런 상황이 돼버리면 내가 했던 말이 나한테 돌아오게 된다.


"이상하지 않아 왜 계단이 3에서 4를 넘어갈 때 꼭 구석에 누군가가 있고 날 쳐다본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말하니 '거기에 CCTV가 있는 거야' 아니면 '누가 거기에 눈을 그려놨냐'는 말로 웃어버렸던 게 약간 후회가 된다. 오늘은 유독 더 그런 느낌이 들어서 3의 공간에 멈춰서 4의 공간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어차피 우리 집은 저 꼭대기. 1문이 닫히기 전 12시까지만 올라가면 된다.


걸어 내려오는 소리는 이제 5를 지나 4까지 왔다. 거기서도 더 오지 못하고 멈췄다는 느낌이 든다. 서로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못하는 상태로 1~2분간의 대치상태였는데 4 공간에서 내려오는 느낌에 난 3에서 2로 내려가는 계단 앞에서 커다란 액자를 방패막 삼아 서 있었다.


경비원 아저씨가 내려오고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아저씨가 내려가면 불이 켜져야 하는데 불이 켜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실 내가 있던 3의 공간도 불이 켜져 있었는데 서로 대치시간이 되면서 내 불도 꺼져버렸고 불이 날 인식하지 않았다. 움직이지 않았기에 인식하지 않았다고 내 상황은 말할 수 있지만 저 경비아저씨는 이렇게 움직이는 데 센서등은 왜 인식되지 않는 것인가?


이때 난 갈등을 했다. 고개를 들어 경비아저씨 존재를 확인해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고개를 숙여서 정말 내가 없는 사람인 냥 서 있어야 하는 것인가? 초침의 시간이 도는 기분으로 정말 그 짧은 시간들이 참 안 간다고 생각했다.


경비 아저씨는 여전히 똑같은 걸음걸이로 센서등이 반응하지 않는 상태로 내려가셨다. 센서등이 고장 난 것은 아니었다. 내가 그 센서등의 반응을 확인하며 올라왔기 때문이다. 내려가는 사람의 소리가 1층에서 멈췄다. 난 여전히 4의 공간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완전 우리 호수를 나가면 그때 움직이려고 생각했다.


왜 나가지 않고 1층에서 기다리는 느낌이 들까? 내가 움직이는 걸 보고 뛰어올라오려고 하시는 것인가?

여전히 뭔가 날 보고 있다고 느낌은 3과 4의 공간으로 내가 뛰어 올라갈 수도 없다. 오늘따라 나는 짐도 참 많았기 때문이다. 시간이 10분 정도 지났다고 생각했을까?


갑자기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아까까지는 하나도 듣지 못했는데 왜 갑자기 잘 들리지 그 고양이 소리를 듣고 나는 날 쳐다보는 느낌도 무시하고 액자를 들고 미친 듯이 달려 집으로 들어갔다. 집에 들어갔더니 다들 자는 분위기라 오늘 있었던 이 이상한 느낌을 말하지 못하고 잠들었다.


그날 밤 나는 잠자고 있지만 어딘가로 끌려가듯이 걸어가고 있었다.

이건 꿈인 것을 알지만 꿈속에 왜 내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계속하던 중 아까 봤던 경비원 아저씨가 옥상에 서 있었다.


"옥상? 지금 옥상에 있다고?"


울 아파트는 구옥이라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는 계단이 사다리형태이다. 직선 코스로 밟고 사다리를 타야지만 올라갈 수 있으며 옥상 문은 꽁꽁 잠겨줘 있다. 딴 한 호수만 빼고 거기는 옥상에 올라가는 길이 계단식이고 열쇠로 완전히 잠그지 않는다.


지금 그곳을 통해 누군가가 올라왔다.


나 그리고 경비아저씨 올라온 사람 셋 다 옥상에서 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자리에 왜 내가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꿈이니까 깨려고 내 허벅지를 찰싹 소리 나게 때려봤으나 소리도 안 나고 잠에서 깬 것 같지도 않다.


올라온 누군가가 옥상 난간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경비아저씨는 말릴 생가 곧 하지 않았다. 그냥 방관자처럼 보고 있는 나와 같았다. 순간 올라온 누군가가 남자라는 것을 알았고 그 사람이 떨어지고 있었다.


떨어지는 남자를 보는 경비아저씨.... 잠깐 경비아저씨는 맞는 건가?

나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모든 것은 잊는다 잊어야 한다. 그냥 다 몰라야 한다.


나의 이 생각과 염원이 통했는지 경비아저씨는 뚜벅뚜벅 계단식으로 걸어내려 가더니 한 마디 했다.


" 안 가"


그 말에 난 잠에서 깼다. 아침 5시 30분 평소보다 1시간 더 빠르게 일어난 것이다.

그리고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내 방 창을 열어 아래를 쳐다봤다.

어제 떨어진 사람을 발견한 주민들이 신고를 해서 119와 경찰이 온 것이다.

나보다 소식이 빠른 부모님이 아침을 먹으면서 내용을 알려주셨다.


"가족들이 너무 힘들게 해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겠다고 생각했다더라고..."


나는 지금 본 것인가 그 사람의 마지막을.... 막을 수 있었을까? 아니다 난 방관자였을 뿐이다.


그 뒤로 나는 그 경비아저씨를 본 적이 없다.

경비아저씨들이 순찰을 다니기는 해도 아파트 계단까지 올라와 순찰하지 않는다는 말도 부모님에게 들었다.


오늘도 나는 우리 집 계단을 오르기 전에 계단의 센서등 상태를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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