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다가올 때 맺어졌던 감나무 열매들이
다 떨어졌다.
떨어진 지는 좀 되었다.
나는 결국 감나무의 마지막을 보았다.
새 시작을 보려면 얼마나 남았을까 하고 생각하며 정류장으로 향하였다.
반가운 마음에 무심코 찍어버린 사진을 바라보았다.
확대하고 이리저리 이동하며 보았고
옆 매화나무가 눈에 띄었다.
선생님들이 말씀하던 매화나무가 이거였을까 싶었다.
감나무의 감이 다 떨어지고 옆에 있던 작은 매화나무에 꽃이 피었다.
한 나무의 마지막과 한 나무의 시작이 이어졌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의 죽음과 동시에 새 생명이 태어나겠지
나의 죽음으로 작은 씨앗이 삶을 시작할 수 있다면
나는 높디높던 나무에서 떨어질 것 같았다.
내가 나무에서 떨어져 흠집이 나면 그 씨앗은 봉오리가 되고, 예쁘게 만개가 되려나
우스갯소리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