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동네
작은 낙엽 같은 손바닥 펼쳐
둘러보면 컸던 그 동네
낙엽처럼 구르며 웃던 아이는
거대한 동네에 살았다
어른 키를 넘던 해바라기와
골목을 향기롭게 채운 전설의 무화과나무
노을이 기댄 날카로운 담장과
나만 보면 짖으며 달려오던 앵개
작았던 그 아이는 이제 없다
해바라기도 없다
전설 같던 무화과나무도 없다
누군가 기억하지 않는다면
전설은 사라지는 걸까
사라진 자리에서 누군가
찾는 이가 있을까
커버린 손바닥을 펼쳐
별 궤적을 그리듯 움직이면
잊힌 이름들이 손끝 사이로 흘러간다
바람이 밀고 나간 낙엽처럼
시간은 빠르게 멀어져 가고
둘러보면 작아진 동네
사라진 나무의 자리엔
음울한 가로등이 웅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