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열사(熱史)

by 슈리엘 아샬라크


약속만 남긴 에어컨은

오늘도 설치되지 않는다

올해의 선풍기는 억지로

서큘레이터가 된다


한여름의 터질 듯한 더위

뜨거운 강풍에 몸을 내던져

근로자는 잠시만 버틴다


속은 분화구처럼 끓어올라

삼켜도 끝내 삼켜내지 못한다

그러나 그의 땀은

역사의 책갈피에서 빠져 있다


칼을 찬 전장은

더 이상 공장이 아니다

상사 앞에 선 한마디 호소는

목숨 건 전투가 된다


빈 손으로 돌아온 어깨에

집 식탁의 불씨가 옮겨 붙는다


열대야는 다시 찾아와

땀과 눈물을 뒤섞고

잠을 삼킨 하루는

쇠사슬처럼 꺾여 간다


쇠사슬이 꺾인 자리에서

먼 새벽의 바람은 아직 오지 않는다

약속은 지워지고

사람만이 불씨처럼 남아 있다

화,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