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UX라는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다

디자이너의 현대자동차 UX Studio 방문기

by 샨티

저는 IT 스타트업에서 모바일과 웹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입니다. 주로 화면 안에서 일어나는 사용자 흐름을 고려하며 UX를 고민하고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일을 합니다. 하지만 며칠 전에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UX를 경험했어요. 현대자동차 UX Studio 서울에 초대받아 다녀온 후기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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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UX Studio 서울은 어떤 곳인가요?


UX Studio Seoul은 단순히 기술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실제 사용자와 함께 미래 모빌리티의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고, 실험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리서치 플랫폼입니다.


이 공간의 시작은 2021년 7월 서초동의 작은 규모 UX 리서치 공간이었다고 합니다. 프로젝트 특성에 맞는 한정된 고객들을 초대해 사용자 테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차량 개발의 방향성을 설정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강남대로 사옥으로 확장 이전하면서, 이전보다 훨씬 열린 형태로 더 많은 사용자들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Your voice is our way"라는 모토를 가장 잘 실현하는 곳이 아닐까 싶었어요.


공간은 크게 1층의 오픈 랩(Open Lab)과 2층의 어드밴스드 리서치 랩(Advanced Research Lab)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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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실험실, 1층 오픈 랩


1층의 오픈 랩(Open Lab)은 누구나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최신 UX 시나리오를 직접 경험해 보고 의견을 남길 수 있습니다. UX 연구의 전 과정을 살펴보고, SDV(Software-Defined Vehicle) 기반의 미래 모빌리티 기술과 현대자동차의 음성 기반 AI 어시스턴트 Gleo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1층 공간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커다란 디스플레이에서 흘러나오는 영상이었습니다. 이 공간의 메시지를 담은 여러 장면이 지나가는 가운데, 유독 한 문장에 제 마음에 쏙 와닿더라고요.


"모든 순간은 매끄럽게 이어지나요?"


디자이너로서 평소에도 자주 던지는 질문입니다. 사용자 경험이란 단편적인 기능의 집합이 아니라, 그것들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흐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니까요. 그 문장을 마주하는 순간, 이 공간이 어떤 고민 끝에 만들어졌는지, 어떤 철학을 품고 있는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1층 공간은 그런 철학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새로운 차량의 UX 개발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볼 수 있었고, 차량 도어의 열림 방식에 대한 디테일한 사용성 요소들이 어떻게 검증되는지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탑승을 위한 차량 단차의 높이를 몇 mm씩 나눠 실험하는 프로토타이핑이었습니다. 몇 mm 차이로 사용자의 느낌이 달라지는지, 몸을 어떻게 움직이게 되는지를 수치로만이 아니라 시각과 몸의 감각으로 체험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사용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기록하기 위한 리서치 툴킷도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자연 속 탐험가', '바쁜 하루 설계자'와 같이 차량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모든 순간을 관찰하고 이해하려는 시도가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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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형 리서치의 현장, 2층 어드밴스트 리서치 랩


2층의 어드밴스드 리서치 랩(Advanced Research Lab)에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조화할 수 있는 UX 캔버스룸, 워크숍 공간, 그리고 다양한 테스트와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볼 수 있는 장치들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자동차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순간들을 미리 실험해 볼 수 있는 실험실 같았어요.


1층이 체험형 UX 공간이었다면, 2층은 훨씬 더 실무적이었습니다. UX 리서치 실무진들이 실제로 업무에 사용하는 공간이기도 해서, '현장에서 UX 리서치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아주 구체적으로 마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2층이 좀 더 기억에 남았어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저 저니 맵이 모빌리티 영역에서는 어떻게 확장되고 적용되는지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자동차라는 대상은 하나이지만,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고려할 점이 아주 많더라고요.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사용자들의 니즈도 아주 다양한다는 점에서, 정지된 화면이 아닌 이동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UX 여정이 훨씬 더 복잡하고 입체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는 점을 새삼 느꼈습니다.


2층의 하이라이트는 '시뮬레이션 룸'이었습니다. 실제 현대자동차의 주요 차량 모델을 그대로 구현하는 차량 모델과 현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도로 환경에서의 주행 시뮬레이션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주행이 끝난 이후에는 주행 과정을 0.5초 단위로 촘촘하게 트래킹 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운전 중의 속도, 핸들 조작, 브레이크 같은 물리적인 행동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시선 흐름, 시선 이탈 시간 같은 것들도 기록되어 있어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실제로 차량과 사용자 간의 인터랙션은 차량 UX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합니다. 같은 기능이라도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정보 표시 방식이나 인터랙션 방법은 개인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반복적인 사용자 테스트를 통해 컨셉의 완성도를 높이는 연구가 필요합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나은 인터랙션 경험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느껴지는 공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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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UX Studio 방문은 저에게도 작은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화면을 벗어나 공간이라는 좀 더 큰 단위에서 일어나는 경험을 바라보게 되었고, "모든 순간은 매끄럽게 이어지나요?"라는 질문은 이후 제 작업 과정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으니까요.


단순히 예쁘고 편리한 UI를 넘어, 정말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경험을 설계하고 있는가? 사용자가 체감하는 맥락 속에서 그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더 깊이 바라보고 더 정교하게 설계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어요.

이 공간에서의 경험이 저에게 준 건 새로운 기술이나 도구가 아니라, 디자이너로서 ‘사용자 경험’이라는 본질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는 시선이었습니다. 모빌리티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UX가 어떻게 확장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사용자를 이해하고 경험을 설계하는 방법론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꼭 한 번 방문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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