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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쉬타카 May 09. 2019

47. 이제는 단골손님이라 불러야지

원래도 좋아했지만 더 좋아할 수밖에

오늘은 오후가 되고서도 한참이나 손님이 거의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매출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오랜만에 공을 치는 것이 아닌가 마음에 준비를 하고 있던 터였다.


그렇게 한적하다 못해 적적한 평일을 보내고 있던 중 깜짝 놀랄 만한 일이 생겼다. 또다시.

지난겨울이었나. 가게에 아주 우연히 박정민 배우가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너무 긴장해서 정신이 없었는데, 놀랍게도 박정민 배우가 오늘 또. 또!! 방문한 것이다.


나는 저번과 마찬가지로 다 구경하고 결제를 할 때까지 전혀 아는 척을 하지 않았다. 최대한 편하게 구경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자 한 것도 있었지만, 그 사이에 나도 마음에 준비를 하며 어떻게 말할까 속으로 몇 번을 시뮬레이션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한참을 둘러보던 박정민 배우는 마치 오늘 우리 가게에 매출 부진으로 허덕이는 걸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이 한아름 카운터 위로 포스터, 블루레이, 책 등을 꺼내왔다. 나는 결제를 하면서야 슬쩍 말을 건넸다.


"또 오셨네요 ^^"

"네 ^^"


그렇게 짧은 대화가 끝나고 결제를 마치는 중에 이번에는 정중히 싸인 한 장을 부탁했다. 저번에는 경황이 없어서 싸인은 부탁도 못하고 사진만 겨우 한 장 찍었더랬는데, 이번에는 아까 시뮬레이션을 한 덕에 펜과 싸인 받을 아이템까지 미리 준비해 두었다. 마침 최근 입고된 '파수꾼' 독립출판물이 있어서 여기에 싸인을 받았다. 사실 그냥 싸인만 받을 줄 알았는데 정민 배우가 알아서 정성껏 메시지도 남겨주어 감동이었다.


그리고 가시기 전에 사진도 한 장 부탁하고. 이번에는 살찐 나는 빼고 정민 배우만 찍었다. 아! 만족스럽다.


정민 배우가 나가고 나서야 두근거리는 심장이 조금은 덜 뛰기 시작했다. 전혀 예상하지도, 예상할 수도 없었던 또 한 번의 깜짝 방문. 이러다가 앞으로는 기다리게 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이제는 정민 배우 단골집이라고 불러야지 ㅎ


 

박정민 배우의 감동의 문구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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