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집 앞, 뒤에는 목련 나무가 한 그루씩 있다.
남동향 거실 창으로 보이는 첫번 째 나무는 따스한 햇살을 듬뿍 받아, 차가운 바람이 채 가시기도 전에 순백색 꽃망울을 터트렸다.
세상에 먼저 나온 덕분에, 지나가는 행인들의 관심을 독차지 한다.
이와 반대로 북서향 부엌 쪽에 위치한 두번 째 나무는 아직도 초록색 꽃봉오리 그대로, 겨울이다.
여기까지는 첫번 째 나무의 승리인듯 하다.
하지만, 3월 말이 되면 먼저 핀 목련 꽃은 2주 간의 짧은 외출을 끝내고 모두 떨어진다.
관중들이 못내 아쉬워 할 무렵, 두번 째 나무의 꽃은
한 달이나 늦게 겨우 하얀 얼굴을 살포시 내민다.
그리고 벚꽃, 유채꽃, 철쭉 등 1년에 단 한 번 만나는 친구들과 함께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어 낸다.
이쯤되면 두번 째 나무의 삶도 성공한 것이 아닐까?
늦어도 언젠가 꽃은 핀다. 우리가 절대 포기하거나 슬퍼하지 말아야 할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