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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Chrysanthemum

파랑을 내려놓았다

by 화륜



내려놓는다

바닥에 닿을 때 비로소 나는 되찾을 수없는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음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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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그 애가
아무 일도 없었다며
살짝 올라간 입꼬리로 대답했다.



눈썹 위로
가늘게 엇빗나간선이
그 애의 시선을 빼앗지는 못했나 보다



온종일
옅은 회색 눈동자를 떠올렸다
작게 떨리던 가방의 인형도 보았다



몇 날밤을 손꼽아 세어보지 않아도
빈 종이로 답장하던 편지 없이도
아주 낮은 소리로 말할 수 있었을 텐데



되돌아오던 기찻길에서
희미하게도 그 애는
눈을 마주하지 않고도 웃었다



그 애의 발 근처에
언젠가 뒤척이며 들었던 것처럼
나는 새파란 수국 한송이를 내려놓았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당신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파란 멍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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