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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균 미국변호사 Feb 19. 2022

미국 변호사로 공공분야에 취업하기

구직 활동 후 느낀 점

필자는 지난 약 1년 동안 공공분야(주·연방정부 및 비영리단체)의 변호사 직렬로 인터뷰를 많이 보게 되었는데, 인터뷰 질문들을 통해 대체로 공공분야에서 원하는 변호사의 인재상이 비슷하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현재 미국 로스쿨에 재학 중인 학생이나 사기업에 종사하는 미국 변호사들이 미국 현지에서 공공분야로 이직을 원할 경우 참고하면 좋을 점을 적어 보았다.


1. 체류 신분

아쉽지만 대부분의 공공분야 취업은 시민권, 혹은 최소한 영주권이 있어야 한다. 물론 공공분야로 간주되는 국제기구는 시민권이나 영주권이 없어도 비자 스폰서가 가능하지만, 기존에 국제기구 인턴십이나 관련 경력이 없으면 취업이 쉽지 않다. 이론상 비영리단체에서도 H1B취업 비자 지원이 가능은 하지만 실제로 본 적은 없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체류 신분을 미리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


최소한 영주권이 있다면 웬만한 주 정부에서 공무원으로 채용될 수 있다. 물론 주마다 다르긴 하지만, 최소한 필자가 거주하는 버지니아 주에서는 영주권자도 주 공무원으로 근무할 수 있다. 그러나 연방정부 공무원은 무조건 시민권이 있어야 한다. 


2. 공익에 대한 관심

공공분야 변호사 채용에 있어서는 주·연방정부 및 비영리단체에 상관없이, 해당 지원자가 "공익 서비스(public service)에 관련된 관심과 흥미"가 있는지가 중요하게 생각한다. 공공분야의 업무는 기본적으로 이윤추구를 목표로 하는 사기업의 업무와 다르기 때문에, 그 업무 성격에 어울리는 성향의 지원자를 원한다. 심지어는 실무 경력이나 학교 성적, 학교의 랭킹 등의 정량적인 요소가 약간 부족하더라도, 지원자의 공공 서비스에 대한 신념이 확고하다면 채용될 가능성이 높다.


필자의 경우, 버지니아 주에 있는 세 개 지역(카운티) 검사 채용 절차를 각각 겪어 봤는데, 면접관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는 "왜 우리 지역(카운티)에서 검사가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이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내가 거주하는 지역의 법 집행을 담당함으로써 지역 사회의 안정에 기여하고 싶다"라는 답변이 그 어느 답변보다 설득력 있게 들릴 것이다. 필자가 채용 오퍼를 받는 연방정부 기관 두 곳도 "왜 하필 우리 기관에서 근무하기를 원하는가?"라는 질문이 항상 면접 초반부에 제시되었다.


더불어, 필자는 로스쿨 재학 시절 연방정부에서 인턴으로 근무를 했었고, 졸업 후에는 연방법원에서 재판연구원 펠로우로 근무했으며, 이후에는 국선 변호인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기 때문에 공익 서비스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어필하기가 수월했다. 그렇기 때문에 로스쿨 재학 시절 정부나 공공기관 관련 인턴십 경력을 쌓거나, 현재 사기업에 있다면 법률 봉사(pro bono) 활동을 통해 공익 서비스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추후 공공분야 취업에 유리할 것이다.


3. 다양성 및 네트워킹

미국 법조계는 아무래도 보수적이다 보니 여전히 백인 남성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는 주로 로펌에서 두드러지는데, 공공분야는 사기업보다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민자, 비 백인계 및 여성들이 취업하기에 용이한 편이다. 더불어 공공분야는 일단 채용을 하면 해고 절차가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고용주와 큰 말썽을 일으키지 않을 만한, 즉 되도록이면 검증되고 안전한 지원자를 선호한다.


그렇기 때문에 네트워킹을 통해서 내부적으로 추천을 받을 수만 있다면, 그 어느 때보다 취업 확률을 높일 수 있다. 한국의 공무원 채용에 있어서는 전국단위 시험과 면접을 거치는 공개채용 방식이 공정하고 합당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기본적인 국민의 의식이나 교육 수준이 일정 수준을 넘는다는 전제 하에서 가능한 방식이다. 미국의 경우 나름 고등교육을 거쳐야 하는 변호사 직종만을 보더라도, 전 세계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개개인의 능력이나 직업윤리, 의식 수준이 천차만별이라, 단순히 시험이나 경력만을 가지고 채용하기보다는 지인의 추천을 통한 방법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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