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만 커가는 아이
[하나. 78일]
이제 겨우 태어난 지 두 달을 넘어 세 달로 향하고 있는데, 하루가 다르게 아이가 너무나 빠르게 자라난다. 내 아이가 커가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제발 좀 천천히 컸으면...'혹은 '여기서 그만 멈췄으면..'하게 된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는데, 그건 적어도 3~4살은 넘어야 느끼게 되는 감정일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이제 겨우 두, 세 달 되었는데 벌써...
아직 고개를 다 가누지는 못하지만 제법 힘을 세게 주는 것이 가능해져서, 종종 고개를 버티면서 눈을 마주치곤 하고 또 손과 발의 힘은 어찌나 센지, 발로 뻥뻥 내 배를 찰 때면 복통이 느껴질 정도다 ㅎㅎ 손 힘도 엄청 세서 분유 먹일 때마다 입으로 가져가려는 손을 막는 것에 애먹을 정도다. 두 달쯤 되면서부터 옹아리도 시작했는데 목청은 어찌나 좋은지 쩌렁쩌렁 소리를 잘도 뽑는다.
조금 이른가 싶기도 하지만 지난주에 병원 말고 처음으로 애기 옷 사러 가는 김에 하나도 함께 외출을 감행했었는데, 다행히 차 안에서도 얌전히 있고 밖에서는 애기 띠 속에서 조용히 있었더랬다 (그래도 집에 거의 다 와서는 울음이 터졌더랬지). 오늘은 코스트코에 장 보러 두 번째로 다 같이 외출을 했었는데, 카시트에 앉은 폼이 이제는 제법 편안해 보이더라 ㅎ 커가는 건 아쉽지만 빨리 셋이서 여기저기 다녀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
그렇게 하루하루 정말 빠르게 커간다. 표정이 다양해지고 옹아리도 늘어가고, 팔다리 힘도 세지고, 분유도 금세 양을 늘려버린 녀석이 장하기도 하지만, 조금은. 아주 조금은 더 천천히 커갔으면 좋겠다. 농담 삼아, 이제 얼마 뒤면 자기 방 문 걸어 잠그고, 아빠 엄마랑 있기보다는 친구들이랑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거 아니냐 하는데. 아마 그때가 돼도 이렇게 똑같이 말하지 않을까.
정말 너무 빨리 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