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가 1000을 돌파했습니다.

조회수 급등에 대한 씁쓸한 단상

by AskerJ


아들이 사라지는 꿈속에서 울고불고하다가 눈을 떴다. 핸드폰을 보니 아직 6시 10분에 맞춰둔 알람이 울리기도 전이다.
브런치 알람이 와 있어 보니 내가 나와 남편에 대해 쓴 글, '나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과 산다.'가 조회수 1000을 돌파했다는 알람이었다. 으잉? 어안이 벙벙해서 글을 쓰고 난 뒤에나 확인하는 통계를 보니 어제 브런치 조회수가 958이다.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지?' 싶어 순간적으로 놀랐다. 놀라고 난 뒤에는 좀 씁쓸해졌는데 글 하나의 조회수가 천이 넘었다는데 '좋아요'인 라이킷이나 댓글, 구독자 수는 하나도 변동이 없다는 점이다.

마치 어디선가 맛집으로 소개되어 손님들이 갑자기 몰리긴 했는데 생각보다 그닥이라 그냥 밥만 한번 먹고 별 감흥 없이 가버린 손님들의 뒷모습을 보는 느낌이다. '아직 별 다른 반응이 없는 건 연 지 얼마 안 된 우리 식당이 알려지지 않아서야.'로 위안 삼던 것이 무너진 것이다.

조회수가 이 정도 나온 건 어디에 노출된 것이리라. 하면서 열심히 다음 홈페이지와 브런치 메인을 뒤져본다. 어제 조회수가 폭발한 것이니 어제 어디선가 노출이 되고 오늘은 사라진 건지 보이지가 않았다. 어딘가에 노출된 거면 캡처해서 소소하게 가족들한테라도 자랑을 할 텐데.. 쩝 여러 가지로 허탈한 기분이 든다.




사람 욕심이 참 끝도 없다는 걸 새삼 느낀다. 얼마 전만 해도 아직 작가라기엔 일반인에 가깝고, 전혀 모르는 사이인 내 글을 누군가가 봐주고 라이킷을 눌러주는 것 자체가 기뻤고, 최근 글에는 라이킷이 작지만 그간의 글 중에 제일 많이 쌓여 뿌듯했는데 갑자기 조회수가 확 올라간 지금은 오히려 기쁨보다 실망과 허탈함이 더 크니 말이다.

그래도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어 본다. 어딘가에 노출이 되었다는 건 내 글을 누군가가 보고 올려줄 만하다고 느꼈다는 거고 그것만으로 얼마간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그걸 사람들이 또 눌러본 건 그래도 내 글의 제목이 나름 흥미 있었다는 뜻이다. 글 내용에 대한 만족과는 별개로...(맞다. 나는 뒤끝이 길다.) 이렇게 인정받은 부분에 좀 더 집중해서 계속 글을 써 내려갈 힘을 얻기로 한다. 사람들이 내 글을 좋아하거나 실망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초점을 어디에 두느냐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거니까.

'나와 남편에 대해 쓴 글이 조회수가 나온거라면 역시 결혼생활에 대한 글이라 인기였던건가? 관련된 주제의 탭에 노출되었던건가..?'골똘히 머리를 굴려보다 차라리 내 글이 어디에 노출되었는지는 모르는 편이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곳에 노출되었는지 안다면 왜 거기에 노출된 건지를 또 골똘히 생각해볼 테고 이후의 글들은 그 진실을 알 수 없는 분석에 영향을 받을게 분명하다. 물론 이렇게 나름의 분석을 해보는 것도 필요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도 나는 당분간 자유롭게, 글감이 떠오르는 대로 글을 쓰고 싶다. 그러다 보면 어딘가에 닿겠지,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와 주제들이 점점 분명해지겠지 하며 아직 정착지를 정하지 않은 채 항해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이 항해에 있어 인정받는 것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방해가 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자유롭게 느닷없는 조회수 급등에 대한 감상마저 글로 남겨본다.