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시작된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 애슐리림 입니다.
전 포스팅에서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발 디자이너를 위한 팁 20가지를 소개했는데 정작 저 자신은 이 20가지 중 한 가지도 몰랐었네요.
무식해서 용감했고 열정 하나로 신발 디자인이라는 불(?) 속으로 뛰어들었어요.
‘WING IT’ 이란 영어 표현이 있어요.
그야말로 즉석에서 닥치는 대로 대처하는 방식을 말하는데요, 정말 첫 디자인 샘플 만들 때 하나에서 열부터 ‘WING IT’ 했죠. 지금 생각하면 정~말 창피하네요…ㅎㅎㅎ
가죽에 대해서도 잘 몰랐고,
신발을 만드는 공법에 대해서도 잘 몰랐고,
신발 용어들도 전혀 몰랐어요.
그래서 공장분들한테 욕 바가지로 먹었어요.
하지만 운 좋게 한 공장분이 데리고 다니면서 많이 가르쳐 주셨었어요.
> 라스트 개발부터
> 가죽 선정시 신발 만들기 적합한지 고려할 부분들
> 특수피를 사용할 때의 고려사항
> 창 종류마다의 특성과 장단점들
> 중창과 까래의 종류들
> 어떤 부분에서 신발 사고가 날 수 있는지
> 장식을 쓸 때는 어떤 부분을 고려해야 할지 등등...
그 작은 신발 하나를 만들기 위해 그야말로 100개 이상의 많은 부분들을 고려해야 하죠. 그래서 신발 디자인이 정말 짜증…아니 아주 재밌는 일입니다!^^;
엑스터시(Ecstasy)와 루시
2014년도 저희 첫 컬렉션으로 론칭한 신발 중 태슬 로퍼가 있는데 이름을 ‘엑스터시(Ecstasy)’라고 지었었어요. 뭐, 전 잘 모르는(!) 그 유명한 마약의 한 종류죠.
그때는 마약 배게, 마약 김밥 이런 단어들이 없었을 텐데(...있었나요?) 디자인하면서 끝내주게 멋지지만 정말 마약같이 편한 로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었어요. 이 신발 하나가 나름 대박이 나서 5년이 넘은 지금까지 팔고 있네요.
호주 영부인 루시 턴불이 구매하기도 했는데, 완전 광이 찬란한 실버 칼라였어요. 아직도 생생해요, 이 로퍼를 팔면서 의아해서 물어봤죠. 정치인이셨고, 대외활동하시는 분인 만큼...
“루시 - 이거 너무 튀는 디자인인데… 이 디자인 어디서 신을라고 사는 거야?”
그러자 단번에 주신 답변,
“Ah, that’s just for party! 걱정 마~ 신나게 놀 자리에서 신을 거야” 화끈하시더라고요! ㅋㅋ
그로부터 1년 후 루시가 이 실버 로퍼를 신고 호주 대표적 경제신문 Financial Review 커버 표지로 나올 거는 그때만 해도 상상 못 했죠.
호주 패션 미디어에 대해 다음에 더 풀어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