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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나비 Nov 25. 2017

내사랑 길고양이

큰코점이

큰 코점이라 부르는 아이이다. 학원이 2층인데 출입구 반대편에 문이 하나 있다. 문을 열고 나가면 좁은 난간이고,  바로 밑을 내려다 보면  1층 상가 옆 공간에 담장을 쌓고 지붕을 올려 놓았다. 언제부터인가 날마다 3마리의 암고양이들이 와서 닭가슴살봉을 얻어 먹고 간다. 셋이 함께 있으면 저마다 조금이라도 더 먹으려고 던질 때마다 먹기 바쁜데, 오늘처럼 혼자서 기다리는 날엔, 닭가슴살 봉을 고이 입에 물고 어디론가 조심스럽게, 사뿐사뿐 간다. 나는 안다. 어디엔가 무더운 여름에도 고이 잘 키워놓은 새끼 3마리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저 어미 고양이도 아직 태어난지 1년이 채 안되었을 것이다. 성격이 소심한 편이라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밥을 먹지 못하고 늘 몇 걸음 뒤쳐져서 삐약삐약 병아리같은 소리를 내며 제 존재를 알리던 아가 고양이였는데. 이제 어미가 되고 보니 많이 당당해지고, 위엄이 있다. 고양이 특유의 우아함과 위엄은 하나도 버리지 않은채 먹을 걸 달라고 간청하고 있다. 얼른 닭가슴살봉을 한덩이 던져 줬다. 내가 꼭 줄거라는 걸 알고 있기에 불쌍한 기색은 없지만, 내 눈에는 참 애잔하다. 세상에 사람과 함께 살아가야할 생명이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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