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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H Oct 13. 2021

그건 일잘러가 아니라 일을 못하지는 않는 사람인 거죠

일은 결과물 관점에서 봐야 하며, 절대 평가가 아닌 상대 평가다

요즘 일 잘하는 법, 일잘러의 특징 등을 다루는 유튜브나 아티클이 정말 많아졌다. 이 글을 쓰는 날 기준으로 구글에 '일잘러'를 쳐보면 약 27만 건의 검색 결과가 뜬다. '제프 베조스' 검색 결과가 약 38만 건인 걸 감안하면, 일을 잘하는 것에 대한 관심도가 상당히 높은 걸 알 수 있다.


일잘러 콘텐츠가 계속해서 생겨나는 건 좋은 현상이다. 일잘러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은 콘텐츠를 만들며 자기 생각을 정리할 수 있고, 일잘러 콘텐츠를 찾는 사람들은 조금 더 자신에게 맞는 콘텐츠를 찾을 수 있으니.




대부분의 '일 잘하는 법' 콘텐츠는 '일을 못하지는 않는 법'만 알려준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의 일잘러, 일 잘하는 법에 관한 콘텐츠를 뜯어보면 정작 이 정도 특징으로는 일 잘한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일 잘하는 법 콘텐츠에 자주 나오는 일잘러의 특성들 몇 가지가 있다. 두괄식으로 명확하게 말한다, 데드라인을 놓치지 않는다, 큰 그림을 본다, 생산성 툴을 잘 쓴다, 주도적이다, 꼼꼼하게 효율적으로 일한다 뭐 이런 내용들이 나온다.


근데 정말 저 정도 특성만으로 자신 있게 일 잘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저런 특성들은 일을 잘하기 위한 기본 소양일 뿐, 저 특성들을 가졌다 해서 절대 일을 잘한다고 할 수 없다. 저런 특성만 가지고 있다면 '일을 못하지는 않는다'가 더 적절한 표현이다. 저 특성들은 일잘러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다.




일 잘하는지 여부는 인풋 관점이 아니라 결과물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


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냐면, 일을 아웃풋, 아웃컴 관점에서 보는 게 아니라 인풋 관점에서 보기 때문이다. 인풋은 일에 투입한 노력 및 시간 등의 리소스, 아웃풋은 일의 결과물, 아웃컴은 매출, ROAS 등 일의 결과물로 만드는 특정한 가치다.


그런데 회사의 일은 인풋 관점에서 보면 안 되고, 아웃풋과 아웃컴 관점에서 봐야 한다. 회사의 모든 일은 고객들에게 보여주는 결과물과 그 결과물로 만드는 특정한 가치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아무리 위에서 말한 일잘러 특성에 따라 인풋을 효율적으로 투입해도, 좋은 결과물을 만들지 못하고, 가치를 만들지 못한다면 일을 잘한다고 볼 수가 없다.


그러니까 정말 일을 잘한다고, 일잘러로 평가받고 싶다면 좋은 결과물을 만들고 그 결과물로 특정한 가치를 만들어내야 한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일 잘하는 사람들은 똑같은 시간과 리소스를 가지고 다른 사람들보다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하며, 더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고,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다.


일반적인 경우 가치는 보통 매출, ROAS 등의 숫자로 치환할 수 있다. 직접적으로 매출 등 숫자로 표현되는 가치를 만들지는 않는 지원 업무 담당자들은 실제로 가치를 만드는 다른 구성원들이 가치를 만드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여러 일을 도맡아 한다. 즉, 지원 업무 담당자들이 만들 수 있는 가치는 다른 구성원들의 시간과 리소스를 아껴주는 것이다.

 



일 잘하는 사람들은 문제를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해결한다


또한 일 잘하는 사람들은 문제를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해결한다. 회사의 목표는 가치를 만드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외부 요소 등의 여러 변수들로 인해 수없이 많은 문제들이 발생한다. 일 잘하는 사람들은 이 문제들을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해결한다. 이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정확하게 찾아낸 다음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을 찾고, 그 이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 혹은 프로세스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고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논리적인 사고가 몸에 배어있어야 한다. 또한 논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이론을 실무에 적용하며, 실무에서의 여러 현상을 바탕으로 일련의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논리적인 사고 없이 피상적으로 원인이 아닌 현상만 보고 해결하려다가는 정확히 해결하지 못한다. 해결했다 하더라도 임시방편으로 해결한 것이기 때문에, 상황이 그렇게 좋아지지 않으며 언제든 문제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만드는 과정에서 함께 협업하는 구성원 혹은 이해관계자들과 명확하게 커뮤니케이션하고, 데드라인을 지키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일 잘하는 건 몇 가지 요소 만으로 쉽게 되는 게 아니다


일 잘하기 위한 조건이 뭐 이렇게 까다롭고, 일잘러 되기가 왜 이렇게 어렵냐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어떤 분야든 잘한다는 것은 그렇게 쉽게 되는 게 아니다. 어떤 일이든지 잘한다는 것은 잘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 요소는 모두 갖추고, 거기다가 자신만의 유니크한 무기 혹은 특징을 갖춰서 가치를 꾸준히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일은 인풋 관점에서 Pass, Fail로 나뉘는 절대평가가 아니라, 가치 관점에서 S, A, B, C, D로 나뉘는 상대평가다. 업무 능력은 잘하거나 못하거나로 나눌 수 있는 게 아니라, 잘한다, 못하지는 않는다, 못한다 등으로 더 세세하게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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