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하루의 속도

시간과 공간의 방에서 엄청난 속도로 시간이 흐른다

by 아쉬타카

[하나. 48일]

벌써 48일. 곧 50일이다. 하루하루를 세지 않으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하나를 낳고 나서 적지 않은 날들이 정신없이 몰아쳤다. 워낙 잠을 깊게 잠이 들지 않고 특히 안고 있거나 같이 누워 있으면 그나마 잘 자는 편이지만, 잠들었나 싶어도 몰래 빠져나와 방문을 조심스럽게 닫고 나면, 바로 우는 소리가 들려 올 정도로 혼자서는 정말 깊게 잠드는 적이 없다. 그렇다 보니 거의 종일, 특히 아내는 거의 하루 종일 하나와 붙어 있다시피 한다(나도 집 밖을 나가는 외출은 일주일에 겨우 한 번 정도 ㅠ).


IMG_5676.JPG 한 두 시간만 쭉 자준다면 소원이 없겠네 그려 ㅎ


(반복이지만) 정말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 뭐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오후가 되고, 몇 번 아이를 보고 정신없이 밥을 먹어 치운 것 밖에는 없는데 벌써 날이 어두워지고, 또 아이를 목욕시킬 시간이 되고, 다시 조심스레 잠자리에 들 시간이 된다. 무언가를 정신없이 계속 일할 때도 시간은 빨리 가지만, 이렇게 제한된 공간 속에서 제한된 사람과 같은 일을 매일 반복할 때도 시간이 엄청나게 빨리 흐른다는 사실을 이번에 깨달았다. 정말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딱 12시간 정도 되는 것 같다.


IMG_5673.JPG 요새 많이 못 놀아줘서 조금 삐진 핸썸이랑 파이


더군다나 고양이 두 녀석도 요즘 들어 더욱 늘어지게 자는 경우가 많다 보니, 얘들을 보고 있노라면 덩달아 노곤해지는 느낌이다. 그렇게 또 시간의 속도는 배가 된다.


예전에 일을 할 때는 일주일이나 한 달은 정말 빨리 가도 하루는 그렇게 빨리 간 적이 많지 않았는데, 요즘은 일주일과 한 달은 물론 하루가 정말 빠른 속도로 지나간다. 가끔 겁이 날 정도로. 무럭무럭 자라나는 하나 만이 이 엄청난 하루의 속도가 앞으로, 앞으로 향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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