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미소

이해할 수 없는 그 애의 언어

by 슈리엘 아샬라크


*



그날은 남편이 야근으로 집을 비우게 된 날이었다. 핸드폰 벨이 울리고 있었다. 주호에게 분유를 물리고 잠깐 자리를 비웠다. 핸드폰은 거실에 있었다. 화면에는 ‘엄마’라는 이름이 떠올라 있었다.

“여보세요?”

“주혜야, 괜찮니? 시아는 요즘도 그대로야?”

“그러니까, 괜찮다니까. 아직 아무런 일도 없어. 걱정하지 말래도.”

엄마는 늘 그렇듯, 시아 이야기로 대화를 시작했다. 나는 깊은 한숨을 삼키며 대충 응대했다. 긴 통화가 될 게 뻔했다. 그렇게 통화를 이어가며 주호 방으로 다시 들어섰을 때, 핸드폰이 손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졌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 때문이었다. 시아가 있었다. 주호를 자신의 왼팔에 엎드려 안고, 오른손으로 그 작은 등을 거칠게 내리치고 있었다. 반복적으로. 강하게. 마치 주호가 무언가 큰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순간, 시간이 얼어붙은 것처럼 느껴졌다.

“지금 좀 급해서,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요, 엄마.”

나는 급히 핸드폰을 주워 전화를 끊었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속이 뒤집히는 것 같았다.

“시아야, 뭐 하는 거야…?”

목소리는 갈라졌고, 다리에 힘이 풀려 무릎이 덜컥 꺾일 뻔했다. 시아가 놀란 듯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그 표정엔 죄책감 같은 것은 없는 것 같았다. 입술이 움직였지만,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함묵증.

그 순간, 주호의 입에서 먹던 분유가 토해지고, 목에서 짧은 기침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곧 울음으로 이어졌다.

“주호야!”

나는 얼른 달려가 주호를 빼앗듯 안아 들었다. 그 울음소리는 분명한 고통이었다. 그런데 시아는, 그런 주호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 미소는, 마치 오래 기다린 순간을 마주한 듯한 표정이었다. 몸이 서늘해졌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지? 우리 사이는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너는 왜, 왜 그런 행동을 한 거니? 나는 떨리는 팔을 부여잡았다.

“시아야, 방금. 뭘 한 거니? 왜 주호를 때린 거야?”

시아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두 손을 휘저었다. 무언가를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 모든 행동이 지금 내 감정을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내 안의 분노와 공포가 얽혀 끓어올랐다.

“방으로 돌아가. 당장.”

시아는 움찔했다. 그러더니 천천히 몸을 펄럭이며 일어났다. 마치 줄이 끊긴 연처럼 축 늘어진 채 제 방으로 돌아갔다. 대체, 뭐지?

문이 닫히고 나서야, 나는 주호를 꼭 끌어안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숨이 가쁘게 올라왔다.

이건 단순한 오해일까? 아니면, 나는 지금 무엇을 본 걸까?

며칠이 지났다. 그날 이후 나는 시아를 철저히 외면했다. 말도 걸지 않았고,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남편에게는 전부를 말하지 못했다.

“시아가 좀 이상했어. 주호 곁에 있었는데, 뭔가 불안하더라고.”

그렇게 얼버무렸다. 남편은 잠시 눈썹을 찌푸리더니, 피곤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좀 예민한가 보네. 신경 써서 지켜보자.”

그는 그렇게 말했지만, 일 때문에 주로 바깥에서 지내는 남편은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시아는 그날 이후 방에서 잘 나오지 않았다. 식탁에 차려둔 밥도 그대로였다. 이전까지는 빈 그릇 하나라도 남겼지만, 이번엔 아니었다. 나는 일부러 그 그릇을 식탁에 그대로 두었다. 약간 굳어버린 밥, 식은 국. 그 자리에 앉지 않은 시아가 마치 내 죄책감을 조용히 비추는 것 같았다. 혹시 내가 잘못 본 건 아닐까? 혹은, 그 아이는 진짜로 주호를 때린 게 아니라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었던 걸까? 시아의 웃음이 떠올랐다. 그것이 슬픔인지 기쁨인지 알 수 없다. 대체 그 아이 마음속엔 어떤 감정들이 웅크리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이 생각들도 오늘 싹 지우게 되는 사건이 또 한 번 일어나고 말았다. 주호가 낮잠을 잘 자고 있는지 확인하러 방에 들린 때였다. 그 방에 시아가 있었다. 시아는 주호의 목을 감싸고 있었다. 내 머리의 끈이 핑하고 끊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지금, 목을 조르려고 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