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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h Han 한승환 Jun 02. 2017

중국 상하이 여행기 - 블록체인

20170511-20170516

   

5월 11일 - 16일, 총 5박 6일간 중국 상하이에 방문.     


중국의 블록체인 열기는 뜨거웠고, 정부와 대기업이 앞다투어 민간을 지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블록체인에 뛰어들어 창업하고 연구하는 수많은 젊은이들과 기술자들 그리고 막대한 자본이 어우러져 독특한 그림을 만들어냄





  

중국 공항과 중국 택시     




호텔 도착. 숙소가 훌륭해서 혼자 있기 아깝다는 생각




Jed McCaleb을 만남.  

Jed McCaleb은 리플과 스텔라 그리고 과거 파일공유시스템인 eDonky의 설립인.  의외로 대화를 하다 보니 말이 통해서 한참을 토론. 기억을 살려 내용 정리. 

“FBA 프로토콜은 기본적으로 쿼럼슬라이싱(Quorum slicing)을 기반으로 블록을 생성하고 합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분기(forking)가 발생하며, 이것이 짧은 시간동안 2-4 블록정도 생기다가 종국에는 다시 하나로 합쳐지는 일종의 분기 및 자체적인 조정시스템이 아닌가?” 


Jed “아니다. 스텔라의 FBA는 PBFT기반으로 수차례의 합의를 끝낸 이후에 블록을 발행하므로, 분기가 일어나지 않는다.” 


“요즘엔 뭘 하나? 리플과 스텔라의 차이점은?” 


Jed ”요즘엔 스텔라에 집중하고 있으며 리플과는 이제 전혀 관계가 없다. 스텔라는 리플에 비해, 기술적인 면에서 모든 것이 우월하다는 점이 특징이며 나머지는 동일하다” 


“리플과 동일한 모델이라면, 거래소들을 통한 게이트웨이 연결과 IOU를 통한 유동성 공급도 동일한가?” 


Jeb “맞다” 


“Fungibility(가치 비동일성) 문제가 있지 않는가?” 

- 지갑의 1btc와 거래소에 예치해둔 1btc의 가치는 다름. 특히 거래소가 해킹이 일어나거나 지급불능상태가 되면 같은 화폐로 표기는 되더라도 실제 가치는 달라짐 


Jeb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은행들도 마찬가지이다.” 


“아니다. 은행은 일정 한도(금융기관당 5천만원)까지 고객보호법에 따라 지급을 보증해줌. 거래소는 그런 예금자 보호제도가 없다.” 


Jeb “맞다. 그래서 네트워크상 게이트웨이를 통한 유가물을 표기할 때, 출처를 함께 표기해야 한다.”

 - 예를 들어, OKCOIN 거래소 게이트웨이의 1btc는 1OKbtc 등으로 표기 


“그렇게 되면 UX문제가 발생한다. 이용자 단에서는 1btc를 보내고 싶은 것이고 그렇게 생각하고 경제활동을 하게 되는데 일일이 화폐마다 명찰(tag)을 붙이면 네트워크 자체가 난잡해져 같은 btc 간에도 환율이 생길 수 있고 사용성과 네트워크 신뢰성이 극단적으로 떨어진다.” 


Jeb “동의한다. 단순 UX 문제이므로 해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든 해결을 가능할 수 있겠지만, 단순 UX문제는 아니다. 근본적으로는 fungibility문제에서 기인한 문제이므로. fungibility문제 해결과 사용성 확대는 서로 양립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본다. 리플이나 스텔라는 노드 수가 적고 사실상 프로젝트 발기인 측에서 대부분의 노드를 가지고 있어서 중앙화 이슈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Jeb “비트코인도 마찬가지 아닌가?” 


“비트코인은 항상 열려있는 시스템이지만, 스텔라는 새로이 참여하는 사람이 자유롭게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짜인 configuration에 강제로 동의해야만 참여가 가능하다.” 


Jed “그래. 계속 얘기해보자”   



 

완샹그룹에서 주최하는 프라이빗 컨퍼런스에 초대 받음.  


스텔라(Stella), 팩텀(Factom), Wancloud, 완샹 그룹(Wanxiang)의 항저우 블록체인 시티, 정부 인사의 블록체인 활용방안, 제임스 공(James Gong) ICO AGE 프로젝트 등이 발표되었다. 뉴스들이 많이 나왔고, 이후 기사화되며 블록체인 시장에 영향을 주게 된다. 특히 스텔라와 리플의 가격은 이날 전후로 폭등한다.   



  

Factom팀과 식사

 

Factom 창업자인 David Johnston를 만남. 스스로를 자유시장 찬양론자라고 불렀다. 아내도 동일한 사상을 공유한 사람을 만나 행복하다고 함. 


블록체인의 거버넌스 및 경제학에 대해 토론. David은 근본적으로 블록체인 거버넌스에 투표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투표라는 것 자체가 다수에 의한 소수의 억압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투표를 통한 의사결정 없이 그냥 매번 의견이 합치되지 않을 때마다 분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국가는 해체하고 잘게 나누어져 개인으로 돌아간다. 궁극적으로는 선택지가 무한에 가까워서 모든 개인이 자신에게 100% 맞는 결정을 할 수 있게 될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문제들도 있고 그의 이상이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근본적 이유들도 있다. 여러 가지 논의가 오감    




호텔 조식과 쌍둥이 건물. 멋져서 찍음   





Status

Founder인 Carl과 Jarrad를 만났다(사진의 왼쪽). 2012년도부터 활동을 시작해왔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더리움이 가진 여러 가지 기술적 한계 등을 논의하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둘 모두 상당한 내공과 깊이를 가지고 있었다. (이 업계에서는 똑똑하지 않은 사람 찾기가 더 어렵다) 


Status는 ICO를 앞두고 있는 블록체인 익스플로러 서비스이다. 아직은 wisper프로토콜이나 ipfs 등의 기술적용에서 정리되어야할 스펙이 상당하다. 단순히 이더리움에 종속된 익스플로러가 아닌, 이더리움을 포괄하는 종합 블록체인 익스플로러가 되기를 조언했다.   



보쉔(Bo Shen)과 팬부시 캐피탈(Fenbushi Capital)

보쉔은 중국의 오피니언 리더로, 전 세계 수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과 연계되어 있다. 현재 블록체인 업계의 대부 중 한 명이다. 보쉔은 수많은 프로젝트 팀들을 지원하고 연결하며 조언한다. 


정부는 물론이고 업계의 인사들과 대부분 연결이 되어 있다 보니 업계의 정보들도 이곳을 먼저 통하게 된다. 이미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 


팬부시 캐피탈은 중국 및 완샹그룹 자본이 투입된 블록체인 최대 규모 캐피탈로 펭 자오, 보쉔, 비탈릭 등이 파트너로 있다. 주로 펭 자오와 보쉔이 의사결정을 하고 비탈릭은 기술검증(technical due dilligence)을 함. 이더리움의 최초투자자이자 수많은 기업들을 포트폴리오로 보유하고 있다. 


레밍턴(Remington)은 펜부시 캐피탈의 파트너로 일하고 있었다. 젊고 적극적이며 블록체인에 대해서도 상당히 깊은 이해도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보쉔과 함께 간 카페. 기린 장식품이 인상적.

  

보쉔은 펜부시 캐피탈 외에, 싱가폴 소재의 ICO전문 투자사/엑셀러레이터를 운영할 계획. 여러 가지 계획에 대해 논의하고 조언들을 받을 수 있었음    



상하이 시내를 걷다가 찍음    





Harriet과 Heifung 부부는 AI와 분산데이터베이스 전문가로 중국 블록체인 산업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Harriet은 자신의 회사에 완샹그룹의 투자를 유치했고, Heifung은 완샹그룹에서 주도하는 블록체인 서비스인 WANCLOUD의 CTO로 일하고 있다. WANCLOUD는 sandbox, middleware, consulting, application 등을 지원하고 추가적인 개발이 가능하도록 돕는 토탈솔루션이다. 


왔을 때 다 먹어봐야 한다며 음식을 끊임없이 시켜줌. 따뜻한 가족    




호텔 조식   




빈센트(Vincent)는 Fintech Blockchain Group을 이끌고 있다. 주로 트레이딩, 차익거래, ICO투자 등을 하고 있다. 약 100억대 규모의 개인 자본 및 최대 1천억 원의 자본을 운용. 원래 연락을 하던 사이인데 중국에 가자마자 약속을 잡더니 항저우에서 직접 직원들과 상하이에 있는 호텔 로비까지 와서 미팅을 한 적극성에 놀람. 

본인 말로 중국 블록체인계에는 거대한 두 집단이 존재하는데, 보쉔을 필두로 한 집단과 자신이 이끄는 조직이라고 한다. 상당히 많은 사업제안들을 해와서 앞으로 빈센트와는 많은 소통을 하게 될 것 같음.   


Bankor(사진상 왼쪽에서 첫 번째와 네 번째)을 만났다. 이스라엘 출신의 공동창업자 두 명. 이미 수차례의 100억 규모의 투자 유치 경험이 있고, 혁신적인 개발들을 계속해온 이들이었다. 사회, 경제, 블록체인, 컴퓨터과학 등에 대한 지식이 빼어나 몇 시간을 저녁도 잊은 채 즐겁게 대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고, 능력과 자본 그리고 실행력을 모두 갖춘 이들이었다. 이스라엘에서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나오고 있다.  


Bankor팀의 문제의식은 신선했다. 사람들이 각 물건을 언제나 동시에 교환하는 것이 어려우니, 교환의 매개체가 필요한데 그게 돈이다. 그러나 돈과 돈을 위한 매개체는 없다는 것이다. 스마트 컨트랙트를 기반으로 돈과 돈을 매개하는 “돈의 돈(money for money)”을 만들어 상대가 없더라도 언제나 유동성을 얻을 수 있다는 논리였다. 흥미로운 논리였고 말이 되는 모델이었다. 다만 실제 활용면에서 당장 수요가 있을지 또는 활성화가 단기일 안에 가능할 것인지는 의문. 


공동 창업자인 Galia Benartzi의 피칭 동영상인데 평가자들과의 대화에서 재치가 돋보인다.   



 

호텔로 돌아와서 피자 룸서비스    




패트릭 다이(Patrick Dai)는 중국 최대 규모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퀀텀(Qtum)을 이끌고 있다. 퀀텀은 중국에서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으며, 위챗에만 1만여 명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함. 패트릭은 중국에서 5년을 들여 컴퓨터과학 박사를 한 천상 개발자. 현재도 어리지만, 사회생활 경험이 많지 않아 사람을 잘못 두어서 곤혹을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오히려 이를 경험으로 보고 누구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는 모습이 보기 좋았음. 


알리바바에서 리드 개발자로 일했고, 비트코인 채굴장을 현재까지 운영해 한때 전 세계 채굴량의 5%를 차지하기도 했다. 또한 이미 2012년도부터 엄청난 수량의 비트코인을 통해 트레이딩도 하고 ICO에도 참여하는 등, 거의 대부분의 블록체인 분야에 경험이 있었다. 현재도 대정부 자문이나 대학 강의 등 많은 활동을 함. 


저녁식사와 바를 갔지만 역시 방에서 컴퓨터 하는 게 제일 좋다면서 술은 잘 못 마신다고 함. 미안하다며 다음에는 중국 클럽을 초대하겠다고 함. (사진으로 보니 중국은 클럽 크기도 거대함)    




패트릭이 구경시켜준 중국 시내. 평범했음    




속옷과 양말 몇 장 세탁서비스 8만원. 놀라서 눈을 비비고 재차 확인    




호텔 방에서 본 상하이의 주경과 야경. 멋짐    




귀국 전 공항 식사   




폐인이 되어 귀국   





6일간 약 40팀 가까운 중국의 블록체인 플레이어들을 만났다. 상하이에 있는 대부분의 플레이어들과 항저우와 베이징의 인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중국의 블록체인 분위기는 한국에 비할 바가 아니다. 수많은 인재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고, 대기업과 정부가 직접 블록체인 컨테스트 등을 개최하며 막대한 자금으로 지원을 쏟아붓고 있다. 이미 많은 블록체인 기업들이 중국으로 이전하고 있으며, 대기업 등이 직접 입주공간과 기술 및 인재육성 지원등을 통해 산업을 키워내고 있다.   


느낀점 몇 가지

1. 역시 크기가 있기 때문에 중국에서 자국 시장 블록체인 수요만 흡수해도 엄청난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됨

2. 상하이 시내임에도 영어가 통하지 않음 - 택시 부를 때 디디앱 필수

3. 상하이 여성들 대부분이 모델처럼 쭉쭉 뻗어있음. 대부분 운동하나씩 한다고 함

4. 물이 더러워 생수를 먹거나 끓여 먹어야하는 번거로움

5. 보행자가 신호받고 횡단보도 건너는데 차가 그냥 막 들어와 옷깃을 스치고 지나감. 사람들은 이에 익숙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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