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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균 미국변호사 Nov 18. 2021

(9년 전) 미국 로스쿨 1학년 첫 기말고사 준비 시간

페이스북은 랜덤하게 내가 오래전에 포스팅했던 내용들을 다시 기억하게 해주기도 하는데, 오늘은 내가 9년 전 로스쿨 1학년 기말고사를 앞둔 시점에서 포스팅했던 시간표를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이 때는 기말 시험을 앞둔, 추수감사절 연휴를 포함한 reading period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약 7일간 수업이 전혀 없었다. 당시 동료 학생들에게는 대부분 각자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오랜만에 회포를 풀면서 명절을 보내는 시기였지만, 나는 어차피 미국에 연고가 없는 유학생이라 마침 남들이 노는 시간에 공부를 더 해서 다른 학생들보다 앞서 나갈 좋을 기회라고 생각하고 일주일 계획을 세웠다.


사실 이 기간에만 이렇게 특별하게 계획표를 짠 건 아니었다. 원래 주말이나 수업이 없는 날이면 항상 이런 식으로 공부를 해왔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만큼 현지 학생들보다 잘하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으로 절대적인 공부량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건강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최대의 공부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저것이었다.


결과는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계획표 하단부에 목표한 대로 추가 성적 장학금을 받지는 못했지만(이미 입학 시에 50% 장학금을 받았기에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그래도 세 과목 중 두 과목에서 A를 받을 수 있었다.(나머지 하나는 B+) 로스쿨 입학 전에는 미국에서 정식 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는 토종 유학생 치고는 괜찮은 결과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어떻게 저런 스케줄로 공부를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지만, 그 당시에는 그만큼 젊었고 간절했기에 그럴 수 있었던 것 같다. 1학년 때 저렇게 열심히 공부를 한만큼 후회도 전혀 없었고, 지금까지 변호사로 활동하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되는 기초 지식을 쌓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조만간 직장을 옮기면서 내 커리어의 새로운 챕터가 시작될 텐데, 저만큼은 아니더라도 당시의 열정과 노력의 기억하며 새 업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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