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시간과 공간의 방이 여기인가

by 아쉬타카

[하나. 21일]

벌써 하나가 우리에게 온 지 21일. 21일이나 지났다. 조리원에서 보낸 2주의 시간은 그렇다 쳐도, 집에 돌아와 본격적인 육아가 시작된지는 이제 딱 일주일이 되었는데, 겨우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IMG_5259.JPG 목욕 할 준비!


처음 목욕시킬 땐 어떻게 잡아야 하나 조심스럽고 떨리고 그랬는데, 여전히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고, 분유 타고 먹이고 다 먹인 다음에 등 두드리며 트림시키고 하는 것은 완전 적응돼서 그나마 좀 수월하게 해내고 있다. 계속하는 얘기지만, 나는 힘들어도 그나마 할 만하고 힘들다는 말하기는 어려운 것이, 모유 수유를 해야 하는 아내는 정말 침대 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꼼짝 못 하고 정말 시간과 공간의 방에 강제로 갇혀 버린 것처럼 고생 아닌 고생을 하고 있어서다. 그에 비하면 나는 아주 가끔이기는 하지만 외출도 하고, 개인 시간도 틈틈이 쓰고 있으니 훨씬 편하게 지내고 있다고 봐야겠다.


IMG_5266.JPG 포대기가 깔끔하게 잘 싸지면 내 기분도 좋아진다!


회사를 관두고 나서 다시 회사를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아직은 거의 해본 적이 없는데, 요 며칠은 반농담으로 얼른 취직을 알아봐야겠다고 자주 얘기할 정도로, 육아에 비하면 회사 다니는 일은 일도 아니라는 걸 뒤늦게 깨닫고 있다. 만약 내가 보통 사람들처럼 출근 전, 퇴근 후 잠깐잠깐 육아를 돕거나 지켜보았더라면, 아마 이 정도로 육아의 고통(?)을 체감하거나 공감하지는 못했을 것 같다. 하루 종일 붙어서 함께하고 지켜본 결과, 육아는 정말 그 어떤 회사 업무 보다도 고된 일이더라.


IMG_5302.JPG 요새 가장 힘든 일은 아이를 재우는 일이다


보통 신생아는 하루의 20시간을 잔다는데 우리 하나는 왜 이렇게 잠을 안 자는지, 요새는 잠재우는 일에 가장 애를 먹고 있다. 모유를 먹으면 잠을 바로 드는데 거의 1시간 만에 깨고, 분유를 먹으면 잠이 거의 들지 않아서 1~2시간 가까이 고생해야 겨우겨우 잠들곤 한다. 새벽에 일어나 모유나 분유 먹이는 것보다 잠재우는 일이 더 고된 듯 ㅎ


IMG_5276.JPG 그래도 웃을 땐 ^^


아직은 아마 기분이 좋아서 그렇다기보다는 얼굴 근육을 이렇게 저렇게 써보다가 포착되는 순간이겠지만, 그래도 씨익 하고 입꼬리가 올라가며 미소 지을 땐, 나도 모르게 그 표정을 기분 좋게 따라 하게 되더라. 웃을 때 말고도 아이를 보고 있으면 아이가 짓는 표정 하나하나를 나도 모르게 따라 하게 되더라. 내 표정도 덩달아 다양해질 것 만 같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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