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하나와 핸썸이 그리고 파이

아기와 고양이가 함께 하는 삶이 점점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by 아쉬타카

[하나. 121일]

하나를 낳기 전부터 걱정되고 또 기대되던 일 중 하나는, 이미 우리 식구인 핸썸이와 파이랑 어떻게 하나가 같이 잘 지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어른들은 아기에게 고양이 털이 좋지 않으니 고양이들을 어디 줘버리라고도 했으나 어찌 식구를 그럴 수 있으랴. 이건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아기를 낳는다고 해서 우리 고양이들과 헤어질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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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핸썸이랑 파이가 처음 보는 아기에게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니 조심했던 것도 사실.

하나가 아주 어렸을 때는 안방에는 고양이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격리해서 지내고, 가끔 거실로 안고 나와 얼굴을 보여주면서 하나를 인지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기로 했다.


그렇게 서너 달 정도 함께 천천히 시간을 보내며 익숙해지도록 했는데, 처음에는 핸썸이랑 파이 둘 다 하나에게 전혀 관심이 없더라 ㅎ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 봐도 냄새를 맡기는 커녕, 오히려 무서운지 도망가기가 일쑤였다.


IMG_5484.JPG 하나가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 왠지 애처로워 보이는 핸썸이 뒷모습


요 근래는 조금 익숙해졌는지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도 아주 가까이 가지 않는 이상은 피하지는 않는데, 웬일인지 눈은 절대 안마주치더라 ㅎ 재미있는 건 하나도 핸썸이나 파이의 얼굴은 신기한지 쳐다보는데 눈은 안마주치길래, 서로 처음 보는 존재에 대해 탐색을 하느라 그런가, 그 모습이 재미있었다.


IMG_6220.JPG 우리 서로 친해질 수 있을까? ㅎㅎ


그런데 요 며칠부터는 조금 더 익숙해졌는지, 하나가 침대 위에서 시끄럽게 울면 귀찮은지 곁에 있다가도 슬쩍 자리를 비키 기도 하고, 가까이 가면 냄새도 슬쩍 맡고 무엇보다 눈도 어느 정도 마주치면서 별로 경계하는 기색은 확실히 덜해졌다.


IMG_6223.JPG 음...그래;;; 냄새 맡는 것 까지는 봐줄께;;;


사실 처음부터 핸썸이랑 파이가 공격적인 성향을 보일 거라고는 전혀 우려하지 않았었는데 (워낙 두 녀석, 특히 핸썸이 성격이 개냥이다 보니;) 그래도 혹시 모른다는 마음에 조심했던 거였다. 다행히 예상했던 대로 조금 익숙해지고 나니 핸썸이랑 파이는 하나를 무서워했으면 했지 크게 경계하는 대상으로 보지는 않는 것 같다. 하나도 아직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현하지는 않지만 아까도 말했던 것처럼, 정확히 시선을 고정하는 일이 잦아지기도 했고.


IMG_6667.JPG 파이랑 하나랑 눈 맞던 날 ㅎ


아마 본격적으로 하나와 핸썸이, 파이가 함께 하는 라이프는 하나가 두 발로 걷기 시작하면서가 아닐까 싶다. 그럼 핸썸이랑 파이랑 귀찮아질 정도로 아마 따라다닐 텐데... (조카들이 하는 걸로 봐서는 핸썸이가 또 많이 고생할 듯 ^^;;)


그렇게 하나랑, 핸썸이랑 파이랑 다 같이 행복한 삶이 하루하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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