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연
종점에서 종점으로 다니는 긴 노선의 버스를 타고 다니다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버스에서 볼 수 있다.
그들의 사연들이 다 구구절절 특이한 점이 있지만 사연있는 여자 분들을 종종 보게 된다.
버스 안에서 눈물을 흘리는 분들.... 사연있는 남자와 사연있는 여자 그러나 사연있는 여자가 더 많다.
전화통화를 하다가 버스에서 울게 되는 그들의 사연을 알고 싶지 않지만
알게 되면 다들 숙연하고 조용하게 버스는 다음 정류장을 향해 이동한다.
버스에서 트로트가 구성지게 흘러나오던 그 밤
회사에서 야근을 하다 막차에 가까운 버스를 타게 되었다.
버스가 순환선처럼 돌기에 종점이라는 개념이 따로 있는 버스가 아니었고,
많이 타는 곳과 많이 내리는 곳의 정류장 외에는 한 두명 정도 정류장에서 사람이 탈 뿐이다.
내가 탄 곳은 순환선의 끝에서 세 정거장이 지난 정류장이라 많이 타지 않고, 내가 내릴 곳은 종점 회차 들어가기 전 사람이 다시 많이 타는 정류장이다. 그렇게 버스를 타고 난 잠이 들었다.
내가 내려야 할 곳은 적어도 1시간 이상은 가야 내리는 곳이며,
도착하기 전 잠이 깨는 회귀본능을 가진 사람이기에 큰 걱정없이 자리잡으면 잠을 잔다.
잠을 자고 있는데 자꾸 우는 소리가 들린다.
우는 소리 떄문에 트로트 가요의 가사가 더 구슬프게 들리는 상황이 되었다고 해야할까나?
결국 눈을 떠서 주위를 둘러봤다.
현재 버스 안에는 내리는 문 앞 다음 바퀴가 있는 부분에 앉은 나.
버스 운전을 하고 있는 기사님. 기사님 쪽으로 앉은 노약자석에 앉은 할아버지 한 분 밖에 안 보였다.
혹시 몰라서 내 옆과 내 뒤 쪽으로 누군가가 앉아 있는가 하는 생각에 뒤돌아서 확인했으나
내 뒤에 아무도 없었다.
그렇다면 지금 우는 소리는 어디서 나는 것일까?
트로트 추임새였던 것일까?
잠에서 깬 나는 버스를 15분 더 타야 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잠을 더 자야겠다는 생각은 접었다.
핸드폰을 보다 내리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여자의 흐느낌은 계속되었고 트로트의 음악소리는 없어져 버렸다
기사님이 음악 듣기를 포기하신 것인지, 우는 사람의 소리때문에 그냥 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신 것인지 모르겠지만 적막 속 흐느끼는 소리는 점점 부담스럽고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빨리 내리고 싶다는 생각만 하는데 노약자 석에 앉았던 할아버지가 벨을 누르시고 내리시면서 날 한 번 쳐다보시고 내리셨다.
쳐다보는 느낌이 지금 날 사연있는 여자로 보신걸까?
혼자 그 눈빛이 신경쓰였다.
버스 문이 닫히고 버스가 출발하려는데 버스에서 내리신 할아버지랑 눈이 마주쳤다.
그 할아버지가 나한테 손가락질을 하셨다.
진짜 나라고 생각하는건가?
괜히 억울했다.
버스는 계속 다음 정류장으로 가지만 손님은 없없다.
이제 내가 내릴 곳이 다 와가는데 흐느끼는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기사님은 이게 들리지 않는 것인지. 기사님에게 말을 걸어보고 싶었지만
본능이 그 소리를 인정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선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었다.
여전히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정거장 하나 하나가 참 길었다.
내가 내릴 곳까지는 15분정도였겠지만 나한테는 1시간이 넘는 느낌이었다
버스에서 내릴 떄가 다 되어 벨을 누리고 문이 열리는 곳에 서 있었다.
이 버스에는 운전기사님과 나 하나 그리고 어디선가 들리는 우는 소리로 차 있다.
문이 열리고 난 내렸다.
다른 때 같으면 다시 다음버스를 타야해서 뒤도 안 돌아보고 달리지만
이상하게 버스를 타는 사람들을 바라보게되었다.
내가 앉은 자리 발 뒤쪽을 보게 되었다. 나도 모르게 손가락을 가리킬 수 밖에 없었다.
내 옆에도 아무도 없었고, 내 뒤에도 분명 아무도 없었는데
내 바로 뒷자석에 하얀 옷을 입은 긴 머리를 입은 여자가 입을 크게 벌린 상태로 창밖으로 보며 울고 있었다.그렇게 괴기스럽게 울고 있는 여자가 있는 버스에 많은 사람들이 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