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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스크 Jun 21. 2022

여행을 마치고 정리해 본 미국 동부 여행 팁

다음 여행을 꿈꾸며

미국 동부 여행은 이동이 많은 데다 꼼꼼히 여행을 준비하지 않는 성격까지 더해 이번에도 여전히 실수가 많았다. 물론 그 실수들이 나를 더 웃게 하고 시간이 지나면 소중한 추억이 되리라는 것을 잘 알지만, 그래도 여행하는 동안은 가급적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이 심신 건강에 좋기에 이번에도 실수들을 통해 배운 팁들을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1. Amtrak 취소는 현금으로 환불해주지 않는다

기차표의 예약이나 취소는 Amtrak 앱에서 손쉽게 가능하지만 취소 시 요금은 현금이 아닌 추후 기차 이용 시 사용 가능한 크레디트 바우처로만 환불된다. 물론 기차표 종류에 따라 현금 환불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는 크레디트 환불이 일반적인 것 같다. 나는 멋 모르고 세 건이나 취소를 하는 바람에 쓸데없는 크레디트만 잔뜩 생기고 말았다. 혹시 기차표 취소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뜻하지 않게 생겨버린 암트랙 크레디트. 바우처 번호와 금액은 삭제했다

2. 기차역에는 코인 로커가 없다

유럽에서 기차 여행을 해본 사람들은 기차역의 코인 로커에 짐을 보관하고 관광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나 역시 그랬기에 기차역에 코인 로커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무척 당황했다. 예전에는 그나마 좀 큰 역에는 유료 짐 보관소라도 있었다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운영하지 않아 기차역에는 짐을 맡길 수 있는 곳이 전혀 없다. 호텔에라도 맡길 수 있으면 다행인데, 일정상 어느 도시를 들러 가야 하는 경우에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해결책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어서 <Bounce>라는 회사에서 UPS와 연계해 UPS 사무실에 짐을 보관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짐 크기에 제한도 없어서 편리하지만 역사에서 나와 UPS 사무실까지 이동하는 번거로움은 감수해야 한다. 가격은 캐리어 하나에 세금 포함 7~8달러 수준이고 예약은 <Bounce>에서 가능하다.

BOUNCE의 예약 확인서. 이 화면을 UPS 사무실에 제시하기만 하면 별도의 절차 없이 바로 짐 보관이 가능하다.


3. 뉴욕 센트럴파크에서는 전기 자전거를 빌릴 것

뉴욕 센트럴파크는 워낙 거대해서 왠지 평지일 것 같지만 의외로 경사가 많다. 가뜩이나 무거운 공유 자전거인데 오르막까지 오르려니 고작 한 시간 남짓을 달리고도 뉴욕을 떠나는 마지막 날까지 뭉친 근육이 풀리지를 않았다. 평소에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면 상관없지만, 운동이라곤 생전 하지 않다가 뉴욕에서 기분 내보려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타격이 있을 수 있으니 그런 경우는 언덕을 가뿐히 오를 수 있는 전기자전거를 강력 추천한다. 전기자전거의 비용은 1분에 0.23달러이고, 센트럴파크를 한 바퀴 다 돌 경우 20달러 남짓한 비용이 청구된다. 확실히 비싸기는 하지만 내 다리는 소중하므로 전기 자전거 강추.

한 시간 남짓에 20달러면 비싸기는 해도 뉴욕에서 이보다 싼 액티비티를 찾기 힘들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어느정도는 납득할 수 있는 비용이다.


4. 뉴욕 크루즈는 음식물 반입 불가

허드슨 강을 유람하는 뉴욕의 크루즈는 음식물 반입이 금지되어 있다. 크루즈 내부에서 음식이나 음료를 판매하고 있어 그런 모양이다. 나처럼 멋 모르고 음식을 가져갔다가 고스란히 버리는 사태를 막으려면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않는 편이 좋을 것이다.


5. 첼시마켓에서는 인터넷이 안 터진다

뉴욕 지하철에서 인터넷이 잘 안 되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첼시마켓처럼 거대한 공간에서 인터넷이 아예 먹통이 될 줄은 몰랐다. 팻 위치 브라우니 가게가 문 앞에 바로 있었는데 실수로 못 보고 지나친 후 좀 돌아다니면 나타날 거라고 믿고 헤맸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인터넷으로 잽싸게 검색을 해보려 했으나 인터넷이 전혀 되지 않아 결국 건물 밖에까지 도로 나와서 검색한 후 다시 들어가야 했다. 그냥 마켓을 둘러보려는 것이면 상관이 없으나 꼭 가려는 상점이 있는 경우는 사전에 위치를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6. 필라델피아는 수요일에 가지 마세요

필라델피아의 주요 미술관들은 수요일이 정기 휴관인 경우가 많다. 동부를 기차로 여행하는 경우 여러 도시를 계속 이동해야 하기에 특정 요일을 맞추는 것이 쉽지는 않겠으나 조금 유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면 수요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한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리딩 터미널 마켓> 특별히 맛있는 곳이 없으니 그냥 구경만 하고 식사는 다른 곳에서 할 것을 권한다. 다만 필리 치즈 케이크 가게인 <테르미니>나 도넛 가게인 <Beiler's Donuts>는 훌륭하니 한 두 개 간식 삼아 먹어보는 정도로 충분할 것 같다.


7. 워싱턴 DC에서는 공유 킥보드가 편하다

각종 기념관과 박물관이 모여있는 내셔널 몰은 워싱턴 DC에서 가장 중요한 관광지로 규모가 말도 못 하게 거대하다. 그런데 워싱턴 DC의 여름 날씨는 한국 뺨치게 무덥고, 요새는 기상 이변 때문인지 내가 갔을 때는 5월인데도 이미 화씨 100도(섭씨 37~38도)를 웃도는 말도 안 되는 날씨였다. 이 더위를 뚫고 광활한 내셔널 몰을 활보하는 것은 무리다. 때문에 도시 곳곳에 마련되어 있는 공유 킥보드를 이용할 것을 권한다. 세상 쫄보인 나도 탈 수 있을 만큼 쉽고 속도 제한도 설정되어 있는지 일정 속도 이상으로는 나가지도 않아서 쉽게 이용하기 편리하다. 물론 킥보드가 아무리 쉽다 해도 교통법규 준수와 안전 운행은 필수! 비용은 분당 0.39달러로 상당히 비싸지만 킥보드로 먼 곳을 가거나 오래 이동하는 경우는 없으므로 간단히 이용하기에는 안성맞춤일 것이다.

워싱턴 DC의 공유 킥보드 라임의 영수증. 비싸기는 해도 워싱턴 DC의 더위를 한번 경험하면 기꺼이 지갑을 열게 될 것이다.


8. 워싱턴 DC의 중심가에는 상점거의 없다

워싱턴 DC 중심가의 건물들은 대부분 관공서 건물이라 식당 등의 요식업 허가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박물관 등 주요 관광지가 밀집해 있는 곳에는 식당은 물론 커피숍이나 간단한 아이스크림 가게조차 찾아볼 수 없다. 때문에 급한 갈증이라도 해결하려면 박물관 앞에 늘어선 푸드 트럭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는데, 가격을 보면 노점상이라고 만만히 볼 수 없는 바가지에 가깝다. 그렇다고 워싱턴 DC의 무더운 여름 날씨를 생각하면 무작정 참고 다니기도 어려운 노릇이니 아침마다 일기 예보를 확인하고 물이나 음료수를 넉넉하게 가지고 다니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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