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 없는 구조에 대하여
나를 잊어버린 당신에게
울음 섞인 소리가 한 번 터져 나간다
부르지도 않은 말들이
먼저 튀어나와 벽에 부딪힌다
왜 연락이 없는지
왜 늘 내가 먼저인지
그 말들은 닿기도 전에
서로를 베껴가며 옅어진다
돌아오는 것은
미안하다는 한 줄
그마저도 늦은 울림처럼
손에 남지 않는다
무너지는 절벽의 끝에서
또 한 번 소리가 굴러 떨어진다
가지 말라는 말
돌아와 달라는 말
힘내보겠다는 약속까지
모두 같은 높이로 가라앉는다
진흙투성이가 된 몸으로
내가 다시 소리를 던진다
대답은 없고
울림만 남는다
모순적으로
어느 순간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대답이
그 안에서 반복된다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