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50가지 이야기..01
가끔, 서울의 도심 길을 걷다 보면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나는 지금 어딜 향해 걷고 있는가?’
또는 ‘나를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 틈에서 나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
과연 도시라는 공간은 우리에게,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공간이며,
우리는 이 공간에서 무엇을 바라며 살고 있는 것일까.
도시는 이러한 의문을 지속적으로 머금고 있다. 그런데 요즘은 도시가 묻는 낯선 의문을 뒤로한 채,
농촌으로 향하는 사람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08년 이후, 귀농귀촌 인구수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2018년 기준 491,615명- 2019년 기준 460,646명이 귀농(어) 귀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소는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가 몇 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농촌으로 가려면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귀농은 단순히 삶의 공간을 바꾸는 게 아니라,
이민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아무런 준비 없이 농촌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수많은 예비 귀농·귀촌인들을 보며 가장 아쉬웠던 점은 이러한 사전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는 것이다. 귀농귀촌을 생각한다면 무엇보다 농촌에 적응하려는 마음부터
농업에 관련한 정보를 얻는 게 중요하다.
정부는 2015년 「귀농어·귀촌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시행하고, 2016년에는 귀농귀촌
종합계획을 수립해 귀농귀촌 희망자들의 체계적인 준비와 기존 귀농·귀촌인들의 안정적인 정착 및
소득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귀농귀촌종합센터(양재동), 귀어귀촌종합센터(가산동)에서는 관련 정보제공과
상담, 그리고 교육을 통해 맞춤형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전국 광역단위 지자체에서도 예비 귀농·귀촌인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상황 다양한 방식으로 귀농귀촌
희망자들의 발걸음을 함께하고 있다. 이런 지원센터를 통해 정보를 제공받은 이후에는 체계적인 취농 계획이 필요하다. 본인에게 맞는 작물과 지역을 다양한 경험해본 뒤 결정하고, 귀농 첫 해 소득창출까지 미리 생각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이들이 미디어 매체와 지인을 통해 지역과 작물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 아쉬울 때가
있다. 귀농귀촌은 직접 경험해 봐야 한다. 단순히 살러오는 게 아닌, 삶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앙정부와 광역(기초) 지자체에서는 창업·주택자금 융자, 체류형(채재형) 거주공간, 영농교육, 농촌형
일자리 창출 등 지원을 통한 귀농귀촌 후 안정적인 정착과 소득창출을 돕고 있다. 또한 지역민과의 유대관계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하는 등 귀농귀촌인 유치를 위해 다양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귀농귀촌은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 정의 내리고 싶다. 농촌에서 우리는‘나보다 우리’라는
철학으로 살아가는 삶의 노력이 필요하다. 새로운 꿈을 갖고 농촌으로 왔지만, 농촌은 도시와는 전혀 다른
공간이다. 농촌의 마을은 여전히 ‘정’의 공동체라는 것을 명심하자. 혼자서는 빨리 갈 수 있지만, 여럿이서는 멀리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