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현실을 봐야 합니다
회사 업무에서도, 사적인 삶에서도 우리는 무수히 많은 문제를 마주한다. 시간을 여러 분류로 나눌 수 있겠지만, 문제를 기준으로 시간을 분류한다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과 '문제를 해결한 순간'으로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전자는 시간이고 후자는 순간인 이유는, 한 문제를 쉽게 해결한다 해도 그 후에는 또 새로운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회사 업무든 사적인 생활이든 우리는 끊임없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문제를 피하거나 보고도 모른 척 덮어둘 수도 있다. 그러나 당장 눈앞의 순간에서 문제를 피해도 반드시 언젠가는 똑같은 문제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온다. 문제를 보고도 덮어두는 것은 타조가 땅에 머리를 묻어놓고, 날 못 찾겠지 생각하는 것과 똑같다.
그래서 내 앞에 닥친 문제는 피하거나, 모른 척하는 게 아니라 가장 빠르게, 효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렇게 조금씩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더 큰 문제도 당황하지 않고 풀어낼 수 있게 된다. 비슷한 관점에서 현명한 사람들은 단순히 많이 알고 똑똑한 사람들이 아니라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문제를 가장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 방법은 정말 수도 없이 많다. 그렇지만 문제 해결의 첫걸음은 전부 동일하다.
문제 해결은 정확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문제 현상을 보고 싶은 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보통 문제는 고통스럽고 힘든 거라서, 똑바로 보기가 힘들다. 그래서 다들 자기가 최대한 덜 힘든 방식으로 문제 현상을 보고 해석한다.
예를 들면, 이번 달 우리 조직의 목표 매출이 4천만 원이었는데, 실제 매출은 3천만 원이었다. 전 월 매출은 2천8백만 원으로, 이번 달 매출은 전월 대비 200만 원 증가했다. 이때 문제는 실제 매출이 목표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이 현상을 받아들이고, 원인을 파고들어 다음 달에는 목표 매출을 달성할 플랜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는 걸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다. 왜냐면 열심히 했으니까. 열심히 했는데도 목표에 미치지 못해서 이를 쉽사리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래서 현상을 왜곡해서 해석하게 된다. 전 달보다는 2백만 원 증가했고, 이번 달에는 어떠한 이슈가 있어서 생각보다 예상에 못 미쳤는데, 어떻게든 전 달보다는 증가했으니까 다음 달에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이렇게 문제를 받아들이기 힘들어 보고 싶은 것만 잘라내서 보고, 현상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면으로 해석하고 문제를 문제가 아닌 것처럼 만들어버린다. 이렇게 피하고 덮으려 해도 결국 문제는 문제다. 이렇게 못 본 척 문제를 한 곳에 미뤄두고 쌓아두면, 그 문제들이 서로 얽혀 결국 언젠가는 손 쓸 수 없는 큰 문제가 되어버린다.
결국 회사 업무든, 개인적인 문제든 문제 현상에서 보고 싶은 것만 선택적으로 골라 보는 게 아니라, 현상 자체를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보통 실제 문제 현상은 자신이 생각한 것과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때 현실을 부정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부정하지 말고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기존 생각을 최대한 배제한 채, 현실을 정확히 봐야 한다. 우리는 모두 사람이라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어떻게든 증명하려 한다. 이러한 증명을 위한 노력은 나쁜 것이 아니다. 문제를 다각도로 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현실을 조각내서 내 생각에 맞춰 억지로 짜 맞춘다거나, 내 생각이 틀렸음을 보여주는 현실을 무시하는 건 잘못된 것이다. 현실을 왜곡해서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할 수 없게 만든다. 그리고 이러한 일을 계속해서 반복하면 '내가 다 맞아, 세상이 틀리고 네가 틀렸을 뿐이야'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 잡게 된다.
즉 현실을 그대로 보고 논리에 입각해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게 아니라, 오직 내 시선과 생각으로만 현실을 보는 아집이 생기게 된다. 문제는 문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채, 자신의 아집 때문에 점점 더 괴로워질 수밖에 없다.
문제 해결과 관련지어 볼 때 현실은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현실'과 '내가 싫어하는 현실'이다. 전자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과대 해석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 후자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하거나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두 사실 모두 동등한 시각으로 봐야 한다. 축구에서 심판이 양 팀을 동등한 시각으로 보듯이 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삶의 경험이 쌓이고, 사고방식이 굳어지며 자신의 생각만이 유일한 정답이라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나이에 관계없이 어려도 이러한 태도를 가진 사람이 있긴 하다. 이러한 사람들을 현명하다고 할 수 있을까? 절대 아니다. 현명한 사람들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가장 최적의 답을 찾아내는 사람들이다. 예전에는 정말 엄청난 업적을 가지며 나이 들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는 있는 그대로 현실을 보고, 끊임없이 바뀌는 현실에 발맞춰 가며 나이 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