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털리스트에서 뽑은 126개의 핵심 파트 (1)
캐털리스트(Catalyst), 번역하면 '촉매'다. 간단히 촉매의 정의에 대해 말하자면, 촉매란 반응과정에서 소모되지 않으면서 반응속도를 변화시키는 물질을 말한다. 그리고 촉매는 더 빠른 반응을 발생시킨다.
과학 책은 아니고, 경영 서적 카테고리 내 마케팅 서적에 해당한다. 개인적으로는 심리학 책과 마케팅 책 그 사이에 있는 책이라는 느낌이 든다. 이 책에서의 촉매는 나 자신과 나 자신의 설득 기술이다. 그리고 변화는 상대방의 태도이고. 즉, 상대방을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크게 5개의 파트로 나뉘는데, 1, 2, 3 파트는 좀 더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보편적인 내용이고, 4, 5 파트는 좀 더 마케팅 측면이 강하다. 그래서 조직 내 개인의 관점에서 본다면 1, 2, 3 파트는 좀 더 상사나 다른 팀원 등을 설득할 때 더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1, 2, 3 파트의 핵심 부분을 추려냈다.
* 직접 구매해서 읽고 쓰는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
1. 사람들에게 무엇을 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면 더 그렇게 하고 싶어지는 역효과가 생긴다.
2. 인간에게는 자유와 선택권이 필요하다. 우리는 자신의 삶과 행동을 스스로 통제한다고 인식한다. 무작위적으로 외부의 영향을 받거나 다른 누군가의 의지 때문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무언가를 선택한다고 인식한다.
3. 그렇기에 사람들은 타인에게 자신에 관한 선택을 맡기는 일을 꺼린다. 사실 우리 인간은 선택권을 매우 중시하기 때문에 설사 나쁜 결과로 이어진대도 직접 선택하고 싶어 한다. 심지어 자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일이라 해도 그렇다.
4. 누군가에게 자유를 위협당하거나 제한당하면 사람들은 불쾌해한다. 무엇을 할 수 없다 내지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면 자율성을 개입한다고 여긴다.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면 사람들은 자기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보여주기 위해 되받아친다.
5. 자유에 대한 제약은 일명 리액턴스 효과라는 심리 반응을 유발한다. 자신의 자유가 상실되었거나 위협받는다고 느낄 때처럼 불유쾌한 상황에서 이러한 저항이 나타난다. 리액턴스 효과는 무언가를 하지 말라고 할 때보다 무언가를 하라고 할 때 더 강하게 나타난다.
6.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하라고 설득하거나, 상대를 밀어붙이거나, 심지어 강요를 한다면 원하는 행동 변화를 이끌어낼 가능성은 크게 낮아진다.
7. 리액턴스 효과가 생기거나 방어 시스템이 가동되는 걸 막으려면 촉매를 통해 대리자를 허용하게끔 이끌어야 한다. 상대방을 설득하는 게 아니라, 그가 자기 자신을 설득하게 만들어야 한다.
8. 리액턴스 효과를 줄이려면 촉매를 통해 행위자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게 해야 한다. 사람들에게 무엇을 하라고 지시하거나 완전히 손을 떼는 게 아니라 중간 지대를 찾아야 한다.
9. 이때 지시하는 대신 네 가지 방법으로 길을 이끌어줄 수 있다. (1) 메뉴를 제시하라 (2) 무엇을 하라고 말해주는 대신 물어보라 (3) 생각과 행동의 차이를 알게 하라 (4) 상호이해의 분위기를 형성하라.
10. 상대방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직접 자기 길을 선택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상대방이 어떤 길로 가면 좋겠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그 길로 어떻게 갈지는 그에게 맡겨라.
11. 메뉴를 제시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제한된 범위에서 선택 대상을 제시하는 것이다.
12. 어떤 일을 하라고 사람들을 설득해봐야 반박하는 데 시간을 쓸 뿐이다. 사람들은 왜 그게 안 좋은 선택지인지 온갖 근거를 들어 따지고 더 나은 선택지들을 찾는다. 이때 왜 그들이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 싫은지는 고려하지 않는다.
13. 하지만 사람들에게 몇 가지 선택지를 제시하면 그때부터 갑자기 모든 것이 달라진다. 이때 사람들은 그 선택지의 문제점보다 그중에서 뭐가 최선인지를 따지게 된다. 자신에게 주어진 선택지들이 가진 문제점들을 찾는데 집중하기보다는 그중에서 무엇이 자신에게 최적인지 고려한다. 그리고 그렇게 선택하는 경우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에 많이 관여하게 돼 결국 그 선택을 더 지지하게 된다.
14. 외부로부터의 작용을 받아들이게 하는 또 다른 방법은 무엇을 하라고 말하는 대신 물어보는 것이다.
15. 질문의 효과는 두 가지다. 첫째, 메뉴를 제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질문하기는 상대방의 역할을 바꾸어놓는다. 누군가가 의견이나 요구를 제시했다면 이를 반박할 온갖 반대 논리를 찾았겠지만, 질문을 받으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렇듯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일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흥미로워한다.
16. 둘째, 질문은 상대방의 관여도를 높인다. 질문의 효과 가운데 이 두 번째 것이 더 중요하다. 사람들은 타인이 제시한 답을 따르기는 주저해도 자기 자신이 찾은 답은 쉽게 따른다. 그리고 질문에 대한 답은 누군가의 답이 아닌 자기 자신의 답이다. 개인적인 생각, 믿음, 선호도 등을 반영해 내린 자신만의 답이기에 이를 그대로 행동에 옮길 가능성이 매우 크다.
17.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은 그 답을 말한 사람에게 일종의 결론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답과 맥락을 같이하는 행동에는 거부감을 갖지 않는다.
18. 촉매의 힘을 따르는 사람들은 다르게 행동한다. 그들은 질문을 던진다. 변화에 영향을 받을 사람들과 미리 접촉하여 그들의 생각을 묻고, 계획 수립 단계에 그들을 참여시킨다.
19. 변화에 영향받은 사람들을 계획 수립 과정에 참여시키면 계획 추진에 대한 저항이 상당 부분 사라진다. 일방적으로 제시되는 계획을 따르라고 주문받는 상황과, 자신이 직접 참여한 계획을 따르는 상황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과정에 직접 참여하게 되면 그 계획 자체를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고, 그 계획을 자연스럽게 따르게 되니 변화의 속도는 빨라진다. 무엇을 하라고 일방적으로 말하기보다는 물어보라.
20. 상대방에게 생각과 행동의 차이를 알려준다는 것은 상대방의 평소 생각과 실제 행동에 어떤 차이나 모순이 있는지 알려주는 것을 의미한다.
21. 사람들은 내적으로 일치된 삶을 추구한다. 자신의 신념, 태도, 행동이 같은 방향성을 갖기를 바란다.
22. 자신의 신념과 행동이 서로 어긋날 때 사람들은 불편해한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인지부조화 상태라고 말하는데, 사람들은 이러한 불편한 상태를 바로잡고 싶어 한다.
23. 타인에게 기대하거나 추천하는 방식과 자신이 말하거나 행동하는 방식이 차이 날 경우 그를 인지시켜줌으로써 변화의 수용을 이끌어낼 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 과정에 대한 참여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24. 리액턴스 효과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상대방이 바람직한 행동을 하게끔 이끄는 마지막 방법은 바로 상호이해의 분위기를 형성하기다.
25.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라고 상대방에게 요구해봐야 그건 우리의 바람일 뿐, 상대의 목표와 동기와는 무관하기에 소용이 없다. 사람이 변화하려면 우선 상대방의 이야기부터 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상대를 신뢰해야 한다. 그전까지는 설득을 시도해봐야 무의미할 뿐이다.
26. 그렇기에 노련한 협상가는 다짜고짜 자신이 원하는 바부터 얘기하지 않는다. 자신이 변화시키고자 하는 상대방의 이야기부터 듣는다.
27. 사람들은 누군가가 진심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자신의 상황을 이해한다는 점을 표현해줘야만 상대를 신뢰하기 때문이다.
28. 상대방의 마음을 완전히 바꾸려면 뿌리를 찾아야 한다. 상대방의 특정 행동을 이끌어낸 근본적인 욕구와 동기가 무엇인지부터 발견하라. 뿌리를 찾으면 나머지는 그 뒤를 따라올 것이다.
29. 누군가가 자신을 설득하려 하거나 무언가를 강요한다고 느끼면 사람들은 곧바로 방어 시스템을 가동한다. 상대가 더 강하게 설득할수록 방어와 저항 역시 더 강해진다. 상대의 마음을 바꾸고 싶다면 설득을 멈추고, 상대방이 스스로 자신을 설득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30. 사람들은 일단 무언가를 소유하면 그에 애착을 갖게 되고 이를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일명 소유 효과라 하는데 매우 일반적인 현상이다.
31. 시간, 지적 재산권 혹은 다른 점을 고려하여도 사람들은 무언가를 취득할 때보다 포기할 때 그 가치를 더 높게 인식한다. 소유 효과는 물건만이 아니라 신앙이나 이념에도 적용된다. 자신이 가진 신앙이나 이념을 더 가치 있게 인식한다.
32. 소유 효과는 더 오래 소유할수록 더 강하게 나타난다. 무언가를 더 많이 애착할수록 그걸 포기하기란 더 어려워진다.
33. 변화로 인한 이익과 손실에 대해 사람들은 동일한 수준에서 평가하지 않는다.
34. 사람들은 손실을 이익보다 더 크게 인식하기 때문이다. 온갖 변화를 앞두고 사람들은 가능한 이익의 크기보다 가능한 손실의 크기를 훨씬 더 크게 인식한다.
35.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같은 확률로 발생하는 이익이 같은 확률로 발생하는 손실보다 2.6배 이상이 되어야 행동에 나선다고 한다.
36. 변화를 앞둔 사람들은 현상태와 변화 이후의 상태를 비교한다. 이때 변화로 인한 이익이 그렇게 크지 않다면 사람들은 변화를 추진하지 않는다. 계속 현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 사람들을 변화시키려면 그로 인해 얻는 이익이 현상태의 두 배 이상은 되어야 한다.
37. 사람들이 익숙하게 사용하던 것 혹은 좋아하던 것을 포기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게 하려면 그 새로운 무언가는 기존의 것이 창출하던 효용의 최소 두 배 이상의 이익(효율성 증가, 비용 절감, 여타 긍정적인 변화 등)을 창출해야 한다.
38. 유무형적 노력은 전환 비용이라는 개념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이러한 금전적, 심리적, (시간과 노력 같은) 절차적 걸림돌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바꿀 때뿐 아니라 협력사, 주치의, 결제방식, 출근 경로를 바꿀 때처럼 그야말로 우리 삶의 모든 분야에서 발생한다. 이러한 전환 비용 때문에 기존의 방식이 비합리적이나 비효율적이더라도 사람들은 이를 유지하려 한다.
39. 그렇다면 소유 효과에 대응하고, 사람들의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두 가지 해결책을 제안한다. (1) 바뀌지 않을 경우 감당해야 하는 비용을 부각시켜라 (2) 기존의 방식을 과감하게 없애라.
40. 시장에서 철저하게 실패하면 기업은 필사적으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한다. 반면 경미한 수준으로 실패하면 변화의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해 비슷한 실패를 반복한다.
41. 현상태가 참을 수 없는 상태여야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변화한다. 관성을 적용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42. 그러나 현상태가 그렇게 나쁘지 않거나 최상의 상태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견딜 만하다면, 사람들은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다.
43. 끔찍하게 나쁜 일에는 적극적으로 대처하지만, 적당하게 나쁜 일은 계속 남는다. 끔찍하게 나쁜 성과를 받아 들게 되면 변화에 나서지만, 평균 수준의 성과를 내면 기존 방식에 안주한다.
44. 소유 효과를 극복하고 사람들의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즉 변화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고 비용이 들지 않는 길이 아니라 사실상 손실을 만드는 길이라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
45. 변화는 전환 비용을 수반한다. 게다가 전환 비용은 대체 선불제다. 이렇게 선불제로 전환 비용을 지불한 뒤 변화로부터 이익을 얻으려면 상당히 오래 기다려야 한다. 당연하게도 이러한 비용 이익 시간 차는 변화를 주저하게 만든다. 우리 인간은 그렇게 참을성이 많은 존재가 아니다. 좋은 것은 빨리 취하고, 나쁜 것은 최대한 뒤로 미루려는 게 인간의 본성이다. 비용은 당장 지불해야 하는데 이익은 한참 뒤에 오는 일은 당연히 누구라도 좋아하지 않는다.
46. 그 결과 사람들은 현상황을 계속 유지하려 한다. 변화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데 왜 전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단 말인가? 특히 현상태가 그렇게 나빠 보이지 않는다면 변화를 고려하지 않는다.
47. 상대방의 소유 효과를 극복하고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할 때 기존 방식을 유지하는 게 어느 정도나 손해를 일으키는지를 알려주는 일은 촉매가 될 수 있다. 이로써 변화를 받아들였을 때와 그러지 않았을 때를 좀 더 쉽게 이해하게 이끈다. 이때 변화를 받아들였을 때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변화하지 않았을 때의 손해에 초점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48. 변화를 거부함으로써 감당해야 하는 손해나 비용을 부각하는 것은 효과적인 설득법이지만, 소유 효과가 너무 강하게 작동한다면 좀 더 과감한 수단을 취해야 한다. 기존의 방식을 과감하게 없애버리는 것이다.
49. 일반적인 수준으로 설명이나 설득을 해서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보다는 덜 극단적이지만 이와 유사한 전략을 고려할 수도 있다. 기존의 선택지를 완전히 없애는 게 아니라 사람들에게 기존 방식을 고수함으로써 유발되는 비용이나 손해를 실제보다 좀 더 많이 인식시켜주는 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
50. 기존 방식을 강제로 종료한다면, 사람들은 기존 방식과 새로운 변화 사이에서 갈등하지 않는다. 일단은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고, 그다음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한다.
51. 새로운 것이 더 좋다고만 강조해서는 사람들의 변화를 이끌어내기가 어렵다. 사람들 스스로가 기존의 것을 그만두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사람들이 소유 효과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52. 이러한 불화는 일명 필터버블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처럼 비슷한 신념을 가진 사람끼리 모이는데, 인터넷 정보제공자가 이용자의 관심사에 맞춘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점점 신념이 완고해진다.
53. 오늘날에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때문에 사람들이 다양한 관점에 노출될 기회가 줄어들고, 지적 고립주의가 심화되고 있다. 원래 인간은 자신의 견해에 부합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수용하려는 성향이 있는데, 정보의 흐름을 관리하는 알고리즘마저 필터버블 현상을 만들어내 사람들은 자기 견해에 부합하는 정보와 뉴스만 받아들인다.
54. 자신과 반대되는 견해에 노출된 사람들은 의견을 바꾸기보다는 자신의 견해를 더욱 강화했고 극단으로 몰고 갔다.
55. 누군가의 생각을 바꾸려고 할 때 증거를 제시하면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한다. 사람들에게 사실, 숫자, 정보 등을 제시해주면 우리의 주장을 받아들일 거라고 확신한다. 이와 같은 직관은 단순하다. 데이터가 상대방의 사고에 업데이트 된다면 상대방은 그 데이터를 고려할 것이고, 그러면 상대방의 견해가 달라질 거라고 본다. 불행히도 이렇게 흘러가지 않는 경우도 많다.
56. 진실을 보고 더 믿는 사람들도 있지만, 진실을 보고 오히려 잘못된 인식을 더욱 강화하는 사람들도 있다. 의도를 전혀 드러내지 않고 담담하게 진실을 제시해 리액턴스 효과를 적게 유발하더라도 사람들은 자신이 접한 진실을 무시한다.
57. 진실을 알려주는 일은 종종 잘못된 믿음을 바꿔주기보다 오히려 오해를 더 키운다.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려주면 기존의 잘못된 생각을 더욱더 지키려고 반응한다.
58. 어떤 사람의 관점을 기준으로 삼는다고 할 때 수용 영역의 의견들은 그들이 지지하는 어떤 입장이라면 기각 영역의 의견들은 거절하거나 고려하지 않을 정도의 것이었다.
59. 어떤 사람에게 유입되는 정보가 기존 의견과 비교했을 때 거리감이 멀지 않다면(즉 수용 영역 내에 들어간다면) 그 정보는 의도한 효과로 이어졌다. 반면 어떤 사람에게 유입되는 정보가 그 사람의 기각 영역에 들어간다면 의도한 효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키는 경우도 많았다.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반대 방향으로 바꾸지 않았다. 오히려 새로이 유입된 정보를 거부하면서 자신의 기존 의견을 더욱 강화했다.
60. 우리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만 제공하면 마음을 금세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명확한 증거와 합리적인 이유만 대면 사람들이 태도를 바꿀 거라고 여긴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번번이 깨진다. 설명을 해줘도 사람들은 더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기 일쑤다. 생각을 바꾸기는커녕, 자신의 기존 생각이 옳다고 더 강하게 주장한다.
61. 그런데 설득하려는 의도 없이 개입만 하더라도, 때로는 단순한 정보만 제시해도 저항과 역효과가 유발된다. 그 정보가 기각 영역에 속하는 경우가 그렇다.
62. 수용 영역에서 더 벗어나는 의견일수록 사람들은 더 듣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의견들은 더 반대 방향으로 그들을 밀어붙인다. 왜냐하면 기각 영역은 변화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반응하는지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과 철학에 부합하거나 이를 지지하는 정보를 찾아 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63. 누구에게는 의심의 여지없이 진실인 사실도 다른 사람에게는 ‘가짜 뉴스'일뿐이다. 똑같은 정보라도 수용자가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진실로도, 거짓으로도 보일 수 있다. 사실을 제시해 서로 다른 의견이 통합되기보다 오히려 사람들의 의견이 더욱 분열될 때도 있다.
64. 원래 가진 관점을 바탕으로 정보를 수용하고 해석하는 성향을 확증 편향이라고 한다. 누구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65. 심리학자 토머스 길로비치는 이런 말을 했다. “자신에게 바람직한 결과가 나오면 우리는 이렇게 자문한다. ‘이거 믿어도 되는 건가?’ 그러나 자신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가 나오면 이렇게 자문한다. ‘이걸 믿어야만 하는 건가?’”
66. 어떻게 확증 편향을 극복할 수 있을까? 기각 영역을 피해 사람들이 의견이나 정보를 제대로 검토하게 하려면 촉매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이를 위해 (1) 변화의 가능성을 지닌 중도층을 찾아라 (2) 작은 부탁부터 하라 (3) 공감대를 형성하고 판을 완전히 바꿔라.
67. 사업상 미팅에서 상대를 설득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변화의 가능성이 가장 크고 변화가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부터 파악하라. 그들은 그 집단에서 가장 먼저 설득을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집단 내 다른 이들에게 변화를 옹호해주기도 한다.
68. 거절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까다로운 부탁을 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일단 작은 부탁부터 해보라. 처음에 누구라도 쉽게 응해줄 만한 부탁을 해서 수용 영역의 크기를 변화시킬 수 있다. 최초의 부탁만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까다로운 부탁을 수용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69.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고자 할 때 우리는 단번에 목표를 이루고 싶어 한다. 당장 말이다. 그러나 이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변화는 점진적인 과정의 결과다. 천천히, 단계적으로 진행해가야 한다.
70. 상대방이 너무 완강하게 거부할 때는 작은 부탁부터 하는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 이럴 때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이미 합의가 된 지점을 찾아 이를 중심점으로 삼아야 한다.
71. 상대방이 완고하게 반대할 때 더 강한 주장을 내세워 돌파하려 하지 말고 상대방이 반대하지 않을 주제부터 시작해보라. 어느 관점에서는 상대가 적처럼 보여도 그들에게는 아마 그 이상의 면도 존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