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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h Han 한승환 Dec 21. 2016

실물경제를 지탱하는 [물류산업] 구조

An Analysis of The Logistics Industry


  

실물경제를 지탱하는 물류산업 구조 및 분석

An Analysis of The Logistics Industry Backing Real Economy






금융경제가 경제의 꽃이라면, 실물경제는 그러한 금융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진짜'경제라고 할 수 있다. 금융경제는 근본적으로 실물경제에 의존하여, 어쩌면 기생하며 구동한다고도 볼 수 있다. 실물거래(교환)를 위해 화폐가 사용된다. 이러한 실물을 현물(지금의 상품)로 구매를 할 수도 있고, 선물(미래의 상품)을 매매하거나 또는 '매매할 권리(선물옵션)'를 구매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실물을 만들거나 유통하는 데에 드는 리스크를 '헷지(hedge)'하기 위해 여러 파생상품, 헷지상품 및 보험이 존재하게 된다. 즉 '위험비용의 변동폭을 낮추어 위험을 예측 가능한 비용으로 치환하는 것'이다.


이러한 실물경제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유통(Distribution)'이다. 특히, 세계화와 운송로(육로, 해로, 항공로)/운송수단(육상운송,해상운송,항공운송,복합운송)의 발달에 따라 내륙운송과 국제물류는 가히 세계경제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하여고 과언이 아니다.


물론 산업화와 급격한 자본주의로 인해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게 되자, 이따금 금융경제가 실물경제를 이끄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케인지안식 접근), 본질적으로는 실물경제가 있어야 금융경제가 파생될 수 있다.


금융경제도 복잡함에 있어선 웬만한 산업 저리 가라이지만, 물류산업도 만만치 않다. 당신이 물건을 한번 해외로 보내려면 얼마나 많은 회사들의 몇 개의 단계에 개입해야할까?


국제물류 운송을 위해서는 최소 10단계 이상을 내부프로세스를 거쳐야 하며, 많게는 15단계 이상을 거치기도 한다.





                              -목차-  


국제운송 추세 International Transportation Trend

국제운송 주체 International Transportation Party 

국제운송 경제 International Transportation Economy 

국제운송 카르텔 International Transportation Cartel

국제운송 미래 International Transportation In The Future 

결론 Conclusion






국제운송 추세 International Transportation Trend


각국의 무역의존도가 증가하고 대외를 향한 문호를 개방하는 나라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며, 국제무역관련협약(FTA)들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대부분의 무역은 '복합물류(Multi-modal Transportation)'를 통해 진행된다. 즉 서울에서 뉴욕으로 물건을 옮기기 위해서는 서울에서 운전기사가 물건을 받고 한국 4대 항만(부산, 인천, 평택, 울산)으로 가서 선박에 물건을 옮겨 싣게 된다. 이 배는 출항하여 뉴욕항만에 도착하게 되고, 물건을 하역한다. 이 물건을 받은 운송기사는 수령자에게 배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육상운송과 해상운송이 동시에 쓰였는데, 이것을 복합운송이라 칭한다.


알리바바와 같은 수출입 플랫폼과 압도적인 인적자원경쟁력(정확히 말하면 단가경쟁력)을 등에 업고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물류규모를 증가시키고 있다. 부산은 전년도까지 세계 5위의 물동량을 자랑했지만, 거대 산업단지를 앞세운 닝보항만(Ningbo port)에 그 자리를 내주고 6위로 밀려나게 된다. 세계 물동량 'TOP10'에서 홍콩을 포함한 중국항만이 놀랍게도 무려 8개에 이르는 것을 볼 수 있다. - "상하이, 홍콩, 선전, 닝보, 칭다오, 광저우, 톈진"



제조업 분야에서 중공업이나 항공산업, 의료/정밀기기분야 등을 제외한, 단순 부품 산업은 사실상 중국이 패권자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위 표에서 TEU라는 단위가 나오는데, 이것은 길이가 '20피트'인 컨테이너를 지칭하는 것으로, 국제규격의 한 종류이다. 선박운송의 경우, 자동차 운송선(Ro-Ro)이나 원자재운송선(Cargo/Bulk) 등의 특수선을 제외한 선박에는 '무조건' 컨테이너(Container)를 통해 짐을 싣게 되어 있다. 그냥 트럭에다 짐 실듯 할 수 없으며, 규격화된 컨테이너에 짐을 싣고, 컨테이너 단위로 운송을 하게 된다. 따라서 물동량도 컨테이너 단위로 측정이 되는 것이다.


물류운송료가 한계비용에 이르렀기 때문에, 연료로 재생/대체에너지를 사용하는 친환경 선박을 제조하여 '비용절감을 통한 이익확보 전략'을 취하고 있다. 특히 머스크(Maersk)를 포함한 자본력이 있는 대형선사들을 중심으로 추진이 되고 있다.


컨테이너선의 크기는 점점 대형화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국제운송 주체 International Transportation Party  


국제운송에는 복잡 다양한 이해주체가 연관되어 있다.


국제운송의 과정을 다음의 설명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공장에서 물건 생산이 완료된다. 완료된 물건은 창고에 적입된다. 이내 컨테이너 트레일러(컨테이너 트럭)가 도착하고 물건들은 안에 싣는다. 이후 트레일러는 항만으로 가서 배에 컨테이너를 적하한(싣는)다. 배가 출발한다. 수입국 항만에 도착한다. 컨테이너를 배 밖으로 양하한다. 양하한 컨테이너를 컨테이너 트럭이 싣고 보세구역으로 향한다. 보세구역(세금면제구역)의 CFS(Container Freight Station)에 보관되어 있다가, 통관(Custom) 등을 진행하고 수령자에게 내륙운송이 진행된다.


위의 예시는 과정을 상당히 축약한 것이고, 또한 여러 가지 경우의 수 중, 하나의 경우를 다룬 예이다.


이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주체들이 개입하게 됨을 확인할 수 있다.


화주: 물건을 소유하고 있으며, 소유권 이양을 위해 물건을 운송시키고자 한다. 판매자라고도 부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을 하는 공장이나 그러한 공장의 물건을 유통하는 유통사/무역상사 등이 이에 포함된다.


트럭기사: 0.5T(라보)트럭부터 시작하여 1T, 2T, 2.5T, 5T, 윙카, 탑차, 냉동(장)차, 축차 등 그 크기와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이러한 트럭을 목적지까지 운행하는 기사이다.


트럭회사: 트럭기사들이 직접 트럭을 소유한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기사에게 트럭을 대여해주고 수수료를 받게 된다.


트럭중개소(콜): 트럭 기사들은 트럭이 필요한 화주들과 직접 마주치며 영업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러한 과정을 중개소에서 대행을 해주게 되는데, 중개소는 화주에게 트럭을 대주고, 트럭기사는 중개소로부터 일감을 받게 된다. 요즈음에는 스마트폰을 통해 중개를 해주는 '24콜' 등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중개소는 또한 기사운임을 정하거나 조정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콘솔사(Consolidation Company): 어차피 수출용 화물이라면 '컨테이너'에 적입을 해야만 한다. 이 경우, 한 컨테이너에 여러 화주의 물건을 싣게 된다면 경제적일 것이다. 따라서 각 트럭기사들이 가져오는 물건들을 모아서 컨테이너 단위로 채워 넣는다. 작은 단위의 화물을 컨테이너에 채우는 작업을 콘솔작업이라 한다.


물류창고: 위와 같은 물건들이 하나의 컨테이너가 왔을 때 한 번에 실리려면, 미리 도착해 있어야 한다. 즉 서로 다른 화주들이 서로 다른 시각에 보낸 화물들이 한 자리에 모여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물류창고가 그러한 화물을 보관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보관비를 받으며, 종종 콘솔사 업무까지 동시에 수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물류창고나 콘솔사에서 주로 하는 업무가 있으니... 바로 전문언어로는 "까대기"라고 불리는 '컨테이너 상하차'업무이다. 20~40피트 길이의 거대한 컨테이너에서 무작정 맨손으로 박스들을 집어넣거나 꺼내는 작업이다. 이 까대기 업무를 하면 아무리 막장인생을 산 사람도 '공부가 제일 쉬운 거였구나'라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본인도 한창때 물류창고에서 까대기를 좀 해보았는데.. 하루를 못 버티고 도망가는 사람이 꽤 많을 정도로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다. 물론 팔레트 위에 짐이 실려서 온다면 지게차로 작업하면 되지만, 경제학적 논리로 팔레트와 지게차를 이용하는 것이 더 비싼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트레일러 기사(Trailer Truck): 한 컨테이너를 다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짐이 많다면 그냥 처음부터 트럭기사가 아니라 컨테이너 기사를 부르는 것이 좋다. 화주가 컨테이너 기사를 부르게 되면, 이들은 유리한 위치의 '컨테이너야드'에 가서 컨테이너를 받아다가 화주에게로 간다. 한 번씩 고속도로에서 달리는 무식하게 큰 트레일러 트럭들이 바로 이것들이다.


트레일러회사(트렌스): 이러한 트레일러 기사들을 직원 또는 계약인으로 두고 화주들에게 트레일러를 공급해주는 역할을 한다. 트레일러는 잦은 농성으로 사실 상 트럭기사들과는 다르게 '(유동적)표준운임 체계'를 가지고 있다.


야적장/컨테이너 야드(CY, Container Yard): 각 항만에 기본적으로 컨테이너를 야적하는 컨테이너 야드가 위치하고 있으며, 의왕과 부산에 규모 있는 컨테이너 야드가 위치하고 있다. 컨테이너는 각 선사의 소유이므로 트레일러 기사들은 해당하는 선사의 컨테이너를 가지고 오며 또 사용 후에는 다시 반납하게 된다.


해운사: 해운사는 선박을 운용하는 회사이다. 선박을 소유하는 선사와 운영 계약을 맺거나 직접 소유한 선박을 이용하여 선반 안에 컨테이너를 놓을 수 있도록 자리를 판매하여 수익을 얻는다. 이러한 해운사를 통해 화주들이 컨테이너를 예약하게 되며, 이용요금은 시가(그때그때 다름)이다.


선사: 선박의 실제 소유권을 가진 회사이다. 일반적으로 중공업/조선소에 주문을 넣고 커스텀 된 배를 사는 형식이다. 주로 유럽 쪽에 많이 편중되어 있으며, 초기 유럽에서 포문이 열린 무역시대인 '제국주의'시절부터 꾸준히 발전해온 선박세력이다. 순위 1~100위까지는 상당수가 유럽선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의 자료를 보면 '연두색 컬럼에서 선사의 국적을 확인할 수 있다. TOP3가 모두 유럽회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중국의 선사들이 엄청난 국가지원과 물동량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 중이다.


관세사: 무역을 하는 국가는 기본적으로 관세를 거두게 되며 관세청을 두고 있다. 입출입하는 물건들을 통제하고 세금을 물리는 역할을 한다. 특이하게 한국의 경우, 관세사 자격증을 통해 고유한 권한을 가진 관세사를 배출하여 관련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다른 나라는 관세 공무원이 있을 뿐, 관세사는 없다.


보험사: 사실 대부분의 운송에서 보험은 빠지지 않는다. 혹시 있을 다양한 사고에 대비한 보험상품들을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해상운송에서 터지는 사고는 '모 아니면 도'인 경우가 많다. 물이 세거나 소금바람에 녹이 스는 등의 자잘한 사고를 제외한다면 특별히 무엇이 일어날 수 있겠는가. 사실상 배가 뒤집히거나 침몰하는 리스크를 헷지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배가 안 뒤집히면 모지만, 뒤집히면 도(전손: 목적물의 완전파괴 또는 분실)가 된다.


*해상운송의 경우 당연히 자연재해가 많을 것인데, 흥미롭게도 일부 자연재해의 경우 Act of God(신의행위)-Force Majeure(불가항력)-이라고 불리며 보험사에서 담보해주지 않는다.


포워딩사: 어떠한 물건을 수출입하려면 위의 복잡다양한 주체들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 물건을 운송하고 선박부킹(예약)을 하고, 서류를 꾸미고, 세관을 통과(수출입신고증 등)하고 보험을 들고 내륙운송을 해야한다. 이러한 일들을 화주가 모두 처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포워딩사는 이러한 절차적업무를 대신 수행하고 수수료를 받는다.


이렇게 14개의 주체를 살펴보았다. 더 들어가면 더욱 다양한 주체가 있으나, 논점 상 중요한 부분은 아니므로 다루지 않는다.


이러한 복잡다양한 프로세스때문에 무역 및 국제교류는 일반인들의 손에 넘어오지 쉽지 않을 것이고 플랫폼을 통한 온전한 무중개인 시스템도 구현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다. 만일 이러한 국제물류 시스템이 플랫폼 등을 통해 혁신될 수 있다면, 세계의 물동량과 경제는 그 어떠한 혁신보다 강력하게 요동칠 것이다.





국제운송 경제 International Transportation Economy


-세계 경제시황

이러한 국제무역/해운산업은 세계경제 시황과 밀접한 관련을 보이는데,


세계경기가 좋아지면, 소비가 창출되고 산업이 팽창하며 실업률이 줄어든다. 또한 이자율이 상승하고 내수소비증가와 함께 무역규모가 증가하게 되는데, 이것은 직접적으로 해운산업에 영향을 미친다. 이것을 우리는 '경제가 성장한다'라고 표현한다.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원자재가 필요하며, 따라서 원자재를 자원국에서 수입하게 된다. 그러면 원자재를 운송하는 카고나 벌크선의 유동이 많아진다. 자연스럽게 벌크선의 운임(운송료)이 상승하는데 이는 발틱건화물운임지수(BDI: Baltic Dry Index)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후, 원자재를 통해 나오는 부품(반제품)과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완제품은 컨테이너선과 내륙운송의 물동량을 증가시킨다. 이러한 지수의 상승은 경기호조의 신호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마치 인간의 '혈액순환'과도 같아서, 격렬한 운동(수요증가)을 하면 심장중심부에서 강한 압력(생산량증대)이 뽑아져 나와 적재적소에 피와 산소(원자재, 반제품, 완제품 등)를 공급케 하기 위해 혈액의 순환(물류흐름)이 빨리지는 것과 같다.


이렇게 경기가 좋아지면, 선박운임을 먹고사는 해운사/선사(머스크, 에버그린, CMA 등)의 영업이익이 증가되고, 더 많은 선박을 주문하게 된다. 선박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 조선업/중공업(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이익이 증가되며, 이렇게 증가된 이익은 선박건조에 들어가는 제품을 납품하는 회사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주로 포스코 등의 원자재납품 업체부터, 단조-가공-연마 등을 하는 관련 하청기업 등).



-유가변동

유가는 세계경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사실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중동이나 남미에서 조정되는 기름가격이 어떻게 국내 경기 활성화에까지 직접적 영향을 미쳤는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왜 경제 위기가 왔지만 원유가 폭락으로 그나마 마이너스 성장을 피할 수 있었는지 경제학자들이 열심히 떠들어댄다. 그러나 역시 이해는 쉽지 않다.


간단명료한 예를 들어보겠다. 온라인으로 양말을 하나 구입하고자 한다고 생각해보자. 양말의 원소비자가격이 1,000원이다. 그런데 배송비가 3,000원이다(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이다). 이 경우 양말 자체의 가격은 1,000원이지만, 실제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4,000원이 된다. 즉, 배송비도 가격의 일부라는 뜻이다.


중국에서 여름에 젤리샌들을 생산해서 한국에다 내다 팔려고 한다. 한 켤레당 마진이익은 50원이다. 한 컨테이너에 가득 담으니 10,000켤레를 담을 수 있었다. 즉 총 수익이 50만원이다. 그런데 컨테이너 하나를 빌리는 비용이 60만 원이라면? 순수익이 마이너스이기 때문에 애초에 수출자체를 할 수 없다. 컨테이너 비용이 40만원이라고 해도 수익률이 너무 낮다. 결국, 젤리신발을 판매하지 않거나 판매가격을 높여야 한다.


즉, 운송료가 높아지면 판매가격이 높아지거나 아예 팔지를 않게 된다. 시장이 얼어 붙는 것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전체 매출에서 유류비의 비중이 해운업은 20%가량, 항공업에서는 40%가량으로 절대적인 요소이다. 운송료가 50만원이면 그 중 20만원은 기름값이라는 이야기다. 이것은 내륙운송으로 가면 더 심해진다. 일반적으로 4~5톤 트럭의 매출에서 유류비의 비중은 60% 이상에 육박한다. 실상 인건비도 제대로 안 남는 상황에서도 울며 겨자먹기로 운전대를 잡는 운전수가 한 둘이 아니다. (화물연대가 괜히 밥먹듯이 파업하는 것이 아닌데... 이 부분은 다음에 더 자세히 검토해보겠다)


즉, 유가가 올라가면 전체 제품의 가격은 상승(운송료가 가격에 녹아있지 않은 제품은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하며, 결국 생활비가 올라간다는 뜻이 된다. 소비를 줄이게 되니, 장사가 안되고 기업의 영업이익이 떨어진다. 결국 기업이 도산하고 실업자를 양산하면 소비가 더욱 줄어들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그러나 유가가 내려가면, 유류비가 내려가고 운송비가 내려가며, 이전에는 마진이 나오지 않아 판매할 수 없었던 물건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이는 예금이자율-기업영업이익률의 관계와 유사). 1,000원에 팔면 전혀 마진이 안 나던 물건이 이제는 1,000원에 팔아도 마진이 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수익이 생기고 고용이 창출된다.


유가변동에 그에 따른 물류산업 비용구조 변화는 경제에 있어서 절대적인 요소 중 하나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당신이 어떤 상품을 구매하든, 그곳에는 이미 상당한 금액의 물류비가 포함되어 있다>





국제운송 카르텔 International Transportation Cartel  


다소 비약일 수 있지만 극단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자. 


내일 아침 당장, 세계 3대 선사인 Maersk(덴마크), MSC(스위스), CMA CGM(프랑스)가 선박운행을 중단한다고 해보자. 어떤 일이 일어날까? 세계 경제는 얼마 안 있어 멈추게 된다. 공장은 원자재를 공급받지 못해 멈추고, 소비자는 물건을 구할 수 없어 제품가격이 폭등하게 되며, 기업은 소비자의 필요를 충족시켜 줄 제품을 만들 수 없게 됨으로, 소비자는 돈을 쓸 곳이 없어진다. 화폐가치가 하락하는 끔찍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경제는 물론 사회가 아비규환이 된다. 그렇게 3개의 선박회사만 문을 닫아도 가히 '아포칼립스(Apocalypse)'일 것이다.


선사는 매우 강력하다. 또한 국경을 넘어 국가와 국가를 중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초국가적인 지위를 가진다. 또한 선박은 엄청나게 자본집약적인 자산이다. 한 척 당 1~2조원 정도는 우습게 넘긴다. 또한 엄청난 효율화를 통해 운임을 대폭 낮추었다. 따라서 뒤늦게 후발진입자가 선박을 사서 어떻게 이익을 남겨보려고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이라 볼 수 있다. 선사는 이렇게 강력한 독자성과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는 곧 권력으로 치환이 된다. 각 선사는 대놓고 '

선사연합(Liner Alliances)

'를 만들어 활동한다. 가격 담합은 물론이고 컨테이너 확보 경쟁 및 신규 진입자 차단을 매우 조직적으로 이뤄낸다. 미국은 독점금지법과 담합을 금지하고 있지만, 선사들은 경기변동와 유가변동이라는 미명 아래 단체로 가격을 올리거나 내린다. 이미 수차레 여러 나라들로부터 담합에 대한 권고와 범칙금을 부과받기는 하였으나, 이를 저지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이렇게 대놓고 국제사회에서 담합을 하는 또 하나의 카르텔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산유국연합(OPEC)'이다. 1차 2차 석유파동을 일으킨 주역이자, 다른 산업 없이 오직 석유가 묻혀있는 땅 위에 산다는 것 하나로 부를 누리는 것이 가능한 나라들이다. 


이들도 대놓고 유가를 담합하며 국제사회를 희롱하고 있고 국제사회로써는 여태까지 이에 대항할 확실한 방법을 찾지 못하였다.


앞으로도 세계화와 국제물류이동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상당 기간 이들의 카르텔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운송 미래 International Transportation In The Future


선박 초대형화

선박은 계속해서 대형화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선박대형화는 막을 수 없는 추세인데, 1만TEU급(컨테이너 1만개 적재가능)의 유지 및 운행비용은 5천TEU급 두 척보다 훨씬 적다. 또 유지비용뿐 아니라 운행에 필요한 인원도 훨씬 적고, 각 항만에 머무르는 대기 및 작업시간도 훨씬 효율적이다. 어차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항만들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정해진 항로대로만 운행하면 된다. 변수가 적기 때문에 선박의 대형화가 가능한 것이다.


일단 한번 배가 1만 TEU급으로 크면, 공인된 루트에서만 운행한다면 자연재해도 무섭지 않다. 선장들이 1만 TEU급 이상의 배를 타면 공통적으로, '아 이 배는 침몰하려야 할 수가 없겠구나'라고 느끼곤 한다고 한다.


*물론 일부 사람들은 타이타닉의 사례를 떠올릴지 모른다. 그러나 타이타닉이 길이 260m, 너비 8m, 높이 20m, 4만6,000톤급이었다면, 요즈음의 1만 TEU급들은 길이가 350m, 너비 45m에 이르는 축구장 3개의 면적에 이르는 괴물들이다. 또한 항로/관제시스템이 매우 발달했기 때문에, 선체노후나 인재가 아니라면 타이타닉과 같은 외부충격으로 인한 침몰은 일어나기 어렵다.


현존하는 가장 큰 선박은 머스크사의 Triple-E 선박이다. (대우조선해양에서 20척 건조)

-길이 400m, 너비 59m, 16만5,000톤(DWT)급으로 축구장 4개를 합친 크기이다.

-18,340TEU 이며, 대당 가격은 2천억원 이상.


아래 동영상으로 그 위엄을 확인하자.


https://youtu.be/zMct-d68CM0


현존하는 지구 생물 중 가장 크다는 '흰수염고래'님과의 투샷



머스크의 경우, 오랜 경험과 전략, 대외 연대관계 그리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 최상의 비용구조를 가지게 되었으며, 앞으로의 비용구조 트렌드도 머스크 등의 일부 초대형 선사가 이끌 것으로 여겨진다. 즉, 이제 더 이상 후발주자가 뭘 어찌해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선박의 대형화도 결국 수익성 증대 전략의 일환이다.


이러한 선박의 대형화는 경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선박들은 오직 물동량이 가장 많은 메이저 항만들만 다니는데, 어차피 그런 곳만 다녀도 물동량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또한 선박이 대형화될수록 비용이 적어지니, 수익성이 증대되며, 경기가 나빠져도 운임을 낮출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운임 하방탄력성 증가). 이미 탑 선사인 머스크와 다른 중대형 선사들과는 비용구조가 20%이상 차이나기 시작했다.


현존 가장 큰 배가 19,000TEU급인데, 이미 2만 TEU급 이상의 배들이 발주나가 있다.

2만TEU급 선박의 경우 일반적으로 2천억원 수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홍콩선사 OOCL이 삼성중공업에 2만 TEU 척당 1억5680만달러에 6척을(자료),

일본 MOL이 삼성중공업과 이마바리조선에 6척을,

에버그린(EVERGREEN)이 이마바리조선에 11척을(자료),

머스크가 대우조선해양에 6척을(자료),

발주했고, 다른 선사들도 경쟁적으로 초대형 선박들을 발주하고 있다.



진입장벽 공고화 및 업계 플레이어

메이저로 진입하려면 한 척에 수천억 원 가까이되는 선박들을 보유해야만 한다. 그 외 소규모 선박들은 주로 한 두 경로에서만 활동하거나, 특수루트(시베리아) 등에서 활동하여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을 키운다. 고려해운은 인도네시아 항로에 주력하고 있고, 흥아해운은 베트남과 동남아를, 동신종합운수(EAS)와 COSCO 등은 한-중 로트를 특화하는 등이다. 국제 컨테이너선 시장을 기준으로 보면, 국내 업계 1,2 위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경쟁에 끼지조차 못하는 수준인 것이 현실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그나마 국내회사의 물량을 가지고 버텨나가는 실정이며, 운임이나 비용구조 등의 면에서 사실 상 거대해운사들에 비해 턱없이 경쟁력이 없다. 특히 현대상선은 현대글로비스에게 국내 선복량(운송량)을 상당 부분 빼앗겼으며, 글로비스의 성장세는 엄청나다. 하지만 글로비스 또한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물량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로, 자동차경기 의존도가 상당하다는 점은 잠재적 위험이다.


각 분야의 운송이 너무나 첨예하게 경쟁하고 있으며, 엄청난 초기투자비용 때문에, 대기업의 도움 없이 신생기업이 집입장벽을 뚫고 들어가기가 매우 까다로우며, 어찌어찌 뚫고 들어가더라도 운송업계는 마진률이 상당히 박하기 때문에, 초기투자자본 회수기간이 매우 길어진다. 현재로써는, 신생기업이 치고 들어갈 수가 없는 구조이다.



현대딜레마

특히 현대상선의 경우, 계열사인 현대중공업이 세계 유수의 선사들에게 초대형 선박들을 공급해주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머스크 등의 거대 선사들은 조선업계 최정상인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에게 초대형 선박을 공급받으면서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비용을 절감하며, 동시에 가격경쟁 탄력성을 높이고 있다. 반면 현대상선은 이 때문에 해외 메이저 선사들과의 경쟁에서 점점 더 멀어지게 됐다. 오히려 현대상선은 좋지 않은 재무구조 때문에 기존 선박들도 매각한다. 현대중공업이 다른 회사에 에너지효율이 좋은 선박을 공급하면서 오히려 현대상선은 경쟁력이 떨어진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상선의 대주주임에도 이러한 결정을 하는 데, 이것은 산업구조상 피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경쟁사의 발주를 받지 않다가는 현대중공업 자체에도 타격이 크다. 심지어 현대중공업은 현대상선에 대한 지분을 기초로 교환사채를 발행한다. 현대중공업도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계속 국내를 통한 제조업 수출량은 줄어들 것이고, 해외로 공장들이 이전해나갈 것이기 때문에 국내 국제물류사의 전망은 좋다고 보기 어렵다.



물류 IT화

구글은 이미 네바다와 캘리포니아 등지에서 성공적으로 무인자동차 시스템(자율주행차량)을 테스트하고 있고며, 법제관련 부분에서도 실용화가 상당히 진행되었다. 구글의 독자적 인공위성 시스템에 근거해서, 구글 위치추적과 지도 기술로 곧 물류업계에도 혁신의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구글의 실시간 위성표시) 사실 이미 항공의 경우에는, 대부분이 자동운행이고 조종사는 이착륙 시에만 일부 조작을 하게 된다.


불과 며칠 전에, 독일의 자동차회사 다임러가 자율주행트럭(=무인트럭)을 생산하여 네바다에서 주행면허까지 획득하게 되었다. 이것의 의미하는 바는 대단히 충격적인 것인데, 실제로 무인물류 시스템의 시대가 멀지 않았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운수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수천만 명에 이른다. 한국에서만 이미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운수업에 종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래표 참조) 만일, 자율주행트럭이 현실화 된다면 전세계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가 위태로워질 것이다.





아마존(Amazon) '프라임 에어(Prime Air)'를 통해 이미 드론배송 기술로 여러 특허들을 받아 두었다. 법적규제안들을 계속 당국과 협의 중이며, 조만간 상용화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질세라 알리바바 또한 관련 기술로 시범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https://youtu.be/98BIu9dpwHU



특히 알리바바는 이미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써의 세계 최대 입지를 굳힌 터라, 중국전역에 물류망을 잘 갖추고 있다.

기업간(B2B) 거래 플랫폼인 ‘알리바바 닷컴’ 

개인간(C2C) 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 

기업과 개인(B2C)거래 플랫폼인, 인증받은 메이커를 주로 취급하는 티몰’ 

해외 직구를 도와주는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

가 있는데, 특히 알리익스프레스의 경우, 한국으로의 국제배송을 무려 무료로 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거래 중개소(플랫폼)들의 막대한 물류를 관리하기 위해 CSN(China Smart Logistics Network)이 도입된다. 여기에 20조원에서 50조원 이상까지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이렇게 되면 중국 전역 뿐 아니라, 근린 국가들의 물류망까지 CSN에 전부 통합될 수 있다. 즉, 거대 통합물류망의 탄생이다.





결론

물류산업은 일견 매우 복잡하고 딱딱하며 '쿨하지 않(Not Cool)'아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전근대적이고 관료적인 곳이야말로 혁신이 필요한 곳일 수 있다. 정치력과 재력에 의해 오랜 기간 상당히 고착화되어 있던 산업구조이기 때문에 더욱더 이해하는 사람도 적고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도 적다. 그러나 물류산업은 그 어떤 산업보다도 직접적으로 우리의 생활에 영향을 미쳐왔으며 또한 앞으로도 계속 미칠 것이다.


금융권은 현재 IT기업들에 의해 거대한 혁신의 바람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물류도 IT에 기반한 거대한 혁신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배송하는 기술이 발전하는 것과 각 협력 주체들 간의 플레이 구조가 바뀌는 것은 다른 이야기이다. IT가 혁신하고 있는 것은 물류 자체이지, 관련 시스템이나 법규 등이 아니다. 물류 관련 기술을 어떤 식으로 물류산업에 실제로 녹여내느냐가 앞으로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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