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동네

어린 동네

by 슈리엘 아샬라크


작은 낙엽 같은 손바닥 펼쳐

둘러보면 컸던 그 동네

낙엽처럼 구르며 웃던 아이는

거대한 동네에 살았다


어른 키를 넘던 해바라기와

골목을 향기롭게 채운 전설의 무화과나무

노을이 기댄 날카로운 담장과

나만 보면 짖으며 달려오던 앵개


작았던 그 아이는 이제 없다

해바라기도 없다

전설 같던 무화과나무도 없다


누군가 기억하지 않는다면

전설은 사라지는 걸까

사라진 자리에서 누군가

찾는 이가 있을까


커버린 손바닥을 펼쳐

별 궤적을 그리듯 움직이면

잊힌 이름들이 손끝 사이로 흘러간다

바람이 밀고 나간 낙엽처럼

시간은 빠르게 멀어져 가고


둘러보면 작아진 동네

사라진 나무의 자리엔

음울한 가로등이 웅얼거린다



화,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