닳아 완성되는 것
수정테이프로 덮은 문장보다
지우고 다시 쓴 문장이 더 맑다
글은 비우고 나서야 새로워지지만
그림은 덧칠할수록 색이 깊어지듯
내면의 아름다움 또한
얼마나 지우고 또 견뎌야 하는 것인지
사람들은 추구하는 빛이 달라
자신을 깎아 빚는 법도 다르다
겉은 둥글고 속은 끝이 선 연필이 되어
나와 타인을 조용히 기록하는 마음
스스로를 지우지 않고 가만히 바라보는
내면의 관찰자가 되어
연필이 짧아지고
심이 닳아 뭉툭해진 뒤에야
사람은
더 고칠 곳 없는 단 하나의 문장으로
자신을 완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