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브런치 라디오 시즌2 공모전 수상 후보작 확인 요청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브런치로부터 받았다. 그 당시만 해도 멜론 <브런치 라디오> 시즌2에 당선되었다는 기쁨에 충만한 얼굴로 주책없이 웃고 다녔지 정작 이후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는 잘 알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소정의 상금 안내와 더불어 라디오 방송 대본 작업을 요청하는 또 다른 이메일이 왔을 때부터 나는 데드라인의 무게를 실감했다.
* 해야 될 일은 다음과 같았다.
라디오 원고 형식에 맞게 공모글을 수정한다.
추가글(인트로 1개, 음악 소개 및 이야기 2개, 마무리 1개)을 새로 작성한다.
추천 브런치북 중에서 낭독글 2개를 선정하고 노래 3곡을 선곡한다.
다행히도 위의 모든 일을 예정된 일정에 맞췄다. 그리고 3월 14일 일요일 오늘! 나는 멜론 <브런치 라디오> 시즌2 녹음 현장을 방문했다.
솔직히 집에서 녹음 스튜디오로 출발하기 전까지도 내가 가도 되나? 별로 나는 도움이 되지 않을 텐데 라는 생각에 발걸음이 잠시 망설여졌다. 그러나 아내가 당신의 글이 라디오로 녹음되는 첫 감격을 생생하게 현장에서 느껴봐야 되지 않겠냐라는 말이 나의 마음을 움직이는 동기가 되었다.
나의 글이 라디오 원고가 되고 그 원고가 바로 내 눈앞에서 전문가의 목소리로 녹음이 되는 것을 스튜디오 현장에서 직접 듣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경험이다. 아나운서 출신의 임희정 작가님이 글의 마침표, 쉼표, 느낌표, 물음표를 너무나 맛깔스럽게 살려주셔서 내가 쓴 글인데 내 글이 아닌 그런 황홀함과 감사함을 동시에 느꼈다. 평생 라디오 공개 방송을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내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에 있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그 어색함이 어느새 친숙함으로 바뀌고 텍스트가 청각적 메시지로 전환되면서 나는 벅찬 감동을 받았다.
주말인데도 수고하신 임희원 매니저님, PD 겸 DJ를 맡으신 임희정 작가님, 반갑게 맞아주신 녹음 감독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다음 시즌에 당선되는 작가님께 녹음 현장은 무조건 방문하시기를 추천한다! 참고로 멜론 <브런치 라디오> 시즌2는 4월 중순 오픈이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