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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h Han 한승환 Dec 24. 2016

블록체인이 가져오는 금융의 혁신

R3CEV, 원글작성:2016-5-12






 


  

R3는 R3CEV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금융 프로젝트를 유수의 금융기관들과 협력하여 진행하고 있다. 현재(20160504)까지 참여하고 있는 은행들은 Barclays, Goldman Sachs, JP Morgan, Bank of America, Citi, Deutsche Bank, Morgan Stanley 등을 포함한 43개 은행이며,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은행들이 대부분 참여하고 있다.


  

현재까지 은행의 청산시스템과 중개과정 그리고 전산처리 과정이 너무나 복잡하고 비용 집약적이었기 때문에 이를 혁신하기 위해 전 세계 금융망을 하나로 통합하는 거대 프로젝트를 발제하였다. 프로젝트는 몇 번의 파일럿 테스트 이후에 상당히 구체화되었고, 현재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영감을 받아 ‘CORDA’라는 이름의 완전히 새로운 전용 아키텍처가 설계되고 있다.


  

비트코인에서 처음 도입되었고, 이더리움에 의해 응용성이 높아진 블록체인을 이용하는 방법인데, 향후 금융기관이 다루는 금융자산을 블록체인 위해서 발행하고 거래하며 마감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하고자 한다.


  

이 프로젝트를 왜 진행하는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행 은행 시스템의 구조를 조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은행의 지급결제 시스템

  


  

은행 내 거래의 경우, 동일한 은행에 계좌를 가진 두 사람이 거래를 하는 경우이다. 승환이가 승희에게 10만원을 보내고 싶다면, 승환이는 계좌이체를 하고 은행 내 전산에서는 이에 대해, 승환의 계좌에서 10만원을 차감하고 승희의 계좌에 10만원을 더 한다.


  


  

은행 간 거래는 어떠할까? 서로 다른 은행의 계좌를 사용하는 두 사람에게 어떻게 정산을 해주어야 할까? 각 은행은 업무 시간, 행태, 전산망 등이 전혀 다를 수 있다.





  

이 경우 가운데 중개기관이 개입하여 각 은행 간 거래내역을 ‘청산(Clearing)’하게 된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청산기관(금융결제원)에 보내고, 금융결제원에서는 이를 종합하여 타당성 검증 및 금액계산을 한다. 이 결과를 다음 영업일에 각 은행과 그 은행들의 당좌예금계좌를 관리하는 청산은행(한국은행=중앙은행)에 전달한다. 그러면 한국은행은 전달받은 정보에 따라, 각 은행들의 당좌예금 계좌에 자금을 입금하거나 인출하는 방식으로 은행들 간의 결제(Settlement)를 완결시켜주게 된다. 


  

각 거래를 일일이 완결시키자면 너무나 많은 시간과 자원이 소모되므로, 하루 간 발생한 수많은 거래 건들을 서로 상계하여 그 차액만을 결제해주게 된다.


  

이러한 중개기관의 개입 때문에 내/외부 정산절차가 필요하므로, 은행은 고객에게 즉시 계좌청산을 이행해주지만, 은행은 바로 청산받지 못한다. 즉 정환이는 승환이에게서 받은 10만원을 즉시 수령하여 사용할 수 있지만, 신한은행은 우리은행이 보낸 돈을 즉시 받을 수 없다. 청산기관과 은행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르면 익일 정도에나 한국은행으로부터 해당 금액을 결제받게 된다.




  


  

그렇다면 외환거래의 경우는 어떠할까? 외환거래에서는 업무행태나 시차 등은 물론이고 전혀 다른 화폐로 이동해야하기 때문에 더 복잡한 요소들이 개입된다.




  


  


 예컨대, 우리은행 고객인 승환이 미국의 Bank of America의 고객인 Mark에게 10만원을 달러로 바꾸어 보내고자 한다고 가정해보자. 우리은행은 BOA를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무턱대고 보낼 수가 없다(물론 현실에서 BOA는 매우 거대한 금융기관이기 때문에 충분한 신뢰를 구축하고 있다). 이 경우, 우리은행은 국내의 믿을 수 있는 중개은행(외환은행)에 중개를 요청한다. 그러면 외환은행은 미국에 있는 외환은행이 믿을 수 있는 중개은행을 구하게 된다. 해당 중개은행이 BOA와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면 이 상태에서 그대로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겠지만, 해당 외국의 중개은행이 BOA와 신뢰관계가 없다면, 또다시 BOA와 해당은행의 신뢰를 동시에 받는 중개은행을 찾아야만 한다. 그래서 ‘최초의 이체보내는 은행(우리은행)’과 ‘받는 은행(BOA)’이 동시에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중개기관(또는 중개기관들의 고리)을 찾아내야만 하는 것이다.


  

*신뢰관계의 구축이란, 각 은행들이 서로의 은행에 계좌를 트는 것을 의미한다. 은행이 실제로 서로 돈을 송금하지는 않는다. 우리은행과 BOA가 신뢰관계를 구축했을 경우, 우리은행에는 BOA명으로 된 '마이너스(예치환)계좌'가, BOA에는 우리은행 이름으로 된 '마이너스(예치환)계좌'가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계좌를 통해 해당일에 있었던 거래를 상계하여 차액만을 하루에 한번씩 정산한다. 위 거래의 경우, 우리은행은 승환에게서 10만원을 입금받은 뒤, BOA에게 Mark에게 $100를 이체해 줄 것을 요청하고, BOA는 자신의 은행에 등록된 우리은행 계좌에 '-$100'를 표시하고 Mark에게 해당 금액을 보내준다. 이를 우리은행 외환트레이딩부서에서 외환시장에서 $100를 구매해 채워 넣어 잔고를 '0'으로 만들어 두는 것이다. 그러면, 결국 우리은행은 승환으로부터 받은 10만원이 있고, BOA은행의 마이너스계좌의 $100를 외환시장에서 구입해 갚은 형태가 되는 것이다.


    



  


  

또한 서로 간에 언어가 다르고 서류양식이 다르고 관행이 다르기 때문에 통일된 공통의 언어를 사용해야만 금융사고나 자잘한 실수가 터지는 것을 막을 수가 있고 책임추궁이 가능해진다. 그래서 사용하게 되는 통일된 프로토콜이 바로 ‘국제은행간 통신협정’인 ‘SWIFT 프로토콜’이며, 각 은행은 여기에서 사용자계좌번호와 같은 은행코드를 부여받게 된다. 해당 코드와 이체프로토콜을 사용해 외국은행과도 자금정산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이체가 이루어지면 규정된 국제청산은행 또는 국가간 지명된 청산은행에서 해당 은행들에 청산을 해주게 된다.(얼마전에 중국현지 원화청산은행으로 하나/우리은행이 선정된 바 있으며, 원-위완화 직거래시장 청산은행으로는 중국의 인민은행(중국중앙은행)과 교통은행 서울지점이 지정된 바 있다. )


  

*무역거래시에도, 비슷한 프로토콜이 사용된다. 각 국의 서로 다른 환경과 언어 그리고 관행 등으로 인해 자율적인 기업 간의 수출입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국제상업회의소(ICC) 제정한 무역거래조건 프로토콜인 ‘인코텀즈(INCOTERMS: ICC rules for the use of domestic and international trade terms)’를 사용하고 있다.


  


  

각 국가의 청산은행이 곧 각 국가의 중앙은행이다. 이러한 각국의 중앙은행들 간의 이체를 청산해주는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이라 불리는 금융기관이 있다. 



  


  

바로 스위스 바젤에 위치한 ‘국제청산(결제)은행(BIS: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이라 불리는 곳이다. 주식에서 많이 사용되는 자기자본율은 사실, 국제청산은행에서 ‘BIS자기자본비율’이라는 이름으로 금융기관들의 자기자본비율(청산능력)을 규정하기 위해 공표하는 비율이다. (*현재 이 기준비율은 8%인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경우 2015년 말 기준, 각각 14.2%, 9.8%로 부실한 수치를 보이고 있어 한국은행에 지원을 요청하는 상황이다) 이곳에서 1) 전세계금융기관들의 청산능력을 위한 자기자본비율을 지정하며, 2) 각 국가 간 적정 환율을 지정한다. 사실상 세계 경제 전체를 관장하는 곳들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일부 사람들은 BIS가 1차 세계대전 후와 2차 세계대전 중에 독일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였는데, 애초에 세계대전을 발발시키기 위한 목적이었고 그렇게 때문에 세계대전 중에 BIS가 위치했던 스위스가 중립국으로 남을 수 있었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은행 간 결제 특징

1) 조건이 많으며 복잡하고 까다롭다.


2) 은행 간 '거래상대방 리스크(Counterparty)'를 진다.


3) 즉시 결제가 아니기 때문에 유동성이 묶인다.


4) 외환거래나 유가증권 등의 경우, 절차가 더욱 복잡하고 까다롭다.




  

커스텀 분산원장(CORDA) 도입 예상효과

1) 즉시 결제 - 청산은행이 개입할 필요가 없으며 블록체인 안에서 실시간 청산이 가능


2) 완전 자동결제 - 모든 업무가 합의되고 공개된 실행코드(오픈소스 OPCODE)로 자동화 가능


3) 중개/청산은행 불필요


4) 은행 간 신뢰이슈 제거 - 모든 것이 오픈소스이므로 서로 동일한 블록체인 안에 있다면 서로 간 신뢰할 필요가 없음


5) 막대한 절차감소 및 비용절감




  

블록체인과 관련된 예상파급효과

1) 블록체인의 신뢰도 상승 - 직접적으로 돈을 다루고 신뢰의 중요성이 높으며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상용화하여 사용한다면, 블록체인 자체에 대한 기술적 신뢰도가 성립됨


2) 블록체인 기술자 보급 - 많은 블록체인 개발자들이 시장에 유입될 것


3) 블록체인 서비스 기틀 마련 - 가장 자주 사용되는 금융서비스가 블록체인화 된다면, 다른 서비스들도 충분히 블록체인화 되는 것이 가능


4) 법안, 인프라 관련 이슈 진전 -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기타의 가상화폐들(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이 법적 지위를 갖추게 되고 취급될 날이 앞당겨질 것


5) 탈중앙화 시대/ 개인의 정보보호 시대 초석 -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는 블록체인 기술 특성상 개인정보 보호 방면이 발달할 것이고, 어떠한 한 기관에서 통제를 할 수 없는 탈중앙화 서비스들이 대거 등장할 것


  


은행권에서의 이체 내용을 블록체인화 시키는 것은 사실상 누구나 상상할 수 있었던 가장 기본적인 활용방안이었다. 단순히 은행 간의 청산과정을 혁신하는 것뿐 아니라, 금융상품 판매, 고객응대 및 서비스, 심지어 국가나 기업의 채권발행, 중앙은행의 통화발행 등에 있어서도 강력한 혁신이 이루어질 것이다.


그 외에도 수많은 블록체인의 활용방안이 논의/연구되고 있으며, 여러 프로젝트가 진행 중에 있다. 이러한 금융권은 블록체인 도입은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많은 부분들이 혁신되어 갈 것이다. 앞으로의 사회가 점점 더 탈중앙화 되고 민주적이 되어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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