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한국산림문학회 시 부문 신인상 수상작

by 초린

결국은 제 번뇌의 잔재를 온통 뒤집어 쓸 것을

결국은 허연 모래밭에 휑허니 드러누을 것을


알면서도 뻘겋게 새는 피를 제 피로 수혈하며

어둔 밤 하늘로 긴 혀를 낼름거리며 허둥대었다


내 무지를 감추기 위해 또다른 무지를 드러내고

내 고통을 감추기 위해 또다른 고통을 불러내고

닥치는대로 하염없이 아그작아그작 집어삼키었다


안스럽게 쳐다보고 보듬어주는 밤

밤은 무거워보이지만 공기 중에 살며시 떠서

새벽이 깰까봐 언제라도 가벼이 떠날 채비를 한다


인생을 너무 무겁게 살았다 이리도 가벼운 것을

허기진 불처럼, 어스름 밤처럼 이리도 가벼운 것을


keyword
작가의 이전글머리 위로 소나무가 자라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