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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쉬타카 Dec 06. 2020

93. 긍정으로 버티는 법

보너스! 보너스!

요 근래 전국적으로 코로나 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아니 무섭다. 그간 수도권에서만 다수의 확진자가 주로 나왔던 터라 솔직히 군산에 있는 나로서는 크게 와 닿지 않는 것도 있었는데, 최근 들어 군산에도 연일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도 2단계로 격상되었고 거리는 추운 겨울과 함께 점점 생기를 잃어가고 있다. 


온라인 스마트 스토어가 예상보다 더 잘되면서 단기간 내 온라인 매출이 오프라인 매출을 훌쩍 뛰어넘어 버린 지 오래 긴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의 요즘 매출은 정말 처참한 수준이다. 우리는 그나마 고용한 직원도 없고 규모도 그리 크지 않아 피해가 덜할 뿐이지, 직원들도 여럿 고용하고 적지 않은 규모의 가게들, 식당들, 카페들은 어떻게 버텨낼지 남일 같지가 않다. 11월 매장 매출은 코로나를 감안하면 그래도 선방했다고 볼 수 있는데, 11월 말부터 심각해진 상황 탓에 12월은 연말에 크리스마스임에도 최악의 매출이 예상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출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매달 각각 어느 정도 예상하는 목표치가 있는데, 12월은 아예 이런 기대를 접어야지 싶다. 그래서 아예 사고방식을 바꿔보기로 했다. 오프라인 매출은 목표치가 제로고 매장에서 생기는 매출은 전부 보너스 인걸로. 참으로 웃픈 계산 방식이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하루하루 텅 빈 매장을 지키는 일이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니다. 차라리 이렇게 보너스로 생기는 수입이라고 스스로 최면을 걸어버리면 그나마 버틸 만한 심리상태가 된다. 


요새는 우리끼리 '이제 우리는 온라인 쇼핑몰이야, 매장은 가끔 서비스처럼 여는 거지'하며 웃픈 농담을 하곤 한다. 오프라인에 나만이 거점 형식의 공간을 만들고 싶어서 처음 시작한 일인데, 온라인이 있어서 그나마 지속할 수 있는 것은 너무 감사한 일이지만 이 아이러니가 지속되면 점점 더 정체성에 혼란이 오지 않을까 살짝 두렵다. 


오늘도 일요일임에도 거리는 정말 한산하다. 그래도 보너스로 매출도 올렸다. 그렇게 조금씩 2020년과 이별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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