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The Surgery)

마음의 유착

by 슈리엘 아샬라크


질병은 유년의 영토를 가로지르는 집요한 스토커였다. 그것은 감기처럼 계절의 뒤편으로 휘발되는 손님이 아니라, 내 성장의 보폭에 맞춰 제 몸집을 정교하게 설계해 온 그림자였다. 몸이 불어나는 동안 놈이 소멸했다고 믿었던 것은 나의 오만한 착각이었다. 그것은 퇴각한 것이 아니라 잠복한 것이었다. 내 밀실한 장기 사이, 언젠가 반드시 개봉되어야만 할 육체의 가혹한 일부로 매립되어 있었다.


이제 나는 세 개의 작은 구멍을 허락하려 한다. 전면적인 절개라는 비극적 서사 대신, 은밀한 통로를 통해 차가운 광학 렌즈를 밀어 넣는 방식이다. 인공의 빛이 내 어두운 심연을 유영할 때, 놈은 어떤 형상으로 자신의 수치심을 드러낼까. 제때 뱉지 못해 안으로 굽어버린 말들, 염증처럼 굳고 두꺼워진 층을 이루며 내벽에 유착된 감정의 침전물들이 그 좁은 통로를 통해 하나둘 인양될 날을 기다린다.


배 속에는 고요한 폭탄이 산다. 언제 심지가 타버릴지 모르는 통증을 품고 사는 일은, 예고 없이 터져 나오는 붉은 출혈의 서사를 견디는 일이다. 비릿한 액체가 몸 밖으로 흘러넘칠 때마다 나는 내 안의 폐허를 실감한다. 그것은 불쾌한 증명이자, 내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가혹한 증거다.


아직 차가운 금속은 내 살에 닿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이미 예감한다. 몸을 파헤쳐 놈을 적출한다 해도, 그가 머물던 자리에 고인 비릿한 허무까지 닦아낼 수는 없으리라는 것을. 수술 이후의 생(生)은 완치라는 환상이 아니라, 남겨진 빈자리를 평생 응시하고 길들여야 하는 긴 과업에 가까울 것이다.


내 몸에 뚫린 세 개의 궤적이 아물어 딱지가 앉을 때, 나는 그 딱딱한 흔적 아래서 진물 대신 새어 나오는 빛을 목도할 수 있을까. 인양되는 것은 종양인가, 아니면 나를 짓누르던 오래된 역사인가.

화,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