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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Chrysanthemum
파랑을 내려놓았다
by
화륜
Oct 2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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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놓는다
바닥에 닿을 때 비로소 나는 되찾을 수없는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음을 알게 되었다
<< 블루 크리센터뮴 >>
하루는 그 애가
아무 일도 없었다며
살짝 올라간 입꼬리로 대답했다.
눈썹 위로
가늘게 엇빗나간선이
그 애의 시선을 빼앗지는 못했나 보다
온종일
옅은 회색 눈동자를 떠올렸다
작게 떨리던 가방의 인형도 보았다
몇 날밤을 손꼽아 세어보지 않아도
빈 종이로 답장하던 편지 없이도
아주 낮은 소리로 말할 수 있었을 텐데
되돌아오던 기찻길에서
희미하게도 그 애는
눈을 마주하지 않고도 웃었다
그 애의 발 근처에
언젠가 뒤척이며 들었던 것처럼
나는 새파란 수국 한송이를 내려놓았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당신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파란 멍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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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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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륜
(華錀 : Ashen_dune) 한 때의 짧은 생각이 긴 하루를 만들어 가는 짧은 창작시와 에세이를 씁니다. 가끔씩 글과 그림을 그리고 만화를 끄적이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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