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대답 없는 구조에 대하여

by 슈리엘 아샬라크


나를 잊어버린 당신에게

울음 섞인 소리가 한 번 터져 나간다

부르지도 않은 말들이

먼저 튀어나와 벽에 부딪힌다


왜 연락이 없는지

왜 늘 내가 먼저인지

그 말들은 닿기도 전에

서로를 베껴가며 옅어진다


돌아오는 것은

미안하다는 한 줄

그마저도 늦은 울림처럼

손에 남지 않는다


무너지는 절벽의 끝에서

또 한 번 소리가 굴러 떨어진다

가지 말라는 말

돌아와 달라는 말

힘내보겠다는 약속까지

모두 같은 높이로 가라앉는다


진흙투성이가 된 몸으로

내가 다시 소리를 던진다

대답은 없고

울림만 남는다


모순적으로

어느 순간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대답이

그 안에서 반복된다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