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쉬타카 Jan 24. 2022

아카이브 81

장르적 매력이 빛나는 영리한 드라마

© Netflix


아카이브 81 (Archive 81, 2022)

장르적 매력이 빛나는 영리한 드라마


넷플릭스 드라마 '아카이브 81 (Archive 81, 2022)'은 오컬트 장르를 좋아하거나 미스터리를 좋아한다면 재미있게 즐길 만한 작품이다.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과정 속에서 오컬트 적인 요소들과 호러의 요소를 적절히 녹여내고 있는데, 이 두 가지 강한 색채의 장르를 과하지 않게 접목한 것이 일단 널리 추천할 만한 점이라 하겠다. 왜냐하면 호러나 특히 오컬트 장르는 일반 관객들이 즐기기에는 다소 불편한 경우가 많은데 (물론 일반 관객이 즐기기에 불편함이 크면 클수록 마니아들의 만족도는 높아지지만), '아카이브 81'은 이런 장르적 특성을 충실히 다루고 있지만 강도를 조절하면서 (특히 시각적인 면에서) 좀 더 많은 대중들을 이 장르의 매력으로 끌어당긴다. 


좋은 공포 영화들이 그렇듯, 보여줄 때보다 보여주지 않을 때 더 무섭고, 무언가 직접적인 행동을 할 때보다 하지 않을 때가 더 두렵기 마련인데, '아카이브 81'은 이런 장점이 특히 도드라지는 드라마다. 두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댄과 멜로디가 각각 한정적 공간에 머문다는 점과 비디오카메라 촬영과 복원이라는 캐릭터 설정은 장르적으로 탁월한 소재가 된다. 일단 아날로그 비디오카메라를 통한 촬영이라는 설정은 시청자를 한정된 앵글 안에 잡아두는 동시에 인물들이 정면을 응시하는 (그래서 캐릭터들과 눈을 계속 마주치게 되는) 컷이 많아 긴장감을 계속 유지하게 된다. 이렇게 촬영된 비디오를 복원해서 감상하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모니터 속 인물을 시청하는 설정은 이 드라마를 시청하는 나(시청자)의 현실과 맞물려 시선이 머물지 않는 등 뒤 공간까지 드라마 속으로 흡수한다. 


© Netflix


최근 몇 년 사이 수많은 미스터리 장르 영화나 드라마 등이 미스터리가 밝혀지지 전까지는 높은 몰입도를 보여주다가 해결되는 순간이나 이후에는 조금 맥이 풀려버리는 경향이 있는데(이건 이제 대부분의 이야기가 나와버린 터라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아카이브 81'도 그런 측면이 없지 않지만 바로 그 후반부를 오컬트 적인 요소가 부각되면서 새로운 긴장감(과거의 이야기가 주는 분위기 환기 등)을 생성하는 것으로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 


시즌 2를 노골적으로 염두에 둔 엔딩이었는데 과연 (시즌2가 나온다면) 다음 시즌에서는 어떻게 이 이야기를 더 확장해 나갈지 기대가 된다. 단숨에 몰아보기 부담 없는 매력적인 드라마였다.

매거진의 이전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202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