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이 남기는 것
스스로 떠난 이의 가슴속은 깊은 땅을 헤집어도 끝내 닿지 않는데, 벌써 몇 명째인가. 놓쳐버린 마음은 감추려 할수록 자꾸만 넘쳐흐른다. 따라갈 수 없는 길, 배웅조차 못한 미안함에 행방을 묻자 대답 대신 사진 한 장이 도착했다.
왜 하필 영정 속 당신은 그토록 해맑게 웃고 있는가. 그 웃음은 이제 환불받을 수 없는 생의 마지막 조각. 기억이 부서지는 소리가 괴로워 일부러 눈의 초점을 흐린다. 지워지지 않는 기억들이 서글픈 낙과처럼 툭, 툭 떨어진다. 죽었다고 믿었던 장면들은 불사조처럼 되살아나 시야의 벼랑 끝에서 끊임없이 투신한다. 추락은 소리 없이 이어진다.
주먹을 꽉 쥐고 웃음을 연기했더니 단짝은 울어도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직은 때가 아니다. 나는 여전히 당신의 마지막을 믿지 못하므로. 참아야 한다. 웃어야 한다. 그래야 아무도 그 웃음 뒤로 배어 나오는 혈향 같은 진실을 입 밖으로 발설하지 못할 것이기에.
그제야 알게 된다. 사람은 일평생 세상을 데우는 빛처럼 타올랐다가, 그렇게 허무한 가루로 흩어지는 존재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