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아닌 별점을 보는 시대, 모든 사람들의 기대치는 상향평준화 됐다
취업준비생, 이직러들이 기업을 알아보기 위해 잡플래닛을 꼭 확인한다. 해당 기업의 별점과 후기를 보며 해당 회사가 갈만한 곳인지 아닌지를 판단한다.
5점 만점인 잡플래닛에서 3점 이상은 갈만한 기업, 2점 이하는 절대 가지 말아야 할 기업이라는 인식이 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4점이 넘어도 내 사수가, 상사가 이상하면 그 회사는 절대 나에게 4점짜리 회사가 아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을 것 같긴 한데, 얼마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잡플래닛에서 2.5점을 받은 회사는 정말 갈만하지 않은 회사처럼 보인다. 5점 만점인 잡플래닛에서 딱 평균 점수를 받은 것인데. 2.5점짜리 회사를 실드칠 생각은 없다. 정말 2.5점 줄만하니까 줬을 것이고, 회사 별점은 고고익선이다. 이 글은 잡플래닛 2.5점짜리 회사에 만족하라는 내용이 아니다. 우리가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됐는지를 한 꺼풀 벗겨보기 위함이다.
2.5점이면 딱 평균에 해당하는 수치로 정말 좋다고 하기도 애매하고 정말 나쁘다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누군가에겐 나름 다닐만한 회사이고, 누구에게는 도저히 못 다닐만한 회사인 것이다. 세상 모든 회사가 그렇지만.
2.5점은 딱 평균인데, 우리는 왜 2.5점을 나쁘다고 인식할까? 평소에 너무 많고 높은 별점을 보고 살기 때문이다. 우리는 별 대신 수많은 별점에 둘러 쌓여있다.
우리는 어떤 식당을 갈지 고를 때 네이버나 카카오 지도에서 별점을 보고 선택한다. 주로 4점 이상의 식당을 골라가고 싶어 한다. 별점을 준 사람들이 더 많을수록 신뢰도는 더 올라간다. 쿠팡에서 물건 하나를 사도 무조건 별점을 확인한다. 넷플릭스에서 뭘 볼지 고민할 때 왓챠에서 내 예상 별점을 확인하고 뭘 볼지를 결정한다.
별점을 바탕으로 선택하는 게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별점을 기준으로 선택을 하는 건 실패할 확률을 줄여주고 성공할 확률을 높여주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나 역시도 영화, 식당, 숙소, 쇼핑 등등 뭔가를 선택할 때 별점을 가장 큰 기준 중 하나로 삼는다. 서비스 제공자 측의 그럴듯한 마케팅 문구보다 실제 구매자들의 후기가 더 믿을만하니까.
이는 곧 모든 것, 모든 경험이 별점이라는 수치화된 데이터로 남는 시대임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별점이라는 데이터는 모두에게 공개된다. 더 이상 비밀은 없는 것이다. 사람들은 계속 높은 별점을 가진 것들을 찾고 원한다. 결국 사람들의 기대치가 점점 상향평준화되는 것이다.
모든 것이 별점이라는 모두가 볼 수 있는 수치화된 데이터로 남고, 사람들의 기대치는 점점 높아지는 시대. 회사든, 식당이든, 그 무엇이든지 사람들의 높은 기준을 충족시킬 만큼 항상 좋은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