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인턴 생활기
MBA를 오기 전 밝고 찬란한 나의 성공적인 미래를 그리며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2022년 7월에 미국에 왔다. 말로만 들었던 MBA의 꽃이라고 불리는 리쿠르팅을 직접 경험하니 나의 밝고 찬란한 미래가 더 강하게 그려졌다. 입학하자마자 시작된 수많은 회사들이 학교 동문들과 캠퍼스 채용 담당자들이 팀을 이루어 인재유치를 위한 회사 소개를 하고, 지속적으로 현직에 있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office hour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만난 현직자분들을 통해 또 다른 현직자를 소개받아 끊임없는 커피챗을 나눌 수 있었다.
난 무조건 헬스케어 산업의 전문가가 되겠어!
이처럼 나는 취업에 대해 명확한 목표가 있었다. 다른 산업은 관심도 주지 않았고, 나의 모든 집중은 헬스케어로 향했다. 다만 MBA의 장점 중 하나인 새로운 산업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인데, 이를 철저히 무시한 채 나만의 길을 걷기로 결정했다. 그럴싸한 이유가 있었다기 보단, 6년 간 헬스케어 산업에서 일을 하면서 헬스케어에서 일한다는 것이 1) meaningful work, 2) grwoth opportunity, 3) somehow niche area to work for 했기 때문이다.
2022년 가을, 한창 리쿠르팅에 집중하던 시기, 1년 먼저 입학한 기수들이 여름 인턴십에서 return offer를 못 받는 사태가 생기고 기업들이 채용을 취소하거나 채용 규모를 대폭 줄이는 상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헬스케어 회사들은 그나마 테크보다는 나은 상황에서 헬스케어에만 집중한 효과가 있었는지 꽤 괜찮은 named companies (EY Health, Abbott, Amgen, BD 등) 및 크고 작은 헬스케어 회사들과 인터뷰를 볼 수 있었다. 다만 이런 기회에도 불구하고 준비 부족으로 인해 최종 오퍼까지는 받지 못한 채 1학년을 마치게 되었다.
많은 친구들이 이미 학기 중에 인턴십 오퍼 확보 후 가벼운 마음으로 캠퍼스 생활을 즐기는 모습을 보며 부럽기도 하지만 스스로 실패했다는 생각으로 힘든 2학기를 보냈다.
취업 잘해보고자 MBA 왔는데 인턴도 못 구하면 어떡하지? 너무 쪽팔린데...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브런치를 통해 알게 된 MBA 관련 글을 연재하던 분과 커피챗을 하게 되었는데 나에게 이런 조언을 해주었다.
큰 회사가 아닌 스타트업도 많은 기회가 있을 수 있어요. 관심 있는 스타트업 리스트업을 해보고 하나씩 연락을 해보면 기회가 생길 수 도 있을 거예요.
인턴십을 위해 회사를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그리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인턴십을 구하는 게 내가 MBA를 온 이유라고 생각했다. 조언을 바탕으로 내가 생각한 몇 가지 조건을 토대로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리스트에서 가장 상단에 있는 회사의 관계자를 찾아 링크드인으로 무작정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기적처럼 나에게도 기회가 왔고 그 기회를 잘 잡아 헬스케어 스타트업에서 나의 MBA 인턴십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