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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H Jun 28. 2023

WEB 3.0 커뮤니티 매니저의 역할

커뮤니티 매니저는 마케터와 CS 팀의 역할을 모두 해야 한다

1.

WEB 3.0, 그중에서도 특히 NFT를 중심으로 많은 주목을 받는 개념 중 하나가 바로 '커뮤니티'다. 거의 대다수의 NFT 프로젝트가 자신들의 NFT를 중심으로 단단한 커뮤니티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NFT 하면 빠질 수 없는 로드맵에 커뮤니티 구축, 커뮤니티 참여자(홀더)를 위한 특별한 혜택 등이 나와 있다.



2.

BAYC라는 프로젝트가 커뮤니티를 통해 진짜 팬을 만들고, 이들끼리 서로 연결하며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것을 보고 NFT를 중심으로 한 많은 WEB 3.0 조직들 사이에서는 단단한 커뮤니티 구축이 하나의 성공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더군다나 기존 WEB 2.0에서도 취향 기반의 모임들이 많아지고, 여기저기서 "커뮤니티가 미래다"라는 말이 나오면서 커뮤니티를 중요하게 여기는 조직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3.

커뮤니티라는 개념이 수면 위로 오르면서, 커뮤니티 매니저(CM), 모더레이터라는 직군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채용 공고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커뮤니티 매니저, 모더레이터라고 해서 거창해 보일 수도 있지만, 말 그대로 커뮤니티를 관리하는 사람이다.



4.

WEB 3.0이 주목받으면서 커뮤니티 매니저, 모더레이터라는 직군이 새롭게 생긴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직군과 수행 업무가 조금 바뀌었을 뿐,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참여자들에게 다른 곳이 아닌 그 커뮤니티에서만 줄 수 있는 무언가를 전달해야 한다.



5.

커뮤니티 관리라는 일이 그저 악성 회원들만 제지해 주면 되는 거 아닌가 싶을 수도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훨씬 더 어렵다. 일단 사람을 모으는 것 자체도 어렵다. 특히 WEB 3.0에서는 디스코드를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고 운영되는데, 디스코드가 생각보다 허들이 굉장히 높아서 다수의 참여자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6.

또한 사람을 모으는 것 이상으로, 사람들의 참여를 반복해서 지속적으로 이끌어 내는 건 훨씬 더 어렵다. 한마디로 커뮤니티 매니저는 리텐션을 만들어야 한다. 참여자들의 리텐션을 만드는 건 모든 조직들의 평생 끝나지 않을 숙제다.



7.

앞서서도 말했지만 단순히 채팅 관리만 조금 해준다고 커뮤니티가 관리되는 게 아니다. 디스코드와 WEB 3.0 이전에도 다음 카페, 네이버 카페를 중심으로 수 없이 많은 커뮤니티들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해서 새로운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많은 커뮤니티들이 참여가 없는 죽은 커뮤니티가 되었다. 6개월, 1년, 5년, 10년 등의 기간으로 봤을 때, 지속적으로 신규 참여자들이 유입되고, 기존 참여자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커뮤니티가 얼마나 될까.



8.

사람들은 커뮤니티에서 재미가 됐든, 정보가 됐든, 공감이 됐든, 자신이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또 실제로 얻는 경험을 해야 지속적으로 참여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힘들게 사람들을 모아도 금방 떠나가기 마련이다.



9.

커뮤니티 매니저의 조금 더 디테일하게 쪼개서 보면 아래 목록 정도의 일을 수행한다. 각 조직마다 수행하는 업무와 주요 역할은 다르지만, 주로 아래 업무들을 가장 우선해서 수행한다.

1) 참여자들의 채팅 등의 커뮤니티 참여 유도하기 (흔히 하입을 올린다고 표현)

2) 이벤트 기획 및 참여 유도

3) 주요 공지 발표

4) 악성 회원 제지

5) 문의 대응

6) 오프라인 행사 준비



10.

기존 WEB 2.0의 시각에서 본다면 조직에 대한 친밀도 높이기, 이벤트 진행 및 참여 유도, 공지 안내, 오프라인 행사 준비는 마케터가 수행하던 업무이고, 악성 회원 제지, 문의 대응 같은 경우에는 CS 팀이 수행하던 업무다. 한마디로 WEB 3.0의 커뮤니티 매니저는 마케팅과 CS 업무를 모두 해야 한다. 하나만 해도 쉽지 않은 일인데, 두 역할을 모두 잘 해내야 한다. 그래야 커뮤니티를 제대로 관리한다고 할 수 있다.



11.

커뮤니티 매니저들이 하이프를 올린다는 이유로 참여자들과 채팅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채팅이라고 다 같은 채팅이 아니다. 정말 커뮤니티와 연관된 주제로 밀도 있는 채팅을 해야 하입이라는 것이 올라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단순히 점심 잘 먹었는지, 퇴근 잘했는지 정도의 주제만으로 띄엄띄엄 참여자들과 채팅을 하는 건 하입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참여자들 입장에서 이런 정도의 대화는 별 의미도 갖지 못하고, 다른 곳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2.

또한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목적으로 프로젝트와 연관 없는 이벤트, 예를 들어 월드컵 스코어를 맞추고 상품으로 기프티콘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아무리 많이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많은 조직이 원하는 단단한 커뮤니티 구축은 되지 않는다.



13.

커뮤니티와 큰 연관이나 의미가 없는 1회성 이벤트만 남발하는 건, 체리피커를 양산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이벤트 상품으로 NFT를 에어드랍 하는 것은 더욱더 주의해야 한다. 그 NFT가 정말 좋아서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NFT가 좋아서가 아닌 수익을 보기 위해서 참여하는 사람들도 많다.



14.

수익을 위해서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해당 프로젝트의 민팅 가격과 민팅 이후 바닥가에 민감하다. 이러한 사람들은 민팅 가격 이상의 바닥가를 기대하며 민팅에 참여한다. 그러나 무분별한 에어드랍은 바닥가를 떨어트린다.



15.

에어드랍으로 NFT를 받은 사람들은 민팅 금액, 바닥가가 얼마이든 간에 투입 비용이 없기 때문에, 얼마에 팔아도 손해가 아니다. 따라서 이들이 빠르게 수익을 보기 위해 바닥가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에어드랍 받은 NFT를 팔게 되면, 자연히 NFT 시세는 점점 낮아진다. 에어드랍 NFT의 판매 가격이 민팅 가격보다 낮아지면, 민팅에 참여한 뒤 시세 차익을 기대한 사람들의 불만은 자연히 늘어나며, 좋지 않은 커뮤니티 분위기가 형성된다. 조직이 꿈꾸는 단단한 커뮤니티와는 멀어지는 것이다.



16.

그래서 커뮤니티 매니저는 체리피커들이 아닌 정말 프로젝트와 NFT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즉 진짜 팬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이벤트를 기획하고 진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프로젝트와 참여자에 대한 높은 이해가 필요하다.



17.

문의 대응과 공지 작성 역시도 프로젝트와 참여자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커뮤니티 매니저가 프로젝트와 참여자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문의에 부정확한 대응을 할 수도 있고, 문의 대응 혹은 공지 작성의 속도가 현저히 느려질 수밖에 없다. 프로젝트를 이해하는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확답을 받고 참여자에게 이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느리거나, 부정확하거나, 추상적인 공지와 문의 대응이 반복되면 커뮤니티 참여자들은 프로젝트와 운영진에 대한 신뢰를 잃는다. 그리고 신뢰를 잃은 프로젝트의 커뮤니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18.

커뮤니티 매니저는 커뮤니티 속에서, 프로젝트를 고객들에게 매력적으로 설명하고, 또 고객들의 의견과 비판을 프로젝트에 전달해야 하는 정말 중요한 역할이다. 그리고 커뮤니티 매니저는 많아도 잘하는 커뮤니티 매니저는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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