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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am Ahn Sep 04. 2024

취업 과정을 통해 내가 배운 것들

미국 커리어 이야기

1. 지나친 간절함은 독이 된다


채용 공고를 보다 보면 '모든 게 나와 잘 맞을 것처럼 보이는 회사' 즉, 운명 같은 회사를 보게 된다. 산업, 직무, 그리고 세세한 이전 경력 요구 조건까지 정말 나를 위한 느낌이라고 생각이 드는 경우이다. 나도 이런 회사를 정말 많이 보았고 이런 회사일 수록 이력서와 커버레터에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하지만 이런 회사일 수록 내 기대와 다르게 결과는 항상 좋지 않았다. 이력서와 커버레터를 통째로 수정할 만큼 많은 시간을 쏟고, 이미 그 회사의 직원이 된 것 마냥 출근하는 상상으로 행복회로를 돌리곤 했다. 가끔은 그 회사가 위치한 도시의 아파트 시세와 주변 여행지까지 알아볼 정도였다. 날 위한 채용 공고라는 굳은 믿음으로...


기대가 클수록 아쉬움도 크다고 했던가. 단 한 번도 이런 회사는 잘 된 적이 없었고, 아쉬움에 대한 충격은 더욱 오래갔다. 이런 힘 빠지는 경험을 몇 번 하다 보니 깨달은 게 있다. 지나친 간절함은 독이 되는 것이었다.


물론 간절함은 필요하다. 하지만 인터뷰를 할 때 지나 친 간절함으로 내가 얼마나 회사에 기여를 할 수 있고 회사 문화에 잘 녹아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었다. 서로 약간의 밀당이 필요한 건 취업에서도 중요했다. 


2. 전략적인 네트워킹이 필요하다


본격적으로 풀타임 리쿠르팅을 시작했을 시 내가 집중했던 부분은 네트워킹이었다. 특히 미국에서 취업할 때네트워킹은 중요한 요소이자 네트워킹을 통해 많은 기회를 얻기도 한다. 그리고 네트워킹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커피챗을 통해 회사의 문화 등 인터넷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소중한 정보를 흡수할 수 있고 인터뷰에서는 회사에 대한 나의 적극성을 보여주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처럼 네트워킹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커피챗의 경우 학교 동문이거나, 공통된 지인이 있거나 하는 경우 기꺼이 도움을 주려고 하기에 커피챗을 하는 게 크게 어렵지 않다. 그러나 모르는 사람과의 커피챗을 하는 경우에는 내 기대만큼 반응이 없는 경우(aka. 읽씹)가 허다하다.  

*내 경우를 볼 때 1월부터 커피챗 요청 200회, 답변 회신 60회, 실제 커피챗 21회로 약 10%의 확률로 커피챗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링크드인(LinkedIn)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툴로 내가 네트워킹을 위해 연락을 했던 방법은 세 가지이다. 


    첫째, InMail (프리미엄 이용자는 월 5건 InMail 가능)을 통해 자기소개, 연락 목적, 그리고 연락 가능한 시간 3개 정도 전달한다. 이 모든 것에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최소한의 시간만 소비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즉, 메시지를 통해 내가 누구이고, 왜 연락을 했고, 언제 연락이 가능한지를 알려줌으로써 상대방은 본인의 스케줄과 가능 여부 판단 후 'Yes or No'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한정된 InMail을 무작정 소진할 수 없기에 주로 높은 직급에 있거나 hiring manager의 경우에만 사용했다. 

    둘째, connection 요청을 할 때 메시지(300글자 수 제한)를 함께 전달할 수 있는데 이 방법을 통해 간단한 자기소개, 그리고 연락 목적을 남겼다. 상대방이 connection을 수락하게 되면 그 후에는 무제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기 때문에 다시 한번 자세한 연락 목적과 3개 정도의 콜 가능한 시간을 전달했다. 이 방법은 주로 서로 아는 mutual connection이 없고 직급이 그렇게 높지 않을 경우 사용했었다.

    셋째, 위의 방법과 비슷하게 connection 요청을 하지만, 직접적으로 referral을 요청할 때 사용했다. 연락목적과 referral을 해줄 수 있는지에 대한 직접적 요청이었다. 이 경우는 서로 mutual connection이 있거나 학교 동문일 경우에만 사용했는데 생각보다 효과적이었다. 


대부분의 경우 학교 동문은 직접적인 referral 요청에도 기꺼이 도와주었다.


3. Referral은 중요하지만 중요하지 않다


Referral이 중요한 이유는 대부분의 큰 회사들은 resume screening  단계에서 ATS (Application Tracking System)이라는 툴을 사용하게 되고 이 툴의 역할 중 하나는 AI resume screning이다. 해당 직무에 중요한 경력과 이에 맞는 키워드를 AI가 지원자의 resume를 screening 하면서 매칭스코어를 기준으로 가장 상위 지원자부터 정해진 인원만큼  1차 선발을 하는 구조이다. 아무리 내가 관련 경험이 많다고 해도 이미 정해진 슬롯이 차버리면 서류에서 탈락이 된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referral을 통해 지원을 하게 되면 일반 application pool이 아닌 referral application pool을 통해 recruiter가 직접 눈으로 이력서를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내 이력서가 읽힐 가능성이 더 큰 것이다. 그리고 직원이 추천해 준 만큼 더 신경 써서 읽을 수도 있다. 물론, 해당 직무가 필요로 하는 요소를 잘 갖췄다는 가정하에.


Referral 이 중요하다고 해도 내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사람으로부터 referral을 항상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리고 referral을 기다리는 시간 동안 이미 해당 공고는 마감이 되거나 인터뷰 슬롯이 다 차버리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이 있다. 

Referral을 해주기로 한 분의 회신을 기다리다가 지원자 슬롯이 이미 차버려서 공고가 마감된 예시


마지막으로 많은 테크회사들은 referral을 중요시하고 referral bonus가 주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헬스케어 회사들의 경우 내가 인터뷰를 봤던 회사들은 단 한 번도 referral을 통해 지원한 적이 없고 지원 공고를 통해 direct로 지원했었다. 


즉, 회사마다, 산업마다 항상 referral만이 답은 아닐 수도 있다. 


4. 유명한 회사가 좋은 회사이다


맞는 말이다. 우리가 살면서 들어본 회사는 큰 회사이다. 그리고 누구나 큰 회사에서 일을 하고 싶어 한다. 그렇지만 큰 회사가 좋은 회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지원자의 입장에서 좋은 회사라 함은 1) 급여, 2) 복지, 3) 문화 등 수 없이 많고 이 요소들은 큰 회사의 조건이 아닌 좋은 회사의 조건인 것이다. 


내가 취업 준비를 하면서 깨달은 점은 내가 알고 있는 회사보다, 들어본 적이 있는 회사보다 그렇지 않은 회사가 훨씬 많았던 거였고, 우리가 해당 산업에 있지 않는 이상 수많은 B2B 기반의 회사들이 엄청난 매출을 내고 성장을 하며 사업을 영위하는 중이다.


이 부분을 깨닫게 되면서 유명한 회사들만 찾아 지원하던 초기와 달리 정말 다양한 종류의 회사에 지원을 하고 생각지도 다양한 회사에 대해 더 공부할 수 있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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