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자로서의 AI : 시대의 흐름 위에서 묻는 질문들

Microsoft X 트레바리 강연을 듣고

by 샨티

며칠 전, 독서모임 커뮤니티 트레바리에서 주최한 강연 <동반자로서의 AI>에 다녀왔다. 제목을 보는 순간 '이건 꼭 가봐야지' 싶었다. 생산성을 높여주는 '도구'로만 생각해 왔던 AI가 '동반자'라니. 이 표현이 꽤 인상 깊었다.


나는 AI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판단했기에, 새로운 AI 도구가 나올 때마다 직접 사용해 보려 노력하고 있고,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업무에서도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미 일과 삶의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변화가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이 흐름이 너무 빠르게 변한다는 느낌에 불안감이 따라붙었다. '나는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던 와중에, 이 강연을 만나게 되었다.



강연자 변형균 님은 퓨처웨이브 대표이자, MIT Technology Review Korea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계신 분이다. 최근에는 관련 도서도 출간하셨다고 하니, 기술과 사회의 변화를 오랫동안 지켜본 분 같았다. 강연은 총 세 파트로 구성되었다.


AI 시대, 어떤 세상이 펼쳐지고 있는가?

AI는 일과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

도구를 넘어 동반자로서 AI




소프트웨어를 넘어 AI가 세상을 집어삼키다.


2011년 마크 앤드리슨은 "Software is eating the world."라는 말을 남겼고,

2017년 제이슨 황은 "Software is eating the world, but AI is going to eat software"라는 말을 남겼다.

2025년인 지금, 이 말은 이미 현실이 되었다.


강연에서는 특히 인상 깊은 사례들이 소개되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the first AI war'라고 불리며, AI가 탑재된 드론이 적진으로 날아가 상대의 탱크를 파괴하는 이야기, 중국에서는 로봇이 마라톤을 완주하고, 미국에서는 로봇 댄스 팀이 댄스 경연대회에서 본선에 진출했다는 이야기... 과거 SF 영화 속 상상이 하나둘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인공'지능'으로 불리던 기술이 이제는 ‘신체’를 갖춘 존재로 진화 중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인간 '고유'의 영역은 없다.


그동안 'AI가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은 인간의 창의성과 감성이다.'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관점이 좀 달라졌다. '기술을 단순히 도구로만 보지 말고, 창의의 확장 플랫폼으로 봐야 한다'라는 말이 더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실제로 나도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ideation' 영역에서 AI를 활용할 때, AI가 제시하는 아이디어에 '이렇게 접근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기술은 더 이상 우리 삶을 좀 더 나아지게 만드는 존재가 아니다.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존재다. 맥스 테그마크는 이를 'Life 3.0'이라 불렀다.




변화하는 일과 삶


강연에서는 교육, 관계, 노동의 영역에서 일어난 변화들도 짚어주었다. GPT 덕분에 대학교 1학년 학생이 제출한 과제에서 박사급 수준의 내용이 나오는 교육 현장, AI와의 대화를 친구 이상으로 여기는 이들이 생겨나면서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companion business, 그리고 사람의 주의력이 자원이 되어가는 attention economy까지.


직접적으로 와닿았던 것은 아무래도 일터에서의 변화였다. 구글, MS를 포함한 빅테크 기업들이 AI 도입으로 인해 30% 이상의 업무를 대체하고 있고, 그 여파로 신입 채용이 줄고 있다는 현실. 개발자, 디자이너, 변호사 가릴 것 없이 말이다. 인간은 AI의 초안을 검토하고, 윤리와 컴플라이언스와 같은 인간의 섬세함을 덧붙이는 역할을 맡고 있지만, 그 역할마저 점점 축소될 수 있다는 사실은 무거운 현실이다.


“99%는 빠르게 만들고, 나머지 1%에 인간의 손자국을 남긴다.”는 표현이 특히 인상 깊었다. 효율성과 속도는 AI가 가져가고, 인간은 섬세함과 의미를 덧붙이는 것. 그 조화 속에서 우리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반자로서 AI를 대하는 법


이런 불안정한 현실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AI를 도구를 넘어 동반자로 대해야 할까? 크게 두 가지 액션 아이템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1. 기술 적응력 높이기

인간과 AI의 협력 시대에서 갖아 중요한 것은 AI와 더욱 가까워지려는 노력이다. 수시로 질문하고, 멀티 턴 대화를 통해 AI를 다루는 방법을 체득해야 한다. 힘 빠지는 소리겠지만 세상에는 벌써 25,000개가 넘는 AI 도구가 있다고 한다. 우리가 아는 것은 그중 극소수에 불과하다. 모든 것을 다 써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현재 사용하고 있는 도구라도 제대로 활용하려는 노력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어떤 질문을 했을 때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지 자연스럽게 익혀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2. 의미를 묻는 질문 고민하기

인간성과 나의 역할에 대한 성찰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깊게 파기 위해서는 넓게 파야한다'라는 말처럼, 인문학적 교양과 다양한 지식을 갖춘 사람이 더 나은 질문을 던지고, 더 나은 협업을 이끌 수 있다. 이러한 질문을 잘하기 위해서는 교양 지식의 중요성도 이전보다 커질 것 같다.




불안함 속에서 찾은 희망,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것


처음 AI가 보편화되기 시작했을 때 나의 반응은 '신기하다'가 9할이었다. 하지만 조금 더 솔직해져 보자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빨라지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한 노력이 버겁게 느껴지는 순간들도 있다. '이런 노력을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까?'라는 회의감도 들곤 한다.

하지만 이 강연을 들으며 한 가지 확신이 생겼다.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을 우리가 '좋다, 나쁘다'라고 판단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가 이미 수많은 시행착오와 경험을 거쳐 왔기 때문이다."


AI와 함께하는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 중요한 것은 이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진정한 동반자로서 AI와 협력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 부분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그리고 그 몫을 다하기 위해 나는 오늘도 다시 질문을 던져본다.

우리가 가진 인간만의 고유한 가치는 무엇일까? 그중에서도 나라는 개인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디자이너로서는 어떤 손자국을 남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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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남겨보는) 강연 후기


1. Microsoft의 Copilot을 다시 접하다.

그동안 동료 개발자들이 GitHub Copilot을 사용하는 걸 보면서 '개발자들이 쓰는 AI' 정도로만 생각해 왔다. 그런데 알고 보니 GitHub Copilot은 Copilot라는 브랜드에 속한 하나의 제품군이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생성형 AI인 GPT, Gemini, Claude처럼, Microsoft의 Copilot도 일상생활과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AI 툴 중 하나였다.

그럼 기존 AI 도구들과 뭐가 다를까? 아무래도 Microsoft 제품이다 보니 기존 Microsoft 문서 작성 생태계에서 활용하기 편하다는 큰 장점이 있다. 워드나 엑셀, 파워포인트에서 문서 작성과 데이터 분석을 도와주는 생성형 AI 도구라니, 업무용으로는 최고의 AI 도구가 아닐까 싶다.


궁금한 마음에 이 글을 Copilot의 도움을 받아서 작성해 보는 중인데 꽤 괜찮다. 기본적인 문장 정리나 아이디어 정돈에 유용하고, 매끄러운 흐름으로 정리하는 데 꽤 큰 힘이 된다. 앞으로 업무에 더 자주 활용해 볼 예정이다.



2. 머리도 배도 든든하게 채우고,

일회성 강연이지만 트레바리 특유의 섬세한 배려는 잘 느껴졌다. 직장인들이 퇴근 후 참석하기 좋은 시간대, 요즘 관심 많은 강연 주제와 착한 가격, 수시로 보내주는 리마인드 문자에, 배고플까봐 베이커리 세트까지 챙겨주시고, 집에 가는 길에는 Microsoft 굿즈까지 챙겨주셔서 두둑하게 돌아왔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베이커리 세트를 받았지만 강연장 분위기상 먹을 엄두가 안 났어요..)


트레바리는 벌써 몇 번째 시즌이지만 이렇게 일회성 커뮤니티 이벤트에 참여해 본 것은 처음인데, 첫인상이 너무 좋았다! 앞으로도 관심 있는 주제만 있다면 얼마든 참석해 볼 의사가 충분하다.



3. 북킷리스트도 채우다.

강연자분도 현재 트레바리 클럽장으로 활동하고 계시고, 여기 모인 사람들도 트레바리를 통해, '책'이라는 관심사로 모여서 그런지 강연 중간중간에 새로운 책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대체로 읽기와 쓰기나 질문법에 대한 책들이 많았는데,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 같아 사진으로 남기고 나의 북킷리스트에 등록해 두었다.


아래는 강연 중에 소개된 도서들이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읽어보시길!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AI를 다루는 클럽에서 활동해보고 싶기도 하다.)


- <통찰하는 기계, 질문하는 리더> (변형균 저)

- <인공지능은 나의 읽기-쓰기를 어떻게 바꿀까> (김성우 저)

- <다시, 어떻게 읽을 것인가> (나오미 배런 저)

- <쓰기의 미래> (나오미 배런 저)

- <퓨처프루프> (케빈 루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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