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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향(麝香)노루와 인간의 역설

by 초린

암컷을 위해 숨겨둔 신비로운 사향낭

인간은 그 향기를 뺏고 약재를 만든다

인간의 탐욕으로 멸종위기종 되었건만

인간의 탐욕이 낳은 민통선 철책선 아래

지뢰밭의 서늘한 고요를 지나

사향, 그 아름다운 목숨을 이어간다


인간의 안락은 기후 위기를 낳고

도시를 물과 불로 쓸어버린다

인간의 정치(政治)는 전쟁과 혐오를 낳고

생존을 무기력한 눈물로 치환한다

AI 밭의 서늘한 고요를 지나

인류, 그 아름다운 목숨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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